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랜만에 영화관엘 다녀왔습니다.
평소 주성치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솔직히 고백컨데 영화관에서 그의 영화를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근데 말이죠...변명을 좀 하자면,
이전까진 주성치 영활 극장에 같이 가서 봐줄 친구가 없었죠.
다들 "비디오로 봐!"라고 말했단 말입니다.
(주성치 영화란 게 그렇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좋아라 하고 재밌어 하는데,
싫어하는 사람은 영화 보는 내내 인상만 쓰고 그러더라고요...--;;)
물론 혼자 가서 보면 되는 일이겠지만...뭐 제가 각별한 영화광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화가 직업과 연결되는 사람도 아니고 말이죠.
그 정도의 열의를 내기엔 제 정성이 부족했죠.
헌데 이번엔 다행히도 코드가 맞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히도 같이 보러 갈 수가 있었죠...^^v
역쉬 문화 코드가 맞는 친구가 있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흠흠...각설하고...
어쨌거나
저번 <소림축구>도 너무 재밌어라...하고 본 지라 각별히 기대를 가지고 보러 갔답니다.
그런데...개봉한 지 좀 지났다는 이유로 대개 극장에서 다 내려졌다라고요.
그래 간신히 강남 신사동 근처 극장에서 거의 막판 상영중인 표를 구해 보러 갔죠.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85점?(어디까지나 제 주관적 점수인 거 아시죠?)
<소림축구>보단 약간 창의성이 부족한 듯해서 -5점
생각보단 잔인해서 -5점
(악당 조직 이름이 도끼파니깐...어떤 종류의 잔인함인진 아시겠죠?
물론 그렇다고 무슨 호러 영화도 아닌데 정말 끔찍스럽게 잔인했단 뜻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그랬다는 뜻이죠. 글쎄 사람이 죽었단 말입니다...그것도 착한 사람이요!
음...이거 스포일러죠?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주성치의 등장이 부족한 듯해서 다시 -5점(^^;)입니다.
"와 특이하다!" 이런 종류의 재기발랄함보단
"어디선가 본 듯한데...? 그렇지만 이렇게 하는 것도 재밌군..."하는 종류의 웃음이 많았달까...
그래도 주성치 특유의 과장되고 허무맹랑한 유머는 여전하고
그 말도 안 되는(!) 엄청난 고수들의 실력 자랑도 정말 근사했습니다.
워낙 작은 규모(한 50명 정원일까?)의 상영관에서
적은 숫자의 관객(한 20명 정도 되었을까?)과 본 지라
(상영 막판엔 거의 소극장 규모의 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거 아시죠?)
신나게 웃다가도 슬슬 주위의 눈치를 살펴야 했던 아픔은 있었지만...
그래도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더구나...^^
그 관객 중에 '양동근'군도 끼어 있었거든요!
어찌나 반갑던지!
사실 극장 로비에서 먼저 보긴 했는데 그땐 긴가민가 했었답니다.
닮긴 너무 닮았는데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 콜라를 마시고 있어서요.
근데 영화를 보면서 모자를 벗는데 그 특유의 뻗쳐대는 머리가 스크린을 가려서 확신을 할 수 있었답니다.
하도 오랫동안 <뉴논>을 보며 친숙해진 얼굴인지라 그만 저도 모르게 다가가서 인사를 할 뻔했지요. 꼭 아는 사람을 만난 거 같아 반갑더군요.
어쨌든...흠흠.
주성치의 황당무계 영화를 또 한 편 볼 수 있어서 너무 신났고, 동근군도 볼 수 있어 더 좋았던 날이었습니다.
동근군도 황당무계 코미디 영화와 코드가 잘 맞을 거 같은데 말이죠.
첫댓글 저도 재밌게는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문득 드는생각은.. '음.. 주성치가 네오가 되고싶었던게야..' ^^;;
엉덩이 까고 앉아서 똥싸는 장면을 보고, 나혼자 포복절도... 아, 저렇게 자신만의 코미디를 밀어붙이는구나. 그동안 오랜세월 언더로 살던 주성치가 메인스트림에 합류하고도 자신만의 웃음으로 미는게 보기 좋더만요.
참 재밌게 봤습니다^^ 더불어 동근이와 함께라는 것도...물론 우리 둘만 기뻐하며 본거긴 하지만....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