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3월 마지막 주일 아침에 드리는 선교 편지
임마누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을 드리며 은혜와 평강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완연한 새 봄입니다.
어제 서울역 광장 토요 예배 때에도 춥지 않았습니다. 봄이 되니 모두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었습니다.
좀 늦게 오기는 하지만 모이는 숫자가 많아져서 무척 감사하고 기쁩니다. 오전 10시부터 찬양을 하다 11시부터는 예배를 합니다. 그 전에는 모인 무리들이 무엇을 주느냐? 얼마나 많이 받을 것이냐? 가 주 관심사였지만 언제부터는 말하기 어렵지만 예배 중에 통성 기도 시간도 자연스러워졌고, 자신과 가족들과 이웃들을 위한 기도 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찬양하다고 아멘, 설교를 듣다가도 아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무척 감사하고 기쁩니다. 또 몸이 피곤하고 아프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는 분들도 많아져 가고 있습니다.
인생의 추운 겨울에 홀로 떨고 있을 때 한국교회는 저들을 홀로 떨다 동사(凍死)하도록 그냥 방치하지는 않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솔직한 말일 것입니다.
서울역 인근에는 서울시에서 준비한 공간을 감리교회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 ‘따스한 채움터’가 있습니다. 그 전에는 하루 3식을 제공하였으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아침과 점심을 함께 하여 아점과 저녁을 서울역 인근에 사는 분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노숙인들도 있지만 언젠가부터는 주변에 사는 쪽방촌에 사는 분들도 갈수록 많아진다고 합니다.
이 따스한 채움터는 음주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취중에 폭언이나 폭행을 하면 영구 출입을 금지시킵니다.
오전에는 11시부터 배식을 하는데 보통 10시가 되면 출입구부터 줄을 서서 대기를 합니다.
저희들의 서울역 광장 기도회에 참석하려고 급히 아점을 먹고 달려오시는 모습은 사역자인 저희들이 보기에는 아름답기만(?)합니다. 어떤 분들은 아예 아점을 포기하고 오전 10시도 되기 전에 와서 함께 찬양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아마도 자기 스스로 변화된 모습 앞에 대견해 하는 것 같습니다.
헌신하는 주님의 종들을 통하여 서울역 광장은 찬송의 광장, 기도의 광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역의 변화는 이 나라와 이 민족의 변화를 만들어 낼 것임을 믿습니다.
서울역 노숙인 선교 사역은 소위 1997년 IMF사태로 한국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당하여 직장이 연쇄 줄도산과 폐업이 휘몰아칠 때 많은 분들이 희망을 잃고 괴로워하다 도저히 집에 머무를 수가 없어 뛰쳐 나온 곳이 서울역, 청량리 역, 영등포역 등이었던 것 같습니다. 역이라는 곳은 머무를 곳이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역 구내도 허락이 되었으나 곧 역구내에 머무르지 못하고 지하도에 주로 머물렀지만 희망을 잃어버린 저들의 모습은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들이 당하는 마음의 고통은 매우 컸습니다. 조소와 멸시는 저들을 더욱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만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삶에 대한 실망과 좌절은 자신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니 더 술과 흡연 더 나아가서는 구걸, 삶의 포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모습이 계속되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학대하고 저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술에 취하여 서울역 광장에 쓰러져 있다 그만 그날 세상을 떠난 분들도 매우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떠난 분들도 누구의 아들이었고, 누구의 아버지, 어머니였을 텐데 ...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러나 서울역 주변에는 이들을 위한 임대 주택에서 저들과 함께 사는 목사님들이 여럿 있습니다. 서울역 주변에 아픈 자들과 함께 사는 교회와 목사님들이 줄잡아 30여 목사님과 또 저들의 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서울역만은 아닙니다. 청량리 역 주변, 영등포역 주변에도 여러 교회들과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이원용 목사님은 서울 MBC –TV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뽀뽀뽀’ 기획 제작 책임 PD였습니다. 그가 언제부터인가 영등포 역 뒷편에 마태교회를 설립하여 노숙인들에게 아침 저녁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며 저들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그는 얼마 전, 삼성 고 이병철 회장이 한 24가지 인생 질문에 답하는 책을 저술한 대단한 분입니다. (책명 :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들에 노숙인 교회 목사가 답하다. 천국가기 힘들다는 부자, 악인인가)
이런 사역을 한다고 교회와 형제, 친척들 조차 외면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언젠가부터 교회 목사가 인기 직종이 되어 이 시대의 귀족 취급을 받는 경우도 없지 않으나 이런 소외된 자들을 사랑으로 섬기라는 주 예수의 명령이 자기에게 떨어진 명령으로 받고 이 나라에서 가장 춥게 사는 동사(凍死) 직전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물 한 모금이라도 주는 것 조차 인색한 것이 아니 부담감부터 가지고 멀리하려는 모습도 없지 않지만 피 한방울 섞어지도 않았지만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속죄함을 받은 믿음의 사람들, 믿음의 형제 자매들은 저들도 예수님의 명령이 자기에게 주어진 명령으로 믿고 섬겨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아직은 저들이 베푼 사랑을 체험하며 감격하고 감사하기만 합니다.
이 시대의 특성은 고독입니다. 소외함을 당하면 고독한 사람이 되고야 맙니다. 이는 고독사를 만들 것입니다. 이 고독은 단절이 만든 것입니다. 그 근원은 하나님과 단절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즉 불순종이 만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타락입니다.
이제 이 글을 마감하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말씀을 여기 담겠습니다.
“인자가 자기의 영광 가운데 모든 거룩한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아서 모든 민족을 자기 앞에 모아 놓고 마치 목자가 양들을 염소들에서 갈라놓듯이 그들을 따로 갈라놓으리라. 그리하여 양들은 그의 오른편에 염소들은 그의 왼편에 세워 두고 왕이 그의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말하기를 '오라, 내 아버지의 복을 받은 자들아, 세상의 기초가 놓인 이래로 너희를 위해 예비된 왕국을 이어 받으라. 이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마를 때에 마실 것을 주었고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대접하였고 내가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혀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문안해 주었고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와 주었음이라.' 하리라. 그때에 의인들이 주께 대답하여 말하기를 '주여, 언제 우리가 주께서 굶주리신 것을 보고 잡수실 것을 드렸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대접해 드렸으며 헐벗으셨을 때에 입을 것을 드렸나이까? 혹은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왕이 대답하여 그들에게 말하기를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여기 내 형제 가운데 가장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고 그때에 왕이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도 말하기를 '너희 저주받은 자들아, 내게서 떠나 마귀와 그의 천사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내가 목마를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아니하였으며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에 대접하지 아니하였고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으며 병들고 감옥에 갇혔을 때에 문안 오지도 아니하였느니라.' 하리니 그때에 그들도 대답하여 말하기를 '주여, 언제 우리가 주께서 굶주리신 것과 목마르신 것과 나그네 되신 것 과 헐벗으신 것과 병드신 것과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돌보아 드리지 아니하 였나이까?' 왕이 그들에게 대답하여 말 하기를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너희가 이들 중에서 가장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리라. 그러므로 이들은 영원한 형벌에 들어가되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리라." 하시니라.”(마태 25:31-46)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이 우복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