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Now-Nana Mouskouri
그영혼이 홀로 잠깨워
새벽을 걸어 가는 사람
삶의 이언덕과 저언덕을 지나
영원한 불멸의 세계
니르바나에 다다른다.
- 법구경 -
남원역에 마중나와
정령치를 넘어 뱀사골입구 반선까지
태워준 지인과 짧은 만남 아쉬운 작별을 뒤로 하고
홀로 뱀사골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발바닥으로는 대지의 촉감을 느끼고
귀로는 바람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눈앞엔 온통 붉은 갈색의 잎새들만 보였다.
뱀사골대피소 가는길에 오르는 이는 나뿐이고
간간히 무리지어 내려오는 하산객들만 있었다.
예정보다 빠른 17시에 도착하니 다음날 새벽까지 할일이 없었다.
산장의 날씨는 한겨울 삭풍이 몰아치듯 추웠고
억지로 밥을 해먹고 자리에 누우니 잠이 오지 않는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영하5도를 밑도는
강추위 속에 밥을 지어먹고 아직 사방이 어두운 가운데 홀로 산에 올랐다.
화개재를 지나 삼도봉가는 나무계단에 오르니 사방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아 저멀리 천왕봉 위 붉은 덩어리하나가 봉긋이 솓아오르기 시작한다.
순간 숨이 막혀왔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있다는 지리산 일출을
나는 삼도봉가는 나무계단위에서 홀로 보았다.
그 황홀한 기운은 점점 세차게 대지위에 가득차 오르고
발아래 계곡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온통 단풍만이 가득한 광활한 계곡에 붉은 태양이
빠르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30여년전 설악산 천불동에서 야영을 할때
달빛이 좁은 계곡사이를 스며 들어와 맞은편에 앉은 친구의
얼굴을 서서히 물들이는 광경을 본적이 있는데
붉은 태양이 단풍진 광활한 계곡을 서서히 물들이는 광경은
그보다 더 황홀하였다.
얼마후 아쉽게도 태양은 구름속에 가리우고 다시 계곡은 운무에 잠기기 시작했다.
삼도봉을 지나 반야봉 갈림길인 노루목에 다다랐다.
노루목은 어느분이 젊은날 첫사랑의 여인과 올랐던 추억을 회상하며
쓴글을 본적이 있어 갈때마다 그분의 아련한 글이 떠오른다
노루목에서 반야봉가는 길은 불가의 니르바나의 언덕처럼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포근한 오름길이었다.
천왕봉과 달리 반야봉은 육산이었고 구상목이 울창하였다.
작년 천왕봉갈때 보았던 제석봉 고사목이 도벌꾼들이
하늘을 가리우던 구상목을 벌채하고 남은 흔적을 없애기 위하여
일부러 저질렀다는 안내문을 보고 가슴아팠던 적이 있다.
하지만 반야봉가는길의 구상목은 독야청청하는 낙낙장송처럼
아름드리 고목이 즐비하였다.
반가운 마음에 구상목들을 끌어안고 나의 기운을 보태었다.
구상목아 오래오래 이자리에 서있어라
그리하여 훗날 내가 늙어 다시 찾아 올때도 볼수 있기를
이 어머니의 산과 영원히 함께 하기를!!
반야봉에 올라 핸드폰으로 사진을 몇장 찍고
돼지봉에 다다르니 제법 등산객이 많아졌다.
노고단에서 종주산행을 시작한 분들이었다.
임걸령을 지나니 저멀리 처녀의 젖가슴처럼 수줍은듯이
솟아 있는 봉우리가 보였다.
머리위는 흰눈을 인듯 하얀 기운이 가득한데
바로 노고단이었다.
노고단에 이르는길은 가슴까지 차오르는 관목이 많은데
모두 철쭉이라 한다.
노고단 철쭉꽃을 보지는 못했지만 봄에 오면 굉장할듯 하였다.
노고단에 도착하니 정말 정상부분에 눈이 쌓여 있었고
간간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노고단 정상탐방은 예약을 해야 가능한데
내가 예약한 시간까지는 아직도 3시간이나 남아 있어서
그냥 바라만 보고 하산길로 향하였다.
뱀사골까지는 7km 두시간이 소요된다 하여 적당한 거리지만
무릎이 과히 좋지 않은 나는 내리막길을 피하고
성삼재를 향하여 내려왔지만 이런 낭패였다.
성삼재에서 교통체증으로 인하여 구례까지 다니는 버스가
올라오지 않은 것이다.
할수없이 휴게소에서 점심을 사먹고 산밑까지 10여km를
걸어 내려 오기 시작하였다.
한참을 내려오는데
관광버스한대가 멈추어 나를 태워주었다.
아까 성삼재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던 관광버스아저씨였는데
측은햇던지 나를 태워준것이다.
차안에는 50대 여성들이 가득했는데 그중 한분이
친절하게도 커피를 타주고 소주를 권하여 금새 한병가까이 먹으니
취기가 올랐다.
관광버스는 천은사까지만 가기에 나는 다시 내려서
몇km를 더걸어와 시골버스를 타고
섬진강변에 있는 구례구역에 가서 기차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10여년전 늦가을에 지리산 삼도봉과 반야봉을 홀로 다녀오고 쓴글입니다
요즈음 체력단련을 하기위해 하루 2만보를 걷고 있습니다
발목도 조금은 부드러워진것 같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
장거리산행은 못하고 뒷산은 무리없이 올라갑니다
언젠가 다시 지리산종주할 날을 기다리며 천천히 체력단련합니다
첫댓글 지리산 노고단 27세 총각 때, 한 번 댕겨왔어요.
