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을 때, 목자들은 홀연히 나타난 천사들의 합창을 들었습니다.
누가복음 2장 13,14절을 보면
"홀연히 허다한 천군이 그 천사와 함께 있어 하나님을 찬송하여 가로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것은 노래인데, 안타깝게도 곡조는 없고 가사만 전해오고 있습니다.
이 천사들의 합창이 바로 첫번째 크리스마스의 노래입니다.
수 년 전 저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한명의 노래가 아닌 허다한 천군의 합창에 대해 깊은 감동이 왔습니다.
천군이란, 우리나라 말 뜻으로는 하늘의 군대입니다.
옛날에는 왕이 행차할 때, 군대를 대동하고 다녔다고 하는데, 허다한 천군이 이 땅에 왔다는 것은
예수님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가를 웅변적으로 증거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허다한 천군의 숫자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내가 12영(1영이 6000명, 6000*12=72000)도 더 되는 천사를 부를 수 있다(마 25:53)고 하신 것으로 보면 최소한 7만명 이상의 천군이 등장하지 않았나고 상상해 봅니다.
우리는 1명의 천군이 앗수르 군대 18만 5천명을 하루 아침에 죽인 사건(왕하 19:35)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들레헴을 덮고 있는 7만명 이상의 천군들이라니!
이 광경을 상상할 때마다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날 베들레헴의 모든 잡귀들은 숨 죽이고 있거나 모두 바깥으로 추방 당했을 것이라는 재미있는 상상도 해봅니다. 그 날 베들레헴의 모든 사람들은 이 놀라운 영적인 사건으로 마을의 모든 잡귀가 떠나게 됨으로 마음이 이상하게도 경건해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강력한 능력을 가진 천군들이 수없이 모여서 베들레헴에 깔려있다는 광경을 상상하면, 가슴이 떨려옵니다.
이 허다한 천군들이 한 목소리로 합창을 했다고 하니,
그 합창을 들은 목자들은 평생 그 웅장한 광경과 노래를 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이 세상의 최고의 가수도 기껏해야 "천사 같다"는 칭호를 들음으로 만족해야 하는데,
진짜 천사의 찬양소리를 들은 목자들은 정신이 혼미해졌을 것입니다.
그 노래를 들을 수만 있다면!
그로부터 얼마 후에 헨델이 메시야를 작곡한 경위를 읽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나이가 54세인 헨델은 수십년동안 귀족과 왕실에 총애를 받고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이제는초라하고 궁색한 모양이 되었다. 4년전에 뇌출혈을 일으킨 그는 반신불수가 되었고 이제는 끼니를 걱정해야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온천에서 목욕을 하며 건강회복에 힘쓴 나머지 서서히 건강이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무기력한 근육에 생기가 돌게 되었고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다시 창작열에 불타서 연달아 4편의 오페라를 작곡하였다. 사람들은 다시 그에게 갈채를 보냈지만 그것은 장마통의 햇빛처럼 잠깐이었다. 그의 수입은 줄고 그의 극장에는 손님들이 줄었고 공연은 속속들이 취소되었다.
1741년 겨울 헨델은 저녁에 산책을 하면서 그는 교회의 첨탑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아서 통곡이라도 하고 싶었다. '하나님께서는 어찌하여 저에게 소생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가 또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게 하셨나이까? 하나님이여, 하나님이시여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그는 울부짖었다.
그는 밤이 깊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그때 책상 위에 소포가 한덩어리 와있었다. 그가 소포를 풀자 그 속에는 오라토리오의 가사가 적힌 종이들이 나왔다. [시인 찰스 제넨스]로 부터라고 했다.
헨델은 가사뭉치를 훑어보면서 투덜거렸다. '방자스러운 녀석, 이류시인인 주제에 ..'하면서 모멸감으로 헨델은 불평하면서 그 가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 편지에는 이 가사를 작곡해주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주님께로부터 말씀이 있었다고 써있었다.
헨델은 마침내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 뻔뻔스럽게도 제까짓 놈에게 하나님께서 영감을 주셨다고 ? 제넨스라는 놈은 그래 나에게 오페라대본도 아닌 이 성가 쪼가리나 보낸단 말인가?'
그는 심히 불쾌해하면서 그 오라토리오 가사를 뒤적이다가 헨델은 갑자기 한 가사가 눈에 띄었다.
'그는 사람에게 멸시를 당하고 버림을 받았다. 그는 자기를 긍휼히 여길 자를 찾았건만 아무도 그럴 사람이 없었다. 그를 위로해 줄 사람은 아무데도 없었다.'
그는 마치 자기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다. 거기에는 자기와 아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이 있었던 것이다.
오! 주님께서도 바로 이러한 처지에 놓이셨다니! 그는 계속 원고를 읽어나갔다. '그는 하나님을 믿었도다. 하나님은 그의 영혼을 음부에 버려두지 않으셨도다. 그가 너에게 안식을 주리라 ....'
갑자기 헨델에게 천국의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현명한 지도자, 나의 구주가 살아계심을 나는 알도다....기뻐하라. 할렐루야!'
