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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OTAX]카오스#연구&토론# 원문보기 글쓴이: boycop
고국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너무 간절해질 때에는 인터넷으로 한국뉴스도 보고 개그프로그램도 보고 이렇게 인터넷으로 여러분들의 일상을 구경하며 웃고 눈물 짓기도 하는 이제 서른을 넘겨버린 젊은이입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남녀간 데이트 때 더치페이 문제, 루저 소동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제가 받은 사랑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점점 동이 터오네요.
저는 미국에서 공부를 마무리 짓고 있는 사람입니다. 한글을 다시 쓰려니 표현이 다소 서툴러도 이해해주십시오.
큰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부도를 맞으시고 우리 모두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죠.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며 그 등쌀을 피해서 생활하다가 입 하나라도 덜고 학비걱정이나 좀 덜려고 군대를 자원해서 갔습니다.
제대 후에도 집형편은 나아진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학기 휴학해서 돈을 벌고 한학기 다니다가 한학기 또 휴학하고 이런 생활을 했습니다.
경남의 한 중소도시 대형마트에서 일했는데 커피나 햄 같은 거 시식할 때 나레이터모델들을 고용해서 유니폼 입혀서 시선을 끌고 손님들의 시식을 종용하는 역할을 맡기는데 그 중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한 모델이 있었어요.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 잘하는 모델들 틈에서 유독 말 한마디 못하고
오히려 손님들이 다가와서 알아서 시식하고 물어보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더라는 거죠.
그 모습이 너무 웃기고 인상 깊어서 저도 다가가서 시식하고는 몇 가지 물어보고 했는데
이 모델분은 나레이터모델답지 않게 말하는 것도 너무 수줍어하고 얼굴 빨개지고...ㅎㅎ
원래는 밤늦게까지 매장정리하고 맨마지막에 퇴근을 하지만
그날은 죽어도 일찍 가야만 하는 일이 있다고 나레이터모델들 마치는 시각에 맞춰 출구에서 계속 기다렸어요.
그분들이 우루루 몰려나와서 각자 집으로 가기도 하고 몇몇은 시내에서 놀기 위해 같이 택시 타고 가는데
이 여성분만 외톨이처럼 혼자 버스를 기다리더라구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저..매장에서 일하는 OO인데, 남자친구 없죠? 저랑 사귀어보는 건 어때요? 저 정말 괜찮은 놈인데요..제발요...주절주절.." 하면서 울상을 지으니까 처음엔 깜짝 놀라더니
"아! 기억해요" 하면서 아는 척을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폰번호를 얻었어요. 저는 돈이 없어서 휴대폰도 없었구요.
그래서 시식행사가 잡힐 때마다 우린 늘 보게 되었죠.
그 친구는 일부러 마트 행사를 자원했구요. 일하기 편한 대신 페이가 적어요.
그래도 제가 뼈 빠지게 일하는 것보다 나레이터모델분들이 더 많이 받으시더라구요.
외부행사 나갈 때는 더 많이 받고..
지명되면 거기서 더 받고..
우린 너무 가난한 커플이라서
남들 먹는 커피숍이나 스파게티점이나 피자헛에도 못갔어요.
그리고 학비도 모아야 했고 집에도 보태야 했던 저보다는
아무래도 돈을 좀더 받고 집안형편도 조금 나은 여자친구가 데이트비용을 거의 부담했구요. 저는 거지 중의 상거지, 개털 중의 상개털이었어요.
집에서 쫓겨나면서 옷도 못가지고 나와서
때 묻어도 티도 안나는 아래위로 군복을 구해서 입고 다녔거든요. 잠바도.
막 입고 아무리 빨아도 티도 안나니까요.
크리스마스 때는 길거리의 붕어빵이랑 군밤, 호도과자 섞은 게 우리의 만찬이었고 그걸로도 너무 행복해했어요.
여중여고 앞 떡볶이도 우리의 주 메뉴였구요.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그런 거 우리한텐 사치였어요.
다니다가 꽃바구니 버려진 게 눈에 띄면 주워서 기념일에 부직포와 솜을 사서 뽑기한 작은 인형과 ABC초콜렛이랑 칸쵸 같은 거 담아서 선물했구요. 화려한 케익과 포도주와 잔 두 개도 그림 그려서 앞에 두고 실제로는 초코파이랑 델몬트 병쥬스로 상상 속의 파티를 벌이며 즐거워하곤 했네요.
저는 몰라도 여친이 착하고 키도 크고 단아한 인상이기 때문에 아마 길거리 고백도 받았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한번도 그런 내색을 안해서 잘 몰라요.
학교 다니면서도 과외도 하느라 만날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저는 휴대폰도 없어서 연락도 안되는 사람이었구요. 언제나 제가 연락을 했죠.
한밤 중에 끝나서 언제나 공중전화로 잠깐 통화를 하고
일요일에야 좀 시간을 갖고 만날 수 있었네요.
