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미설화 | 都彌說話
도미부인 설화는 『삼국사기』권 48 열전 제 8 '도미(都彌)'에 수록되어 있으며 원문은 다음과 같다.
<都彌>, <百濟>人也. 雖編戶小民, 而頗知義理. 其妻美麗, 亦有節行, 爲時人所稱. <蓋婁王>聞之, 召<都彌>與語曰: "凡婦人之德, 雖以貞潔爲先, 若在幽昏無人之處, 誘之以巧言, 則能不動心者, 鮮矣乎!" 對曰: "人之情, 不可測也, 而若臣之妻者, 雖死無貳者也." 王欲試之, 留<都彌>以事, 使一近臣, 假王衣服馬從, 夜抵其家, 使人先報王來. 謂其婦曰: "我久聞爾好, 與<都彌>博得之. 來日入爾爲宮人, 自此後, 爾身吾所有也."
遂將亂之. 婦曰: "國王無妄語, 吾敢不順? 請大王先人{入} 室! 吾更衣乃進." 退而雜 一婢子薦之. 王後知見欺, 大怒, 誣<都彌>以罪, 其兩眸子, 使人牽出之, 置小船泛之河上. 遂引其婦, 强欲淫之. 婦曰: "今良人已失, 單獨一身, 不能自持. 況爲王御, 豈敢相違? 今以月經, 渾身汚穢, 請俟他日, 薰浴而後來." 王信而許之. 婦便逃至江口, 不能渡, 呼天慟哭, 忽見孤舟, 隨波而至, 乘至<泉城島>, 遇其夫未死掘草根以喫, 遂與同舟, 至<高句麗><山>之下. <麗>人哀之, 以衣食. 遂苟活, 終於羈旅. - [출처: 三國史記卷第四十八.]
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도미는 백제인이다. 비록 소민에 편입되어 있었으나 의리에 아주 밝았다. 그의 아내는 예쁘기도 하고 행실에 절조가 있어 당시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다. 개루왕이 이를 듣고 도미를 불러 말했다.
"대체로 부인의 덕은 정결을 으뜸으로 치지만 만일 어둡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달콤한 말로 유혹하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도미가 대답하였다.
"사람의 정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지만 저의 아내와 같은 여자는 죽어도 변함이 없을 사람입니다."
왕이 이를 시험해 보기 위하여 일을 핑계로 도미를 붙잡아 두고 가까운 신하 한 사람으로 하여금 왕의 의복과 말과 종자를 가장하여 밤에 도미의 집으로 가게 하고, 사람을 보내 미리 왕이 온다고 알리게 하였다. 가짜 왕이 부인에게 이르기를 "내가 오래 전부터 네가 예쁘다는 말을 듣고 도미와 내기를 하여 이겼다. 내일 너를 데려다가 궁인으로 삼을 것이니 지금부터 너의 몸은 내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가 마침내 덤벼들려 하니 부인이 말하기를 "국왕은 망언을 하지 않을 것이니 제가 어찌 감히 순종하지 않겠습니까? 청컨대 대왕께서는 먼저 방으로 들어가소서! 제가 옷을 갈아 입고 들어가겠습니다." 하고 물러나와 어여쁜 여종 하나를 단장시켜 모시게 하였다. 왕이 나중에 속은 것을 알고 크게 노하여 도미에게 죄를 씌워서 그의 두 눈을 뽑아 버리고 사람을 시켜 끌어내어 조그마한 배에 싣고 강 위에 띄워 보냈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 부인을 끌어 들여 억지로 간음하려 하니 부인이 말했다.
"이제 이미 남편을 잃어 혼자 몸으로는 스스로를 부지할 수 없사온데 더구나 왕을 모시게 되었으니 어찌 감히 어기겠습니까? 그러나 지금은 제가 월경으로 온 몸이 더러우니 다른 날 목욕을 깨끗이 한 뒤에 오겠습니다." 왕이 이를 믿고 허락하였다.
그녀는 곧 도망하여 강 어구에 이르렀다. 그러나 건널 수가 없어서 하늘을 바라보며 통곡하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배 한 척이 물결을 따라 다가오자, 그녀는 그 배를 타고 천성도에 이르러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아직 죽지 않고 풀뿌리를 캐어 먹으며 살고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함께 배를 타고 고구려의 산산 밑에 이르렀다. 고구려인들이 그들을 불쌍히 여겨 옷과 밥을 주었다. 그리하여 구차스럽게 살다가 객지에서 일생을 마쳤다.
▶'도미 설화'는 관탈민녀(官奪民女) 설화 또는 열녀(烈女) 설화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탈민녀 설화"란 지배 권력을 가진 관리가 민간 여자의 정절을 빼앗으려는 이야기를 말한다. 이 설화를 관탈민녀 설화로 분류하는 것은 주인공인 도미 부부는 신분이 낮은 백성이고, 반동 인물(주동 인물과 대립)인 개루왕은 권력의 최상층에 위치한 신분이라는 점에 초점을 둔 것이다. 백제 왕으로 대표되는 관(官)과 도미 부부로 대표되는 민(民)과의 대립상을 이 민담의 핵심적 구조라고 보는 것이다. 반면에 지배 계층과 피지배 계층 간의 대립상보다는 계속되는 시련과 위압을 도미의 아내가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두었을 때 이 설화는 열녀 설화로 분류된다.
<출처: 『삼국사기』 권48 [열전] 제8 '도미(都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