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자연 현상으로 인해,
할 수 없는 것이 많은데...
이번 산행도,
지금까지 산행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산행 시작 -> 어둠 -> 구름 -> 안개 -> 산행 종료,
이 것이 이번 산행 의 테마입니다.
암튼,
출발을 앞두고,
집 베란다에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로 멋진 순간이었는데!!! ㅠ.ㅠ
저녁노을의 여운을 간직한채,
밤 11시 50분에 출발하여,
2시 20분에 도착했는데...
조그만 휴게소는 고사하고,
조그만 공터도 없는,
심심산골에 버려졌습니다.
더구나,
들짐승의 출현이 잦으니,
서둘러 올라가야 한다고...
산행은,
시작부터 가파른 구간이...
하루 전에,
태풍이 휩쓸고 간 상황이라서,
무더위와 함께 높은 습도는,
발걸음을 더디게만 했고...
참고로,
나도 산행하면 빠지지 않는다고 했으나,
뒤에서 따라가는 것도 버거웠고...
산행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평지 비슷한 구간이...
그래서,
주변을 돌아보니.
엄청 넓은 묘지가 반겨주고...
올라가는 길은,
이렇게 이상한 곳을 지나야 하는데...
야간 산행이 아니면,
줄 서서 사진이라도 찍었을 텐데!!!
주변도 깜깜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은 모두 올라가고 없어서,
부랴부랴 시진만... ㅎㅎ
한참을 뒤처졌다 생각하고,
꽁무니가 빠져라 올라갔더니...
급경사 구간에서,
모두가 정체되어 있었고... ㅎㅎ
암튼,
앞을 분간하기도 어렵고,
등산로라는 확신도 없는 길을,
꽁무니만 따라서 정신없이 올랐습니다.
홀로,
뒤에서 따라가다 보니,
다람쥐가 바스락거려도,
자꾸만 주변을 돌아보고..
숲에서,
고라니가 소리라도 치면,
화들짝 놀라서 뒤돌아 보았고...
암튼,
칠흑같이 어두운 어둠을 뚫고서,
부지런히 꽁무니를 따라갔습니다.
꽁무니의 최대 장점은,
하루 전 내린 비로 인해,
사진처럼 나무에 물기가 많은데...
앞서가는 사람들이,
깔끔하게 털어줘서,
비로(??) 인한 피해는 없었고... ㅋㅋ
암튼,
정말 가파른 구간을,
사진 찍을 여유도 없이,
죽어라 올랐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첫 번째 정상에 도착한 듯...
당시에는,
봉우리 이름도 가물가물 했는데...
암튼,
어딘지도 모른 채,
조그만 손전등에 의지해서,
정상까지 왔습니다.
정상석을 보고서,
여기가 장성봉이라고...
원래는,
대야산을 간다고 알았는데,
첫째 봉우리가 여기라는 것을 알고,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왜냐하면,
여기에 오기 전에 대야산을 지나고 나서,
다시 여기까지 왔다면 힘들어 죽었을 듯... ㅎㅎ
이제는,
꽁무니에 처지지 않고,
선두를 따라서 죽어라 걸어갑니다.
가는 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너무나 평온하기만...
암튼,
면화 무쌍한 등산로를,
부지런히 걸었는데...
칠흑 같은 숲 속에,
조그만 손전등에 의지해서,
산객들과 뚜벅뚜벅...
길도 험하지 않고,
일행과 함께 한다고 하니,
마음도 편하게 산행을 했는데...
선두의 단점은,
이쯤을 지나면서 길을 잘못 들어서,
짧은 거리지만 다시 돌아오는 수고를...
가끔은,
아주 가끔은,
비교적 어려운 구간도...
그래도,
이 정도의 어려움은,
평지나 다름없었고...
암튼,
5Km 남짓한 구간을,
즐기면서 걸을 수가 있었고...
일행의 전등빛 위로,
여명은 밝아 오는데...
이때가,
천문박명을 지나고,
항해박명 시간쯤으로 기억되는데...
그러면,
30~40분 이내에,
해가 뜬다는 말인데...
수줍은 원추리가,
시민박명은 지나고,
일출마저 지났다고 알려주고...
일출을 보려 했지만,
주변을 조망하는 공간은 고사하고,
아침 안개가 자욱해서,
아직도 새벽이라는 착각까지...
암튼,
대간을 즐기면서,
일출을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듯...
산은,
유령이 삭고 있는지,
갈수록 안개만 자욱해지고...
유령보다는,
예쁜 처녀귀신이 나타나서,
같이 놀자고 했으면 했는데...
암튼,
안개를 헤치며,
부지런히 걸어가는데...
나뿐만 아니라,
일행들 모두가 묵묵히 걷기만...
하기야.
볼 것이 있어야,
사진이라도 찍을 텐데...
