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에게 **전위(典韋)**가 첫 번째 분신 같은 존재였다면, 전위가 전사한 후 조조의 남은 평생을 책임진 최고의 보디가드는 바로 **허저(許褚)**였습니다.
허저는 덩치가 거대하고 힘이 장사였지만, 평소에는 말수가 적고 순박하여 **‘호치(虎痴, 호랑이 같은 바보)’**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조조를 지킬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날카롭고 철두철미했습니다.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화들이 있습니다.
### 1. 마초와의 동관 전투 (목숨을 건 탈출)
허저 생애 최고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마초와의 대결이었습니다.
동관 전투 당시 조조가 마초의 매서운 기습을 받아 다급하게 배를 타고 강을 건너 도망쳐야 했던 절체절명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사방에서 화살이 빗발치고 사공마저 화살에 맞아 쓰러지자, 허저는 **왼손으로 말 안장을 들어 조조를 가로막아 화살을 막아내고, 오른손으로는 노를 저어** 배를 전진시켰습니다. 허저의 초인적인 기지와 완력 덕분에 조조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 이때 마초가 조조를 직접 습격하려다가도, 조조의 뒤에서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허저의 기세에 압도되어 감히 접근하지 못했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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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친척이라도 예외 없는 철저한 공과 사
조조의 사촌 동생이자 조씨 가문의 핵심 장수인 **조인(曹仁)**이 조조를 만나러 왔다가, 대기실에 있던 허저에게 반갑게 사적인 대화를 청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허저는 냉정하게 **"왕께서 곧 나오실 테니 안에서 공적으로 대화하시지요"**라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조인이 크게 화를 냈고, 주변에서도 권력자인 조인을 소외시키면 어쩌냐고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조조는 오히려 **"허저야말로 법도를 지킬 줄 아는 진짜 충신이다"**라며 그를 더욱 신뢰하고 아꼈습니다. 권력의 정점에서 늘 암살 위험에 시달리던 조조에게 이러한 허저의 성격은 최고의 안식처였습니다.
### 3. 주군의 죽음과 피를 토한 슬픔
허저의 충성심은 단순한 주종 관계를 넘어선 진심이었습니다. 220년 조조가 세상을 떠났을 때, 허저는 통곡을 하다가 **너무 슬퍼한 나머지 피를 토했다(吐血)**고 정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의심이 많기로 유명했던 조조가 침실 머리맡을 온전히 내어주고 평생을 안심하고 잠들 수 있었던 것은, 허저라는 인물의 우직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조 사후에도 허저는 조비, 조예에 이르기까지 위나라 3대에 걸쳐 황실을 지키는 영웅으로 최고의 대접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