아 노고단에 다녀오신적이 있군요
그곳은 우리나라 민간신앙의 발원지로
수많은 분들이 순례의 마음으로 다녀갑니다
지리산
삼도봉 이군요
저는 여기 삼도봉입니다.
반갑습니다 전에 갔었던 민주지산 삼도봉으로 보입니다
삼도봉을 정말 사랑하시기에 닉네임도 삼도봉으로 하셨네요
그때 갔던 지리산 삼도봉 사진 올려드립니다
그산님이 보셨다는 그 장엄한 일출,
마치 그림을 그리시듯 상세히 묘사하셔서
저 또한 그 자리에서 그 일출을 본듯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아마도 제 남은 생을 통해 불가능할 듯한 명산 지리산 등반을
그산님 따라서 저도 지금 다녀왔으니 감사합니다. ^^
하산길의 그산님을 태워주신 버스 기사님과 마실 것을 권해주신 여사님들께
10년 지난 지금 이 독자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ㅎㅎ
달항아리님 반갑습니다
홀로 산행하다보면 불쌍해보였던지 아리따운 여성분들이 다가와 라면도 끓여주고
먹을것도 많이 줍니다. 숫기가 없어 전번도 못물어보고 받아먹기만 했답니다 ^^
마음씨 좋은 그기사님과 술권해준 아주머니 지금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노고단은 성삼재까지 차가 올라가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갈수있으니 꽃피는 봄에
한번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
장쾌합니다.
그 구상나무 또 만나길 바라지만
무리는 마세요.
감사합니다
체력을 회복하여 다시한번 첫사랑의 추억같은 반야봉의
구상나무를 만나고 싶습니다
성삼재까지 올라오는 꼬불길은 토하기 일보 직전에 도착, 신발끈 다시 고쳐매고 화장실에서 소변보고 오면 산악회원들은 시야에 없다
부지런히 노고단에 도착해서 임걸령쪽으로 가노라면 일부 후미가 보인다 샘터에서 밥먹고 걷노라면 반야봉을 빼먹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반야봉을 사랑하기에 반드시 오른다
화개재 삼도봉을 거쳐서 옆으로 빠지면 뱀사골로 간다
물소리로 마음을 정화시키며 계곡길을 걷고 또 걸으면서 가노라면 반선마을 입구가 나온다
거기서도 뱀사골 입구까지는 한참을 간다
내기억속의 한코스입니다
그산님과 정반대로 걸었던거 맞나요?^^
어느 가을 단풍산행은 뱀사골에서 올라 피아골로 떨어졌다 그 붉게타는 붉은빛을 눈이 멀도록 진종일 보았다
많이 웃는 하루보내세요
반갑습니다
정말 저와 정반대로 걸으셨네요.
뱀사골계곡과 피아골도 가보았고 그외 빨치산대장 이현상이 최후를 마친
빗점골은 비탐방구간이지만 산악회원들과 다녀온 추억이 있지요
빗점골 산행기는 조만간에 올려보겠습니다
아무튼 몸님은 저와 비슷한 추억이 많네요
아직도 건강하셔서 홀로 산행다니시니 부럽습니다
저도 체력단련해서 조만간에 정기산행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
@그산 저도 한때는 야등까지도 즐겼던
산사나이였었는데 완전 쪼그라들없어요
마산시계종주 골인 모습입니다
검색해보세요 아주 징한 코스입니다^^
나나 무수꾸리 노래- 대단히 감미롭습니다.
글도 차분히 잘 쓰시구요.
차분히 다니신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태국여행 잘하셨는지요
나나무스쿠리는 even now외에 Pardonne Moi 등
좋은 노래가 많아 가끔 듣습니다
@그산 나이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노래들 잘기억합니다.
나나 무수꾸리요.
올 젊은 시절의 가수죠.
노고단 말씀하시니 젊은날 짐은 화엄사에 맡기고 빈몸으로 세명이 노고단에 올랐지 싶습니다~~
올라보니 구름위에 서있었던것 같고 거기서 사먹은 라면은 꿀맛이었는데 맞는기억인지도 가물가물입니다~~
반갑습니다
당시는 성삼재도로가 개통되지 않아서 화엄사에서 직접 올라가셨을겁니다
화대종주때 화엄사에서 노고단을 올라갔는데 상당히 빡세서
일반인이 가기는 힘들었을겁니다
아마 당시 노고단입구에서 상점이 있었을 겁니다
@그산 아가씨때 였는데 힘들게 가긴했는데 몇시간갔는지 기억은없어요~~
@푸른강 그러셨군요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7km 약 3시간정도 걸립니다 ^^
@그산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좀 전 정보찾으니 성삼재에서 걷는 짧은거리로 나와서 안믿겼거든요~~
이제 조심하셔야 합니다
전 이제 납작한 길만 걷습니다 연골이 찢어지고부터지요 그 산님도 제발 조심하세요 그렇지만 산에 관한 글은 좋아요 ㅎ 옛날 글이래도 음악 너무 잘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무릎도 발목도 안좋아서 이제 다시
지리산에 오르긴 어렵습니다
저는 그동안 글에 맞는 노래영상을
나름 숙고해서 올렸고 운선님을 포함하여
많은분이 공감해주셨는데 본문에 동영상
올리지 말라는 지기님의 글을 보고 이제는
안올리려 합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옛시절.......
지리산 2박3일 일주를 했던
그 시절이
많이 생각이 납니다
그러셨군요 저는 산장에서1박도 하고
홀로 또는 산악회원들과 여러번 무박종주도
하여 지리산에 대한 추억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