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 Maybe 서평 – 암호6과 슈렉
메이비 p88 암호 6
대화 할 때 늘 상대방 겉모습 너머의 이면, 내면을 보려고 노력한다.
목적을 갖고 내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때로 솔직하지 못해 멀어지곤 한다.
목적을 갖고 누군가를 만나면 서로의 암호를 해독 할 때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관계를 회복하려면 솔직하게 얘기하고 사과하면 된다.
일단 그 사람이 내세우는 말이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내가 암호를 해독하는 시작점이다.
암호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내게 영혼이 있듯
저 사람에게도 그만의 영혼이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이게 내가 암호를 푸는 방법이다.
사람을 만날 때 주로 무엇을 보는지 궁금해 한다.
대체로 목소리를 많이 본다고 하는데 나는 눈을 잘 들여다본다.
대화 할 때 집중도 되지만, 어쨌든 눈을 제일 먼저 보게 된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다른 것들은 포장 가능하지만 눈빛은 고유의 깊이가 있어서 진정성을 잘 볼 수 있게 된다.
최근에 본 눈 중 잊을 수 없는 눈이 있다. 살면서 그런 눈은 본 적이 없다.
깊은 산 속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도시에서는 볼 수 없을 만큼 하늘의 별들이 무수하게 빛나며 내 머리 위로 쏟아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꼭 그 때의 느낌과 같았다.
그 사람은 팬미 때 과거에는 잘 마주치지 못한 눈을 들여다본다고 했다.
눈 뒤의 그 사람의 생각과 보이지 않는 그것을 보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가 암호를 푸는 방법 중 하나는 아마도 눈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보이는 것 그 너머의 것을 보고 찾으라는 메시지가 든 영화로 “슈렉”이 있다.
이 영화는 오래 전 그 당시에 유행하던 패러디 영화의 일종이다.
영화가 제시하는 결론을 먼저 말하면 당장 눈에 아름답게 보이거나 당연한 것, 황홀하게 보이는 것들에 현혹 되지 않는, 꼭 보아야 할 것들은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국엔 진정한 사랑과 같은 것들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추함과 아름다움이라는 두 가지 범주를 끌어 들여 ‘진정한 아름다움은 절망감, 불쾌감, 공포, 두려움 등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들을 통과하여 얻을 수 있다.’ 라는 것을 암시하였던 것이다.
이 영화는 잘 정돈되고 조화된 주제를 교훈으로 남기는, 오랫동안 내려온 동화의 특성을 통렬하게 위반 한 영화이다. 원래 동화대로라면 당연히 주인공인 슈렉은 멋지고 잘생긴 왕자 이어야하고 피오나는 성에 갇힌 아름다운 공주여야 흐름이 순조로울 텐데, 이 영화에서 슈렉은 파콰드 영주가 지배하는 성 밖의 늪지대에 사는 괴물이다. 생긴 모습뿐만 아니라 행동거지도 더럽고 메스껍다. 슈렉은 공주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사는 늪지의 평온함을 찾기 위해 영주를 찾아가서 담판을 지으려 하지만 마침 그날은 악마의 성에 갇힌 피오나 공주를 구출하기 위한 기사 선발전이 치러지고 있는 날이었다. 서로 격투하던 기사들은 슈렉의 상대가 되지 않았고, 슈렉은 피오나 공주를 구해내서 자신이 사는 늪지의 평화를 얻고자 하였다. 그러나 임무를 마치고 파콰드성으로 돌아오던 슈렉과 피오나는 사랑에 빠진다. 아름다운 공주 피오나는 남모르는 고민이 있었으니 밤이 되면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로 변하게 되는 마법에 걸렸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오해가 생기고 서로 돌아서게 된다.