그래도,
이 고개를 지나고 나면,
멋진 곳이 있다고 하여,
이름도 괴상한 악휘봉으로...
바위의 이름이,
뭘까요?
촛대바위가 정답인데,
누군가는 여인을 닮아서,
여인네 바위라고...
촛대바위 곁에 있는,
팔 벌린 여인네와 비교해 보니,
팔이 없다면 그럴듯해 보이기도...
여기가,
이름도 괴상한,
괴산의 악휘봉인데...
억쎄지도 않고,
그냥 무덤덤한 조그만 봉우리 일 뿐이고...
암튼,
대간 코스는 아니지만,
잠시 들러서 구경하고 갑니다.
악휘봉을 지나고,
은티재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안개가 없다면,
주변의 암벽도 즐기고,
이런저런 경치를 보면서 걸었을 텐데...
오늘은,
모든 걸 잊고서,
산행만 충실하게... ㅠ.ㅠ
시간은,
어느덧 7시를 지나고 있는데...
안개는,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고...
그러려니 하고,
부지런히 은티재로 갑니다.
지금부터는,
주변 조망을 포기하고,
등산로 주변에 피어 있는,
야생화에 집중하기로...
이 녀석은 산기름나물이라 하고,
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한때는,
정력에 좋다고 하여,
어린 순을 엄청 많이 먹었다고...
진달래는,
이른 봄에 잎도 없이 꽃이 먼저 피는데...
꼬리진달래는,
천 미터 이상 되는 높은 산에서,
여름 시작과 함께 꽃을 피우는데...
철없는 꼬리진달래는,
가을이 오는데 이제야 꽃을 피우고...
여름이라서,
며느리밥풀은 지천으로 꽃을 피웠고...
참고로,
이 밥풀꽃은,
아직도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이 남아서,
꽃잎에 밥풀 2알을 물고 있고... ㅎㅎ
밥을 물고 있는 사연은,
밥이 익었는지 확인하려다,
못된 시어머니에게 쫓겨나,
길거리에서 숨을 거둔 며느리의 슬픔으로 인해서... ㅠ.ㅠ
커다란 소나무가,
앙상한 뼈대만 남았는데...
그 나무 밑동에는,
시루송편버섯이 엄청 크게 자랐고...
소나무 향이 은은하여 좋았는데,
딱히 쓸모가 없어서 그냥 버렸고...
악휘봉에서 내려오는 구간은,
이런 바위 구간이 제법 많은데...
안개가 없다면,
주변 경관도 구경하면서,
암벽 구간을 즐겼을 텐데...
뵈는 것이 없어서,
자빠질 뻔,
아니,
굴러서 내려올 뻔했고... ㅋㅋ
그나마,
일부 구간에는,
이런 밧줄이라도...
어렵지는 않았는데,
전날까지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으로 인해,
미끄러운 것이 문제였고...
그래도,
다들 무탈하게 내려왔고...
은티재에 도착했는데,
어마 무시한 경고장이...
여기는,
봉암사 절 땅임으로,
출입도 하지 말라고...
심지어,
조그만 비닐하우스를 만들어서,
실시간 감시까지...
절에서,
철조망까지 치고서,
출입을 막고 있는데...
녹슨 입간판에는,
스님이 수양하고 있으니,
넘어올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라고...
암튼,
좋은 것 혼자 다 먹고,
득도하시길...
노랑망태버섯은,
독성은 있지만 먹어도 된다고...
물론,
독성을 없애기 위하여,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면 되고...
참고로,
이렇게 피면 안 되고,
노란 망태가 피기 전에...
괴산의 산들은,
특이한 이름이 많은데,
이 봉우리도 주치봉이라는 특이한 이름이...
말을 풀어 보면,
주(周) : 두루두루
치(峙) : 뾰쪽한 봉우리이고...
즉,
그냥 뾰족한 봉우리라는 의미이지만,
주치봉이라고 하니 병원과 관련이 있는 느낌이고...
지난가을에,
여기에 왔을 때는,
망자의 후손들이,
묘지 주변에 나무를 수십 그루 죽여 놨는데...
그래서,
저주까지는 아니어도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자고 했는데,
이번에 찾아오니 후손들이 이장을 했네요.
그럼 1년 전에,
왜 아름드리나무를 죽였을까...
구왕봉을 올라가는 길은,
암벽이나 힘든 구간이 없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봉우리를 지나오느라,
내 체력이 다해서,
네발로 기어서 오르는데...
진정한 산꾼들은,
아직도 체력이 남아서,
너무 편하게 오르고...
어차피,
뒤를 따라가지도 못하는데,
잠시 쉬었다 가기로...
걸터앉은 바위 근처에,
조그만 분취가 꽃을 피웠고...
참고로,
이 분취가 꽃을 피우면,
진분홍 꽃이 아담하니 이쁜데...
