[사소한 역사]
티백(Tea Bag)
비단 주머니에 담아 팔던 찻잎, 그대로 물 부은 고객 덕에 티백 탄생했대요
티백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입력 2025.01.21. 00:40 조선일보
간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티백. 영국에서 처음 발명됐지만, 대중화된 건 미국이에요. 영국 사람들은 티백 발명 후에도 주전자에서 찻잎을 우리는 전통 방식을 더 선호했대요. /위키피디아
추운 겨울 날씨, 틈틈이 티백을 우려 차를 마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최근 티백을 우려낼 때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을 피하려면 티백이 아니라 찻잎 자체를 우려내서 마시는 게 좋다고 권고했죠. 따뜻한 차(茶)를 마시는 것은 동양권에서 예전부터 이어져온 문화인데요. 찻잎을 넣은 종이나 천 주머니를 의미하는 티백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요?
차는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문화권에서 일찍부터 마시기 시작했고, 역사학자들은 한반도에선 늦어도 7세기쯤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9세기 통일신라 흥덕왕 때에는 차를 직접 재배하기도 했습니다.
서양에서는 15~16세기 본격적인 차 수입이 시작된 이후부터 차를 마시는 문화가 발달했어요. 특히 영국 왕실엔 차가 없어서는 안 될 물품이 됐죠. 왕실에 차를 유행시킨 것은 포르투갈 출신 왕비인 캐서린 브라간자라고 알려졌는데요. 차 애호가인 왕비 덕분에 차 마시는 풍습이 왕실과 귀족층에서 점차 인기를 끌게 됐다고 해요. 특히 오후에 차와 간단한 음식을 즐기는 다과 문화인 ‘애프터눈 티’는 영국 사회의 중요한 사교 의식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티백’ 역시 영국에서 시작됐답니다. 영국의 한 사업가가 1896년에 찻잎을 천으로 싼 ‘티 볼’(tea ball)을 개발한 것이 티백의 시초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티백이 대중화된 것은 미국이었는데요. 20세기 초 뉴욕의 차 상인 토머스 설리번은 조그마한 비단 주머니에 찻잎을 포장해서 고객들에게 팔았어요. 그런데 성질 급한 고객 몇몇이 주머니를 뜯지도 않은 채 뜨거운 물을 부어 차를 우려냈고, 나중엔 설리번에게 비단은 구멍이 너무 작아서 차가 잘 우려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죠. 이에 설리번은 비단 대신 거즈를 이용해 티백을 만들었습니다. 이 티백은 1902년에 특허를 받고 1908년에 상품화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해요. 이후 티백은 거즈 대신 종이를 사용하거나, 뜨거운 물에 넣고 꺼내기 쉽게 끈을 다는 등 다양한 변화를 거쳤어요.
하지만 티 볼이 처음 개발된 영국에선 정작 티백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어요.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53년에 미국의 한 차 회사가 영국에 티백을 소개한 후에야 영국에서도 티백이 팔리게 됐다고 합니다. 영국 사람들은 여전히 주전자에 찻잎을 넣고 우려내는 전통적인 방식을 선호했대요. 간편하고 저렴한 티백은 고급스럽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 것이죠. 티백에 사용된 차의 품질이 낮았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고요.
하지만 20세기 중반부터 고품질 티백들이 나오며 영국에서도 티백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답니다. 지금은 차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영국 사람들조차도 대부분 티백 형태로 차를 마실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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