그러나 공주를 파콰드 영주에게 돌려주고 늪지의 평화를 찾은 슈렉은 더 이상 행복하지가 않았다. 피오나에 대한 사랑을 체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파콰드와 결혼식을 치르던 공주를 다시 찾은 슈렉은 키스를 하게 되는데 이 때 공주의 첫 키스는 영원히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로 변하게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다시는 변치 않는 못생긴 외모로 돌아온 피오나는 슈렉과 함께 늪지로 다정하게 돌아가는 것이 이 영화의 엔딩이다. 외모와 상관없이 그 둘 사이에는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슈렉은 기사도 정신으로 공주를 구한 것이 아니며, 공주도 우아한 모습과 성격이 아닌 수다쟁이에 돼지 같이 뚱뚱한 외모로 변해버리고 마는, 아주 뒤틀리고 찝찝한 엔딩을 구사하는 영화이지만, 공주를 사랑하게 된 슈렉은 틀 안의 고상함과 용감함, 선함, 고결함이 아닌, 늪지대의 삶, 못생긴 공주의 선택과 같은 틀 바깥을 선택한다. 틀 바깥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선함이 아닌, 불편하고 힘들지 모르지만, 스토리의 본질, 진정한 사랑은 오히려 그러한 추함, 보이는 것 너머에서 더 빛난다는 사실을 제대로 찾을 수 있는 곳이기에.
틀을 깨는 관점의 변화로 본질을 더 명확히 볼 수 있게 해 준 찝찝하지만 오래 기억되는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요즈음의 시대 흐름을 보자면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제도, 모든 규칙들도 일단 그 바깥에 나서서 보면 어떤 의도가 스며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선의의 것들도 있지만, 가끔은 그것이 누구에게 좋은 선의인지 가끔 의심스러운 것들도 있다.
아무튼 메이비에서 서술한 암호를 푼다는 것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려면 반듯하고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수동적으로 살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 너머, 틀 바깥의 암호를 찾아내고 풀며 때로는 저항도 해 보며 살아가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고 이해했다. 그 너머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영원하고 절대적인 어떤 것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같은 것들이 암호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슈렉은 밤하늘에 떠오른 별과 달을 보다가 문득 당기에게 “ 왜 사람들은 보이는 것 너머에 또 보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할까?” 하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또 보아야 할 것들은 아마도 꼭 보아야 할 것들인데 말이다.
이와 같이 암호를 풀 듯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영혼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누구나 그러한 꼭 보아야 할 것들을 볼 수 있는 숭고한 체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메이비의 저자는 정말 이러한 철학적 사고를 갈고 닦아 숭고한 체험을 한 정말 특별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첫댓글 보아야할 것 너머의 진실을 볼수 있는 힘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당연한 사실을 깨닫는 것도 참 시간이 걸립니다. 하루님 서평 잘 읽고 갑니다.^^
근데...요즘 이런 긴 글 아무도 안올리는데...괜히 올렸나..이런 생각 듭니다.ㅎㅎ
이제 나이가 좀 드니까 그런게 조금씩 보입니다.
편견이나 가식너머 진짜가 무엇인지를요^^
@끝나지 않는 하루 아뇨 저는 너무 좋은데요. 뭔가 다양한 개성이 있어야할 판타자이니까요 ㅎㅎ 하루님의 긴 글 완전 환영입니다.^^
상대방의 진정한 내면을 알아볼 수 있으려면 나 역시도 그만큼 깊이있는 사람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메이비를 처음 읽었을 때는 짧고 함축된 글이라 금방 읽어져서 신기하다 했는데(아마도 글보다는 사진에 더 집중해서인지도^^;)
여러번 읽을수록 페이지를 넘기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느낌이예요ㅎㅎ
하루님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 같이 익어가자는 말이 이렇게 적절한 표현이 될줄 몰랐네요...서로 그 진정한 너머를 볼수 있으려면 같이 깊어져야 되니까요^^ 댓글 감사드려요. 전 메이비에서 이 내용이 가장 깊은 챕터 같이 느껴져 후기를 쓰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끝나지 않는 하루 서평이 너무 인상깊어요^^
준일님이 팬미팅 때 '상대방을 깊이 보려고 하면서 내 자신이 깊어지는거 같다'고 하셨던게 생각나네요~
하루님의 글이 저에게는 그런 의미로 다가와요~^^
깊이있게 바라보면서 내자신이 깊어지는 느낌♡♡
그럼 평안한 밤 되세요😊
@나의 호기심을 잡은 그대♡ 우린 팬미 동기?ㅎㅎ
님도 평안한 밤 되시고 님 글도 기대 해 볼께요^^♡♡♡
하루님 글 잘 읽었어요 긴글이지만 길게 느껴지지 않는 글이네요
대다수 눈에 보이는 것에만 사로잡혀 살아가지요 준일님 같은 분은 그 틀을 깨고자 노력하셨던 분 같아요
이 분 팬이 되고 뭔가 연결고리가 많은 걸
느끼게되어 더 응원하게 됩니다
다들 그렇듯이요~^^
닉네임과 프로파일 사진이 아트시네요^^♡♡♡ 틀을 깨고 그 너머를 본다면 편견이나 차별의식 같은것들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너무 기다렸어요!
