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인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와 인천광역시 강화 전등사가 청소년 템플스테이 신청을 ‘학생들은 힘들어 못 받겠다’, ‘공고생은 받지 않겠다’며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사단법인 대불의 템플스테이 지원사업단이 ‘젊은 불자 육성사업’을 위한 일환으로 ‘청소년 템플스테이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사단법인 대불은 지난해 10월 12일 경기도 양평 용문사에 청소년 템플스테이 신청과 관련 용문사 H 보살에게 통화하고, 익일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H 스님과 통화한 결과 “학생은 템플스테이를 받지 않겠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해 10월 13일 전등사로 연락해 청소년 템플스테이 신청을 하자 이 절의 포교국장 으로부터 “생활지도가 힘들고 어려워 공고생은 템플스테이를 받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소년 템플스테이 신청을 거절한 양평 용문사(왼쪽)와 강화 전등사(오른쪽). 사진 출처=템플스테이문화사업단 홈페이지
사단법인 대불의 템플스테이 지원 사업단 보성 거사는 “두 절로부터 거절을 당하고 참으로 난감했다”며 “청소년 포교를 한다고 하면 사찰에서 환영받을 줄 알았던 생각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고 개탄했다. 보성 거사는 "학생 시절 절에서 하룻밤의 추억만으로도 나중에 성인이 되어 불연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허락해달라는 간절한 요청도 끝내 거절하더라"며 "이런 일부 사찰의 잘못된 인식이 사명감을 갖고 템플스테이 운영을 하는 대다수 사찰들에까지 나쁜 이미지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성 거사는 “일부 스님이긴 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청소년 템플스테이’를 거절한다면 종교의 공익적 가치는 없는 것이고 종교가 사회와 같이 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막대한 ‘템플스테이 지원금’을 사찰에 줄 필요도 없고 불교가 국익에 이바지하는 종교라고 내세울 가치와 명분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사찰의 청소년 템플스테이 기피 경향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템플스테이 문화사업단이나 조계종 포교원의 즉각적인 진상조사 및 템플스테이 지정사찰 해지 등의 강력한 제제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사단법인 대불 템플스테이 지원사업단 보성 거사가 <미디어붓다>로 보내온 호소문 전문이다.
젊은 불자육성을 위한 “청소년 템플스테이 사업”을 외면하지 말자
사단법인 ‘대불’에서 미래 불교를 내다보는 시각으로 ‘젊은 불자 육성사업’을 위하여 의욕적으로 벌리고 있는 두 가지 사업이 있다. 첫째는 ‘군 포교 지원 사업’과 둘째는 ‘청소년 템플스테이 지원’ 사업이다.
본인은 그 중 ‘2013 청소년 템플스테이’ 사업을 맡아서 진행 해 오던 중에 2013. 10. 12일 경기도 양평의 한 절에서 “학생들은 힘들어서 못 받겠다”는 내용을 접했다. 그리하여 대신 다른 사찰에 지원하려고 참가 신청을 하도록 해당 학교에 안내를 해 주었다.
그러나 두 번째 절에서도 템플스테이 지도 스님이라고 하면서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내용인 즉 생활지도가 힘들고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은 안 받겠다는 전화였다. 양평에 있는 절과 똑같이 약속이나 한 듯 거절을 당하고 보니 참으로 난감하였다.
문제점을 학교 측과 서로 상의 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머리를 맞대고, 개선점을 찾으려고 시도를 해 보거나 사전에 예고도 없이 갑자기 통보를 하는데 대하여 청소년을 지도 했던 사람으로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보통 청소년 포교를 한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찰에서 환영받을 일로 생각해 왔던 자신의 생각이 크게 잘 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다음은 불자로서의 허탈감 이었다. 시대가 이렇게 변한 걸까? 그 스님 개인의 문제 인가? 부처님의 제자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 것인가? 일부 사찰이기는 하지만 그런 스님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우여 곡절 끝에 세 번째 사찰에 의뢰하여 템플스테이는 종료되었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요즈음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기가 무척이나 힘이 든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고학년 담임을 기피할 정도로 초등학교부터 학생들 다루기가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란다. 그러나 힘이 들더라도 학생생활지도를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책임과 사명 이듯이 종교는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어려운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고,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감성을 움직여 반듯한 사람이 되도록 하는 데에는 교육자보다도 더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학교에서 교사는 지식을 심어주는 사람이라면, 종교지도자는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어야 한다.
일부 스님이긴 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청소년 템플스테이’를 거절한다면 종교의 공익적 가치는 없는 것이고 종교가 사회와 같이 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막대한 ‘템플스테이 지원금’을 사찰에 줄 필요도 없고 불교가 국익에 이바지하는 종교라고 내세울 가치와 명분도 없는 것이다.
그저 돈 잘 내고, 말 잘 듣는 성인들만이 잠시 머물다 가는 사찰의 돈벌이용 템플스테이로 전락하지 않을 까 우려 되는 바 크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과거 가정과 학교의 체벌위주의 청소년 지도에서 벗어나 오늘 날 청소년 지도는 ‘청소년 인권문제’와 결합되어 사회와 국가가 함께 나서고 있다.
사찰에서 일부 스님의 바람직하지 못한 판단으로 빚어진 일이기는 하나 청소년을 기피하는 사찰은 당연히 ‘청소년 인권’에 저촉된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종단의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를 하여야 할 것이다.
향후 템플스테이사업은 청소년 참가가 우선 되어야 한다.
청소년은 미래 불자가 될 자원이고 아름다운 우리 문화를 전수받아 꽃피워 나아갈 미래의 희망인 것이다.
또한 참가비도 사찰별로 학생들에게 할인을 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부담이 되는 곳이 많다. 청소년 포교 차원에서 참가비를 경감하여 최소한의 운영상에 필요한 실비만을 받도록 하여 전국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폭 넓은 기회를 제공하여 미래 불자 육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청소년에 관심이 곧 미래불자 양성인 것이다.
2013년 12월
사단법인 대불 템플스테이 지원 사업단 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