먹으면 죽는 버섯이 많은데,
노랑싸리버섯(싸리버섯)도,
나름 독성이 강하다고...
만일,
먹는 싸리버섯이라면,
챙기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클 텐데...
그래서,
그냥 독버섯이라고 우기렵니다. ㅎㅎ
눈에 뵈는 것이 없으니,
별의별 사진을...
그래도,
놀라 도망가지 않고,
모델이 되어준 고추잠자리가 고마웠고...
구왕봉까지는 멀지 않으나,
저질 체력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진 찍는 척하면서 휴식을... ㅋㅋ
9시가 지나고,
해가 중천에 떠오르니,
안개구름이 슬금슬금 물러나고...
한방에,
깨끗이 물러나면 좋은데...
지저분하게,
안개가 물러나면서 빗방울이... ㅠ.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드디어 구왕봉에 도착하니...
진정한 산꾼들은,
여유로운 아침 식사를...
나도,
나름 잘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헛된 생각이라는 확신이...
구왕봉은,
주변을 조망할 수는 없지만,
맞은편 희양산을 바라보기에는,
최적의 장소이고...
반대로,
희양산에서는,
구왕봉을 한눈에 볼 수가...
암튼,
구름이 조금씩 물러가니,
희양산이 빼꼼히...
사진은,
희양산에서 이화령으로 향하는,
백두대간 줄기인데...
구름이 아직도 많았다면,
이마저도 보지 못했을 듯...
어째튼,
조만간 다치 찾아와서,
멀리 보이는 능선을 걷기로 했고...
구왕봉을 내려가는 길은,
어지간한 암벽 코스보다 힘들고...
불과 1년 전에,
여길 오르면서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났는데...
그때 여길 오르면서,
다시는 찾아올 일이 없으니,
여길 꼭 올라야 한다고 했는데... ㅎㅎ
내려다본 계곡은,
문경 봉암사 방향인데...
여기서 보이는 모든 곳이,
임산물 채취 금지구역이라고,
봉암사에서 대문짝 만하게 써놓았고...
암튼,
구름이 서서히 걷히니,
심청이 아버지가 눈을 뜬 느낌이고... ㅎㅎ
아직도,
이런 구간을 한참 내려가야,
구왕봉을 마무리할 수 있는데...
이런 코스는,
난가 이라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
뚱뚱해서 빠져나가기 힘들었고...
암튼,
다이어트는,
죽기 전까지 해야 하나 봅니다.
조금 전에는,
위에서 내려다봤는데...
구왕봉을 내려와서,
희양봉을 올려다보니,
그사이에 구름은 말끔하게 걷히고...
악휘봉부터,
이런 모습이었다면,
정말 보기 좋았을 텐데... 쩝쩝
이제는,
힘든 구간은 없고,
평범한 둘레길 같은 곳이 이어지고...
험한 구간이 마무리되니,
마음도 풀어지면서,
허기가 한꺼번에 밀려오고...
그래서,
빨리 막걸리 집을 가려고,
걸음은 거의 달음질 수준으로... ㅋㅋ
지난여름에,
이곳에서 길을 헤맨 기억이 있어서,
추억하기 위해 사진으로...
여기가,
특별한 곳은 아닌데,
우측으로 가면 쉬운 길이고,
좌측은 엄청 험난한 길이었는데...
그때는,
아무런 생각 없이 좌측으로 올랐더니,
희양산이 어렵고도 길게 느껴졌고... ㅎㅎ
조만간,
여기에서 다시 출발하여,
희양산의 나머지 구간을 종주하려 합니다.
여기에서,
은티마을 주막까지는,
약 1Km 남짓 되는데,
왜 그리 길게만 느껴졌던지... ㅋㅋ
암튼,
막걸리 생각에,
곧장 술집으로.,.. ㅎㅎ
내려가는 동안,
이런 모습을 보니,
은근 짜증이...
불과 3시간 전에,
저 봉우리에 있었는데...
그때는,
안개뿐이었는데,
지금은 악휘봉 능선이 너무 선명하게...
은티 마을은,
사과 농사가 제법 많은데...
사과가 탐스럽게 익어서,
사진 한 장 찍으러 들어왔는데,
주변 농부에게 걸려서,
호되게 야단만...
단지,
사진 한 장 필요해서,
여기에 왔다고 해봤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ㅠ.ㅠ
드디어,
내가 원하는 주막에 도착을...
두부김치와,
시원한 얼음막걸리로 시작했고...
그 뒤로는,
라면 한 사발과,
소주가 줄줄이 이어졌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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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은,
정말 재미없는데...
그나마도,
날씨가 도와주지도 않고...
그래도,
한집에 사는 사람과,
막걸리를 즐길 수 있어 좋았고...
그래서,
다음에도 여길 찾아와서,
다음 구간을 함께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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