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 짜리 세뱃돈
올해도 설날 새벽은 매우 추웠다.
법당에 들어가 예불하면서 부처님께 세배를 드릴 때 손발이 시렸다.
낮에는 기온이 조금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였지만
금년 겨울의 추위는 그 위세가 대단한 것 같다.
떡국으로 아침 공양을 하고 반야암 식구들의 세배를 받고, 큰절에 내려가 사리탑 보궁을 참배하고 방장 스님과 주지스님에게 세배를 드리고 올라왔다.
산중 어른이자 문중어른이라 새벽부터 세배 드리러 오는 스님과 신도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세배 풍습은 아직도 절 집안이 가장 성한 것 같다.
큰 스님들은 대부분 세뱃돈을 두툼히 준비해둔다.
칼라봉투에 새 지폐를 넣어서 서랍 안에 수북이 넣어 두고
오는 사람에게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나누어 준다.
나도 해마다 방장스님과 주지스님 두 분으로부터 세뱃돈을 받았다.
봉투에 천 원짜리 한 장과 만 원짜리 한 장을 넣고
천만 원이 들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옛날 마을에서는 집안 어른들이 복주머니를 만들어 그 속에 세뱃돈을 넣어 주기도 했다.
나도 빨간 봉투에 세뱃돈을 넣어 복덕과 지혜가 모두 풍족해지라는 뜻인
‘복혜상족(福慧雙足)’이라는 문구를 봉투에 써서 서랍 안에 넣어 두었다가
세배를 하러 온 분들게 나누어 주었다.
봉투를 준비하면서 상좌 하나가 “아무도 안 오면 이 돈 남겠네요.” 하기에,
내가 “네가 돈 욕심이 나서 그런 말 하지? 아무도 안 오기는 왜 안 와?”
했더니 씩 웃는다.
이런 문화도 조금은 변해서, 요새는 전화 통화나 문자 메시지로 새해 인사를 대한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사람이 사람을 정답게 생각하는 것이란 참 좋은 일이다.
주고받는 눈빛과 말과 온기 속에서 살아가는 힘을 서로 북돋을 수 있으니 말이다.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편지를 통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몰래 안부를 물어도 좋다.
그렇게 안부를 묻는 사람의 마음이 더 넓어지고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말마따나
“인사와 안부는 사람 사이를 가깝게 만들며
아무리 자주 하여도 싫증이 나지 않는 것”이다.
부지런히 인사하고 안부를 물으며 살아가자.
지안스님의 <마음의 정원을 거닐다> 중에서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예 감사합니다 외로운 분들께 안부도 복 짓는 것이지요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