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옆지는 가을에
젊음과 청춘은 퇴색되어
곧 떨어질 낙엽같이
쉬어버린 늙은 친구여
애지중지 키웠던 자식들이 성장해서
내 곁을 훌훌 다 떠나니 이제는 내것이 아니구나.
꼬깃꼬깃 혹시나
쓸데가 있을까 하고
뚱쳐논 현찰과 자기앞수표
그리고
혼자만 아는 은행계좌에 넣어둔 비밀 정기예금들도
다 쓰지않고 간직하고만 있으니까 내 것이 아니구나
긴 머리칼 빗어 넘기며
미소짓던 멋쟁이 그녀도
늙으니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옆방에
아내는 안방에 사니
몸은 남이 되고 말만 섞는
아내도 내 것이 아니었다.
까맣게 잊고 살아온듯
칠십넘게 살고보니
팔십이 코앞이라,
팔십을 살면 자타가
이제 다 살았다 하며
슬슬 보낼 준비를 하거나
본인도 스믈스믈 갈 준비를 하니,
평생 짜다소리 들으며
모아 놓은 모든것 들이
내것에서 남의 것으로 넘어가고
결국 내것으로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서럽고 처량 하구나.
이젠 내 것이라곤 없으니
잃을 것도 숨길 것도 없다.
잘 살아야
여생이 풍전
카페 게시글
카페지기 장성열의 일기장
묵호항 논골담길 입구 신일이발소 형님의 글
장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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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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