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4일
이미 38도를 넘어가는 더위가 시작되었으나 축구는 멈추지 않습니다.
경기 관전평에 앞서 Hải phòng(하이퐁)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하이퐁은 베트남 북부의 항구도시이며, 한국 LG가 거점으로 삼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항구도시의 특성상 사람들의 기질이 사납고 위험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이들의 축구, 응원하는 팬들에서도 그 무서움이 느껴집니다. 2017년 제가 하노이에 있을 적에 하이퐁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 사장이 나무에 묶여 교살당한 겁니다. 하이퐁 지역은 베트남 건달(마피아)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저는 일개 학생이기에 자세한건 알지 못하나 현지에 사는 베트남 친구의 말로는 사업하던 도중 현지 경찰이나 검은사회조직과 마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딜 가던지 이러한 조직들은 일반사람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여행객들은 문제가 없으나 현지에서 사업을 할 때는 다른차원의 문제가 되겠지요.
하이퐁은 꽝닌과 함께 베트남 프로축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 입니다. 항상 평균광중 탑3안에 드는 팀이기도 합니다.
베트남의 인기팀은 Nghệ An(응에 안), Quảng Ninh(꽝 닌), Hải phòng(하이퐁) 입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3팀 모두 베트남에서 강팀이라고 불리기는 어렵습니다. 응에안은 항상 강등권을 맴도는 팀이고, 꽝닌은 중상위권 팀입니다. 하이퐁은 롤러코스터 성적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홈 팬들이 많은 이유를 찾아보면 세 지역 모두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대표적으로 응에안의 경우 매년 태풍으로 인해 여름만 되면 홍수가 나고 마을이 잠기는 척박한 지역입니다. 그들에게 축구 이외의 취미는 없습니다. 꽝닌, 하이퐁은 응에안에 비해 지리적으로 수도 하노이와의 접근성이 좋지만 여전히 그들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리나라가 전후 서울과 부산을 기점으로 발전했듯이 베트남은 수도 하노이와 남쪽의 호치민을 기점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일자리와 인프라는 이 두 도시를 기점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이 지역 출신이 아닌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모두 하노이와 호치민으로 몰려든겁니다. 우리나라에 비유해보면 전라도 출신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사업을 하던지 일을하기 위해 상경하는 것과 같습니다. 야구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서울팀 넥센, 두산이 전라도팀 KIA와 경기가 있으면 원정응원단 3루석 쪽이 사람이 더 많고 응원소리 또한 큽니다.
그렇기에 수도 하노이팀과의 대결에서는 항상 원정팀(응에안, 꽝닌, 하이퐁)응원단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해당 지역출신 사람들이 하노이로 몰려와 축구를 보는 경우겠지요. 축구로 지역의 자긍심을 느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자신의 출신지가 중요하지 않으나 베트남에서는 출신지역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지역별로 미세하게 발음또한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사투리)도 다릅니다. 말은 즉슨 관습이 다르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지역감정은 베트남의 그것에 비교하기에는 약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경기는 이례적으로 미딩경기장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하노이의 홈구장인 항더이 구장이 잔디보수에 들어갔기 때문에
국가대표팀 전용구장인 미딩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루게 된겁니다.
저의 소박한 희망으로는 항상 이곳에서 했으면 어떨까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경기시간 40분 전인데도 하이퐁 원정 응원단의 응원열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하이퐁은 경긱도중 홍염을 던지는 팀으로 악명 높은 팀입니다.
팬들의 공격성 또한 심각해 경기 후에 9시 뉴스 헤드라인에 등장하곤 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던지는 것을 보니 뉴스에 등장할 듯 싶습니다.
저는 안전을 위해 하노이팀 응원석 쪽에 앉았습니다.
육안으로만 봐도 어느팀 응원단이 많은지 알 수 있습니다. 하노이 쪽은 상당히 한산합니다.
경기전 깃발 퍼포먼스와 하이퐁 팀의 앰블럼으로 만든 큰 통천을 흔들며 분위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양 팀의 앰블럼입니다.
반대편 동쪽 좌석은 현지 경찰이 관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막았습니다.
몇 몇 사람들은 앉기도 했으나 제가 입장했을 당시 입장불가라고 말했습니다.
하노이의 응원단인 CONTRAS CDV Ha noi 입니다.
선수입장과 국가제창 후 여지 없이 쏟아지는 홍염세례입니다.
보통의 경기에서 소방관까지 출동하지는 않으나 이팀은 경기 때마다
홍염을 던지기 때문에 항상 대기하고 있습니다.
오늘경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살짝 걱정입니다.
경기 시작에 앞서 양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일단 하노이 팀은 4-1-4-1(4-3-3)을 기본으로 짧게 짧게 패스플레이를 합니다.
전력상 하노이팀이 베트남 프로축구팀 중 가장 강하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한 전략입니다.
사실 너무 슛을 아끼고 만드는 것 때문에 답답하기도 하나 항상 이 플레이 스타일을 고수합니다.
반면 하이퐁 팀은 4-4-2를 사용하는데 앞선에 자메이카 용병 스티븐슨과 파간을 앞세워 단순히 공간에 놓고
선굵게 축구하는 일명 뻥축구 팀입니다. 사실 의문이 드는 것은 충분히 하이퐁도 더 나은 퀄리티의 축구를 할 수 있는 팀인데
이 방식을 몇 년째 고수하고 있습니다. 감독도 그 대로구요.
성적은 그렇저렇 나오니 상관이 없다면 없지만 결코 눈이 즐거운 축구는 아닙니다.
전반 23분 하노이의 측면 뒷공간 공격에 이은 컷백 마무리가 있었습니다.
1:0으로 쉽게 앞서가는 하노이
전반에 반코트 게임으로 경기를 지배한 가운데 전반 45분 패널티킥을 성공시키는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하노이 팀의 주장인 Nguyễn văn quyết
전반 하노이의 퇴장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하이퐁의 이해할 수 없는 수세적인 운영때문에
전반부터 경기를 그르쳤습니다.
후반에도 별다른 반격기회를 만들지 못하자 하이퐁 팬들이 상당히 화가난 모습이는데요
결국 70분 경부터 하이퐁 팬들이 행동에 나섭니다.
쓰레기 투척까지 이어집니다. 아마 이 쓰레기 투척은 하이퐁팀의 안 좋은 경기력에 대한 항의로 보입니다.
경기는 이렇게 2:0으로 끝납니다.
홍염 때문에 경기는 15분정도 지연되었습니다.
경기와 매너에서도 모두 지는 하이퐁입니다.
사실 하이퐁팀의 이러한 행동은 매년 있어왔기 때문에 크게 놀랍지는 않습니다.
매번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협회는 구단에 벌금을 물지만 팬들을 저지하기는 힘들어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홍염은 이 팀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사실 좋은 쪽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그들에게는 이것이 자존심과도 같은 것 같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에 경찰의 삼엄한 통제하에 신속히 경기장을 두갈래로 빠져나갑니다.
만에 하나 있을 도발이나 폭력사태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첫댓글 https://www.youtube.com/watch?v=AbhXuILS67E&t=72s
해당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입니다. 이번엔 운이 좋게도 다음 동영상 업로드 오류가 없었네요.
PLAY
오우...
한국인이 교살당했다는게 슬프네요ㅠㅠ 외교부 항의 했을까요
베트남 갱ㄷㄷ
폭염투척은 정말 미개해 보이네요.
윗쪽에서 던진건 간당간당하게 밖으로 떨어진거 같은데
혹여 잘 못 던져서 군중속에 떨어지면 저 화염에 무슨 피해를 입을지...
저정도면 공안제재가 필요해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