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숫놈 진도개 두마리가 있다.
큰놈 이름은 진돌이 이고 나이가 7~8세, 작은놈은 이름이 아롱이로서 나이는 3세이다.
큰놈은 벌써 노견이 되어 사람들 마냥 소변 누는데 힘들어 한다.
작은놈은 한창 청년으로서 미남인데다가 장골이 우람하고 힘이 넘쳐 줄을 풀어 주면 집 뒷산이 온통 제 놀이터이고 사냥터이다.
지난해 10월이 끝나갈 즈음에 일이다.
작은놈 아롱이가 집 밖으로 나갔다 오더니 왠 예쁜 암컷 삽살개 한마리를 데리고 왔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가도 이 삽삽개는 아롱이 녀석 뒤만 따라 다니고, 자기네 집에를 가려고 하지 않았다. 먹이도 진돌이와 아롱이의 먹이를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잤다.
현재 진돌이와 아롱이 녀석들만 보살피는 것도 힘겨운데 한 녀석이 더 보태진다고 생각하니 감당이 되지 않았지만 아롱이 녀석 이 기회에 총각 딱지 뗄 기회라 생각되어 무관심한척 방관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삽살개는 이미 발정이 난 상태이었으나 아롱이는 모태 솔로로서 전혀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것이다. 둘이서 좋아 온갖 장난을 치며 대사를 치루려 하지만 막상 붕가붕가 시도하다가도 마지막 골문을 찾지 못하여 내려오곤 하였다. 급기야 색시가 올라가 붕가붕가 시늉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는 타고난 본성으로도 문제를 해결하는가 보다. 11월 초 어느날 아침 드디어 두 신랑신부는 성공적으로 대사를 치루어 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이 부분에서 박~ 수~)
이 모습을 바라다 보는 나는 답답하였다.
임신 한 삽살개를 내쳐야 하는데 삽살개는 도통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지를 않는다.
진돌이와 아롱이를 데리고 모악산에 올라가면 거기까지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 온다. 잡으려 해도 잡혀 주지도 않는다. 새끼 갖은 개를 함부로 멀리 내칠 수도 없다.
어떻게 하여야 하나 걱정하는 나에게 우리 집에 들어온 업둥이 개인데 우리가 새끼 낳을 때 까지는 보살펴야한다고 아내는 주장하였다. 이름은 복순이로 부르기로 하였다.
세월이 어느덧 두 달이 흘러 산달이 다가오자 우리 부부는 주말에 부산을 떨며 새끼 낳을 장소를 마련하고 겨울철 혹한에 대비하여 보온 시설을 하였다. 또 개에게는 북어가 인삼이라고 하여 시장에 가서 새끼 나면 먹일 북어 부산물 한 포대를 사왔다.
2012년이 저물어 가는 12월28일 저녁7시쯤, 아들이 맹장수술을 하여 서울에 갔다와서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집 뒤에서 강아지 울음소리가 요란하였다. 급히 나가보니 이미 강아지 4마리가 태어나서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어미가 이미 뒤처리를 하여 따로 도울것은 없고, 날씨가 무척 추워 급히 담요 가져다가 보온을 하여 주었다. 그런데 새벽 2시에 추위가 걱정이 되어 나가보니 새끼를 또 4마리 더 낳아 총8마리가 소리를 지르며 엄마 젖을 빨고 있었다. 어미개가 배가 많이 불러 새끼가 많이 나오리라 예상 했지만 이렇게 많이 나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하였다.
아침이 되어 나가보니 날씨는 더 추워 새끼들의 몸통이 별로 따뜻하지가 않았다. 얼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득 들어 급히 상자를 준비하여 새끼를 모두 담고, 어미는 안아 지하 보일러실로 옮겼다. 지하인데다 보일러실이어서 그래도 제법 따뜻하여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새끼가 너무 많아 어미 젖이 부족할듯 하였다. 산모 젖 많이 나오게 하는데는 돼지 족발이 최고라고 하며 마누라는 족발을 사다가 급히 달이여 먹였다. 북어국에 돼지족에 우리 업둥이 복순이가 호강이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며 복순이는 내 온몸을 힘들게 한다.
새끼가 많은 탓인지 하루에 먹는 양이 엄청나다보니 배설물 또한 엄청나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배설물을 치우는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밀폐된 공간이다 보니 그 냄새 또한 참으로 참기 어렵다. 새끼들 때문에 밖에 내어 놓을 수도 없으니 진퇴양난이다.
오늘로 새끼가 태어난지 3주가 지났다.
새끼 8마리가 밀치고 싸우며 어미 젖을 서로 빨려고 하는 모습에 새삼 생존의 본능이 경건하게 보인다. 눈을 뜨고 꼬물꼬물 기어 다니며, 제법 컹컹 개 짖는 소리를 흉내 내는 모습도 귀엽다.
엄동설한에 태어난 업둥이 새끼들이 무사히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소원하여본다.
첫댓글 좋은일 하셨네요 ^^ 북어국 ,족발국에 업둥이 복순이 호강하네요,,,
구여운 강쥐들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구요^^
죽암님댁 가족들도 건강하시고 행복 하시길 바랍니다 ^&^ ...
동물을 사랑하시는 죽암님의 따듯한 마음씨가 이 추운 날씨도 녹게 만드는군요...
꼬물이들이 많이 태어나서 힘드시겠어요..
아내 되시는 분도 참으로 마음이 곱습니다~*늘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일만 있으시길
기원할께요~♥
사랑이 많으신 분이세요.. 복순이의 복이 넘칩니다
좋은 일 하셧내요. 여느사람이라면 감당하지 않앗을일인데도 잘 해 내시내요. 복덩이가 들어온것은 복 받으시라고 한듯 합니다. 복 많이 받으실겝니다.
엄동설한에 어미와 새끼개들 보는라 힘드셨겠어요. 집안에 행운이 가득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