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로 허리를 굽혀 조아렸지만...
준석이도 보내고 경원이도 보내고 철수도 보내고 제원이도 보내고 기현이도 보내고...
2020년 6월, 조선일보를 필두로 몇몇 족벌언론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허파에 대권후보 바람을 불어넣으며 한껏 치켜세우던 시절에 <주간조선>에는 '내 사람 건드리면 못 참는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검사 윤석열은 자기 사람을 버리지 않는 의리의 사나이라고 미화하는 '영웅 만들기' 기사였지요. 조선일보의 윤석열 대통령 프로젝트는 그렇게 실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90도로 허리를 굽혀 폴더 인사를 한다고 윤석열의 사람이 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서울대 법대에 특수부 검사를 거쳐야 '윤석열의 하나회'로 인정받고, 그래야 몸 바쳐 충성을 하고도 버림을 받는 토사구팽의 변을 당하지 않나 봅니다.
권력이란 오만에 빠지기 십상이라 십년을 넘기기 어려워 권불십년이라 했고, 민심에서 멀어져 축출의 위기가 깊어질수록 그것에 비례하여 불안과 초조함은 커지고, 그렇게 되면 주변의 사람들까지 의심하게 되고, 입 안의 혀 같은 간신배에게 더욱더 의존하게 된다고 역사책에 쓰여 있더군요.
이를테면 윤핵관이라 하는 장제원이나 대리인이라 하는 김기현은 서초동에서 형 동생 하던 한동훈에게 후사를 의탁해야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다는 거죠. 사냥이 끝나 먹을 게 없어서 사냥개를 끓이는 것만이 토사구팽이 아닙니다. 폭군의 토사구팽은 먹을 게 없어서가 아니라 믿을 수가 없어서 제거하는 겁니다.
한동훈은 여의도 문법은 사투리라며 혐오하더군요. 대권 바람이 든 전직 검사 윤석열은 국힘을 일컬어 '쥐약 먹은 놈들'이라고 싸잡아 매도했었죠. 둘의 공통점은 정치에 대한 불신, 비하, 혐오, 적대감이라 할 수 있지요.
서초동 골목대장 검사에서 어쩌다보니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지금 몹시 불안하고 초조해 보입니다. 든든한 후견이었던 언론마저 중전을 폐하고 폐비를 궁궐에서 쫓아내어 사가로 보내라는 불경한 진언을 거리낌없이 할 정도이니 더욱 불안할 겁니다.
불안이 커질수록 대학생 때까지도 교수님 아버지에게 고무호스로 맞을 정도로 고집이 쎈 윤석열은 오불관언 그 따위 진언에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을 겁니다. 대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년 총선에는 기필코 국회 과반을 확보하려 할 겁니다.
내년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보지 못한 탈법과 불법, 선전과 선동이 난무할 것 같습니다. 그런 상대에게 대의와 명분과 이상으로 대응하면 필패는 불 보듯 뻔하지요. 그렇게 되면 윤석열차의 역주행은... 상상하기도 끔찍합니다.
정치는 결과에 책임지는 겁니다. 다음 총선에 이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는데, 졌잘싸도 의미가 있다구요? 진짜 그렇게 되면 윤석열 하나회보다 당신들이 먼저 민심의 심판대에 올라 능지처참을 당할 겁니다.
세상 돌아가는 게 숭악하니 소주 몇 잔에도 취하여 횡설수설합니다.
송요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