헨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황급히 펜을 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악상이 떠오르는 대로 채보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그의 하인이 조반상을 들여올때 까지도 그는 책상 위에 엎드려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빵을 들었어도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정신없이 악보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미친 사람처럼 일어나서 방안을 왔다갔다 서성이면서 팔을 휘둘러 허공을 후려치기도 하고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무려 24일간이나 헨델은 그런 상태가 지속되었다. 마침내 메시야 - 이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오라토리오가 탄생했다. 그는 침대에 나동그라져서 무려 14시간이나 잤다. "
겨우 24일동안에 무려 52곡이나 되는 곡이 탄생한 것입니다.
하루에 평균 2곡씩! 그것은 악보를 베끼는 작업에 드는 시간일 뿐입니다.
이것은 결코 헨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보통 작곡가들은 노래 한 곡을 작곡하는데도 다듬고 다듬는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우수한 작곡가라고 해도 악상이 그대로 작곡하지만, 결국 제대로 된 것을 다듬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런데 메시아의 52곡들은 모두가 영감 넘치는 기가막힌 곡들로 채워져있습니다.
나는 헨델이 마음 속으로 천상의 음악을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들은 음악을 단지 채보한 것일 뿐입니다.
나는 이 글을 읽을 때, 갑자기 누가복음의 천사들의 합창이 혹시 포함되어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포함되어 있고, 헨델이 하늘의 영감을 받아 메시아를 작곡한 것이라면, 아마 그 곡은 첫번째 크리스마스 찬양의 곡조와 닮았을지 모른다는 재미있는 상상이 되었습니다.
궁금해서 결국은 메시아 전곡이 있는 테잎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목록을 하나씩 살폈습니다.
과연 있었습니다!
바로 천사들이 합창한 부분이...
만일 그 부분이 독창으로 처리되었다면, 저는 헨델의 영감성이 의심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확하게 합창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많이 들은 "할렐루야"는 너무 유명한 곡이라 다시 말할 필요조차 못 느끼지만,
누가복음 이 부분의 곡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곡이야 말로, 말구유에 눕혀져서 매우 초라하고, 불쌍하기 조차 한 분의 탄생을 실제로는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가를 드러내는 감격스러운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테잎을 넣고, 볼륨을 높였습니다.
웅장한 고음이 들렸습니다.
누가복음의 천사들의 합창을 듣는 순간에 저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마치 첫번째 크리스마스 그 한 복판에 와있는 것 같은 상상이 들었습니다.
비록 사람들의 눈에는 가난한 집의 자식의 초라한 행색으로, 말구유에 눕혀있지만...
이 천사들의 합창 소리는 인간들을 위해 오신 위대하신 하나님의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달에 갔다온 우주 비행사 어윈이 자기에게 사인해달라고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인간이 달에 갔다왔다는 사실보다, 하나님의 아들이 이 지구에 왔다 가셨다는 것이 훨씬 더 위대한 사실입니다."
비록 크리스마스의 정확한 날짜는 아무도 모르지만,
12월 25일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그분의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존귀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경배를 드립니다.
숭사리 가족 여러분!
이번 성탄절이 참된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바라고,
새해에는 님과 주변이 님으로 인해 더욱 복되고 성결하게 되길 기원합니다.
2006. 12. 20. 숭사리 개혁포럼 카페지기 최야곱 드림 (http://cafe.daum.net/soongsari)
아래 가사를 묵상하면서 찬양을 들어보십시오. 본래 7만명 이상의 천사들의 합창이어야 하지만 아쉬운데로 그 놀라운 광경을 상상하면서 감상해보십시오. 아래를 클릭하시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kangdongchurch.net/speechdata/messiah17.mp3
<헨델의 메시아 No.17 Chorus: Glory to God in the highest 주께 영광>
Glory to God in the highest, and peace on earth,
goodwill towards men.
눅 2: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첫댓글 재밌게 잘 읽었고 잘 감상했습니다. 일이 좀 밀려 퇴근이 늦게 되었는데 어차피 수요 예배 참석도 여의치 못할 것 같고, 이참에 소파에 기대어 메시아 전곡이나 감상해 볼까 싶네요. 직원 중 한 명이 클래식 매니아인데 우연찮게도 이 친구 책상 위에 있는 몇 개의 CD 가운데 헨델의 메시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려. 두어 번에 걸쳐 전곡 감상에 도전했지만 한 시간을 못 넘기고 잠들곤 했다가 44곡 즈음에야 눈을 뜨곤 했는데...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숭사리의 대표 청지기가 되어 그간 최선을 다해 사랑의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야곱님께서도 새 해에는 일상이 풍성하고 복되시길 바라고, 올 한 해 숭사리 비전의 초석을 다졌다면 새 해에는 열매 맺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샬롬!!
가슴에 커다란 요동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퍼 갑니다
"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 [아멘]
교회홈피로 무단 복제 하였습니다...한해의 마무리와 새해의 시작을 주님께서 함께 하심으로 올 한해 다 하지 못한 계획들을 새해에는 이루워 주시리라 믿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숭사리의 좋은 글들을 접하게 되어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야곱님의 가슴설렘이 벅차오름이 제게도 전해 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