하루님 서평글~
참 이해하기쉽게 글을쓰시는 재주꾼^^
암요~
적어도 여기계신 분들은 눈빛넘어 깊디깊은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본다는거죠.
인간은
본능과 육신과 생각을 가지고 산다면
우리는
그위에 영혼을 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만나면 다들 알아볼수있을것같아요.
하루님!
자주 보고싶어요.
예쁘고 깊은글..
끝나지않는 나날들되시길!
어이쿠^^♡♡♡♡
우리 눈 앞에 보이는 그 분
그 너머에 있는 영혼을 들여다보고 싶어요^^
진짜 알아볼거라고 믿으며
같이 잘 익어가요^^♡♡♡☕🍹🍻🍺🥤 맥주 한 잔 같이 해요^^ㅋㅋ
이게 연륜인지
이제
상대방의 진실을
볼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것 같아요
아니면
상대를 포용할 능력이
생기는 것인지 ^^
긴서평 이지만
하루님의 좋은글
읽고 갑니다 ~~♡♡
아마 포용력과 상대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 볼 줄 아는 그런 삶으로 가고 있는 거겠죠.
그 길을 준일님과 같이 갈 수 있어 든든합니다.ㅎ
댓글 감사드려요^^♡♡♡
늦게 이 글을 봅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나름 보이는 것 너머의 것을 잘 본다고, 자만에 빠져 살았던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많이 아파하며 깨닫고 있는 시점에 좋은 글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늘 돌아보기를 한다면 이미 깊이있게 잘 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부족한 글에 댓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은 미리보고 이제 댓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저... '피오나'로 불린 적 있는데...ㅋㅋㅋ
어느쪽 피오나인지는 안 알려드림요. ^^;;;
저두...눈...빛이 이뻐요~!
눈... 말고 눈빛!...
아 놔, 오늘 왜 이래...;;;
마법의 저주로 다운될 때는 제가 일부러 좀 까불어요~. 이해바랍니다. ^^;;;;
위에까진 농이고...
하루님의 글을 보면...하루님의 눈빛이 어떨지 알 것 같아요.
글에서 눈빛이 보이거든요~! 😁
생각보다 피오나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많네요. 눈빛은 거짓말을 못하니 예쁘다면 그게 매력인 사람^^♡♡♡ 제 눈빛은 ...조금 슬퍼보일수 있어요.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라 루즈라고 읽어야 되는것 같은데.. ㅎㅎ여기 올리는 모든 글들은 덕심으로 귀결되어야 하므로...^^ ♡♡♡ 메이비도 어른들의 짧은 산문으로 거듭날것 같아요.^^ 방가방가^^
삭제된 댓글 입니다.
쨈님이신거 저도 최근에 알고 있었습니다.ㅋ 글은 절대 겹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중경삼림글도 조금 바꾸어서 적었어요. 롸잇나우와 끝나지 않는 하루라는 닉을 설명 할 수 있는 글이라서 ...흘러가는 제글에 집중하셔서 아시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