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하성란 '푸른수염의 첫번 째 아내'에서 보는 신중함의 덕목
하성란(1967 ~ )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서울예대 문예 창작과를 졸업했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풀'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하였고 소설집 '루빈의 잔', '옆집 여자',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 '여름의 맛' 등이 있으며, 장편으로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다.
하성란 작가
이 작품은 프랑스의 전래동화 '푸른 수염' 을 재해석해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넣은 작품이다. 주신공인 '나'는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다. 서른 두 살에 제주로 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효경(제이슨)이라는 뉴질랜드 시민권을 가진 청년을 만나 3개월만에 결혼을 하고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게 된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났을 때 오동나무를 심었는데 내가 결혼을 할 때 베어 장롱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였다. 내가 결혼하자 이 오동나무는 열두 자짜리 장롱으로 만들어져 뉴질랜드까지 운송되어 왔다. 나는 오동나무 장롱을 집 안에 들여 놓으며 다복한 결혼생활을 꿈꾼다.
제이슨에게는 '챙'이라는 화교계의 남자 친구가 있었고 나는 챙과도 잘 어울렸다. 그런데 제이슨은 나보다 챙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으며 공부할 때 자신의 방에는 절대 들어오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어느 날 나는 신혼집 외딴방에서 제이슨과 챙의 밀애 광경을 숨어서 보게 된다. 제이슨은 동성연애자 였던 것이다. 내가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아차리고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제이슨에 의해 오동나무 장롱에 갇히고 만다.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나는 결국,나는 상처투성이의 장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고 원래 직업이었던 약사가 되어 조그만 약국에서 졸고 있다.
샤를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의 영주는 품위와 예절과 부를 고루 갖춘 멋진 신사로 로 6번이나 결혼하지만 무슨 일인지 전 아내 들은 연이어 사라진다. 푸른 수염은 어느 집에 청혼을 하고 성대한 파티를 열어주자 그 집 막내딸의 마음이 열려 결국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영주는 어느 날 여행을 떠나면서 새로 결혼한 아내에게 성안의 모든 방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넘겨주면서, 다른 모든 곳은 마음대로 돌아봐도 좋으나 일 층 끝의 방만큼은 절대로 열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시킨다. 처음에 아내는 남편이 경고한 대로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날이 갈수록 커지는 호기심을 어찌할 수 없어 자물쇠를 따고 그 방에 들어가는데, 벽에는 푸른 수염의 전 부인들의 시체가 걸려 있었다. 두려움에 떨면서 방문을 다시 잠갔지만, 방에 들어갈 때 열쇠를 떨어뜨렸고 열쇠에 피가 묻어 지우려고 했으나, 마법때문에 피가 지워지지 않았다. 성에 돌아온 푸른 수염은 아내가 자신과의 약속을 깼다는 것에 분노하여 그녀를 죽이려 하고 마지막 기도할 시간을 주는데 마침 방문하기로 했던 그녀의 오빠들이 달려와서 푸른 수염을 무찌르고 여동생을 구출한다. 그리고 막내딸은 푸른 수염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게 되었다.
주인공은 상대를 모두 파악하지 못한 채 상대의 경제적 조건과 외국에서의 풍요로운 생활을 상상하고 결혼을 하지만 남편은 동성애자였고 아내는 그 비밀을 결혼 후에 알고야 만다. 결국 남편에 의해 자신이 행복한 결혼의 상징처럼 여겼던 오동나무 장롱에 감금되고 이혼 후에야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샤를 페로의 죽은 첫째 아내처럼 이후에도 제이슨이 또 결혼을 할 것이고 또 자신과 같은 아내들이 나올 것이라는 점에서 주인공은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인 셈이다.
작품은 신중함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우리말에 혼인은 인륜지대사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다. 현대사회는 결혼 상대의 재력과 지위, 상대가 가진 외적 조건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잘살고자하는 섣부른 판단이 삶을 망친다. 어디 결혼뿐인가. 급히 먹는 밥이 체하고 서두르면 망친다고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다. SNS상에서의 인간관계는 쉽게 마음을 열고 믿었다가 마음의 상처를 받고 낭패를 보는 수가 많다.모든 관계는 은 삼사일언( 三思一言), 삼사일행 (三思一行)이 필요하다. 불신을 조장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의 세상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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