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투데이 김지성 기자]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인수전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현대기아차그룹과 삼성그룹의 2파전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한국무역협회가 인수 희망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바라는 등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 한전, 23∼25일 감정평가 후 매각공고
한전은 10일 가능한 한 이달 말에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대일감정원과 경일감정평가법인에 본사 부지 감정평가를 맡긴 상태다.
한전은 이달 23∼25일 감정평가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축구장 12개 규모인 한전 본사 부지(7만9천342㎡)의 2013년 기준 장부가액은 2조73억원, 공시지가는 1조4천837억원이다. 시세는 3조∼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 현대차, '아우토슈타트' 구상...'잰걸음'
현대차그룹은 다소 비좁은 양재동 본사의 대체지로 한전 본사 부지를 일찌감치 점찍고 응찰 전략을 세우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한전 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건립, 그룹의 관제탑 기능을 하면서 문화와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폴크스바겐그룹 본사를 본떠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전 부지 인수에 성공하면 양재동 본사는 미래 자동차를 연구하는 연구·개발(R&D)센터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입찰 참여 예상 기업들의 동향을 파악하면서 내부 부문별 핵심인력으로 회의체를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삼성, 신중 모드…"계열사 차원 관심?"
삼성그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등 신중한 태도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물산이나 삼성생명 등 계열사가 비즈니스 차원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무리해서 인수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경쟁하면서 비싼 가격에 한전 부지를 살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서초동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태평로에 삼성
생명과 삼성화재가 이미 자리를 잡아 현대차그룹처럼 절박하지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재계는 그러나 삼성이 내부적으로 입찰 참여 여부와 기대 효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1년 한전 본사 근처의 한국감정원 부지를 2천328억원에 사들였다. 앞서 삼성물산은 2009년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 본사 일대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만들었다.
◇ 무협, 컨소시엄 참여방안 모색
또 다른 인수 후보로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뤼디그룹((綠地集團), 세계적인 카지노그룹인 라스베이거스 샌즈, 프랑스의 대형 건설업체 브이그 등이 거론된다.
뤼디그룹과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경우 한전 부지에 카지노 설치를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이지만 허가가 나기 쉽지 않아 입찰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삼성동에서 자회사인 코엑스를 통해 컨벤션센터를 운영 중인 한국무역협회는 한전 본사 부지 인수전에 참여할 길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전 본사 부지를 포함해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업무·마이스(MICE, 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무협의 의견이 반영된 만큼 명분도 있다는 것이다.
무협 관계자는 "직접 인수할 자금은 없지만, 인수 희망기업이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하면 검토한다는 입장"이라며 "부지 개발 방향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흥행 성공할까…한전, 연내 팔아 빚 줄일 계획
한전은 연내 본사 부지를 팔아 빚을 줄일 계획인 만큼 입찰 흥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찰 참가 자격에 제한이 없는 최고가 일반경쟁 방식을 선택하고 인수대금의 1년 분납을 허용한 것은 특혜 시비를 없애는 동시에 최대한 땅값을 많이 받으려는 의도다.
한전 부지의 40%가량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해야 하는 점도 인수 희망기업 입장에서는 고려 사항이다.
매각 공고가 나면 응찰 기업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경쟁 입찰의 경우 일반적으로 2곳 이상이 응찰해야 입찰이 성사되는 만큼 한전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입찰금액의 5%를 보증금으로 내야 하는 등 인수에 수조원이 드는 만큼 이 같은 자금력을 가진 기업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매각의 성패가 달려있는 상황이다.
첫댓글 현대가 인수하여 멋진 세련된 건축물을 완성하면 좋겠네요. 꼭 초고층은 아니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