(나중에 들었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여름에는 비 맞아가면서, 겨울에도 외부행사만 고집했대요. 찬바람 부는데도 짧은 치마에 배 드러나는 옷 입고 행사 했었대요. 돈 더 받아서 제 용돈 주고 제 학비 보태주려구요 ㅠㅠ 걔 친구들한테서 들었어요. 자외선과 대로변 자동차 매연과 먼지, 그리고 겨울바람에 얼마나 배가 아프고 피부가 깎였을까요..)
학교 다니는 내내 여자친구한테 용돈을 얻어 살았어요.
처음엔 안 받았는데 여친이
"나랑 결혼할 생각 없어? 결혼할 생각 가지고 있다면 돈 받아. 내돈이 네돈이니까 부담갖지 마. 그리고 친구들한테 얻어먹지만 말고 가끔 사주기도 하고 인심 잃지 말구. 남자는 인맥이 재산이잖아."
그 친구가 이렇게까지 얘기해서,
나중에 결혼해서 다 갚을게 하고 용돈을 받아썼습니다. 걔네 집에서 반찬 다 갖다 먹었습니다. 언제는 쌀도 가져왔더군요. -_-
그 전엔 기본반찬인 김치 살 돈은 물론이고 쌀 살 돈도 없었거든요. 정말 완벽한 거지였네요. 현금은 물론 계좌지급까지 모두 정지 당해서. 맨밥에 간장을 살짝 묻혀 짭짤하게 비벼먹는 게 매 끼니의 반복이었어요.
라면 사먹을 돈도 없어서 마트에서 라면박스 옮기다가 충격 받아서 부서진 게 가끔 나오는데 그걸 100원 씩에 사서 국 대신으로 국물 먹곤 했던 기억이 있네요.
자장면과 짬뽕이 너무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중국집 앞에서 냄새만 배부르게 맡고 발걸음을 돌리길 수십번.. 결국 상가에서 내놓은 그릇에 담긴 짬뽕국물을 마시면서 그 갈증을 달래기도했습니다.
저희집이 잘 살 때 제 동생이 사귀던 여자가 정말 착했는데 가난한 집안의 딸이어서 어머니 반대로 헤어진 적이 있었는데,
당시 저희집이 가난해서인지 제가 사귀는 여자에 대해 어머니는 별 말씀을 못하시더라구요.
고졸에 집도 그냥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집이라는 이유로
예전 같았으면 결사반대 하셨을 어머니께서..
그러다가 저희 아버지 사업이 다시 풀리기 시작해서 돈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집도 찾고 아버지 어머니도 각각 자가용 굴릴 정도로 어느 정도는 안정되었습니다.
제 여친에게 그런 말은 꺼내지 않았구요. 아직도 그렇게 알고 있을 겁니다.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 갑자기 돈 생겼다고 돈 쓰고 다니면 또 예전으로 돌아가버릴까봐 너무 무서웠거든요.
집에 빚이 너무 많아서 아마 나랑 결혼하면
부모님 빚을 갚느라 40살 넘게까지 고생할 수도 있다 그러니 생각 잘하라고 해도 제 여친은,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대. 좀 덜 먹고 덜 입고 아껴서 열심히 살며 조금씩 갚아가면 설마 죽을 때까지 못 갚겠어? 난 자기를 믿어. 내 걱정이라면 하지마. 미안한만큼 평생 나만 사랑해주면 될 것 같은데? "
정말 감동했습니다.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결심했을 때도, 나레이터모델 친구들이 다 말렸대요.
술자리에서 저한테 직접 얘기까지 하더라구요.
착한 희영이 배신하면 자기들이 가만히 안둔다고.
걔 친구들이 다 말렸어요.
유학가면 잘사는 여자들, 이쁘고 어린 애들도 수두룩할텐데 바보같은 너는 버려질 거라고.
미국에 와서 어학코스를 끝내고 전략협상 분야를 공부했어요.
쉽게 말해 Negotiator라고 하는데 협상전문가, 협상컨설턴트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한국과 미국이 무역과 시장개방 등의 문제로 FTA 할 때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라는 분이 한국측 수석대표로 주도하지 않았었나요? 그런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범죄현장에서 인질이 있을 때나 자살시도자가 있는 현장에 급파되어 일반경찰들이 현장 확보하고 SWAT 이 타격작전개시 하기 전에 쌍방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상을 시도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리고 각국간 군병력, 화기 유지 및 연합훈련 등 각종 협의를 하는 자리에 동원되기도 하고, 혹은 대형그룹들 간의 딜과 기업인수합병을 위해서 고용되기도 해요.
조금이라도 더 우위를 점해야 하고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해서 우리쪽에 좀더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죠.
우리 쪽에서 가장 강점으로 내세워 공격무기로 활용할 카드를 찾고, 상대 쪽의 약점을 찾아서 궁지로 몰아서 기를 꺾은 후 살 길을 터주는 식으로 며칠 동안 협상을 이어갑니다.
상대도 손해보지 않은 듯 맞춰주는 동시에 우리의 요구조건을 최대한 사수해서 최대한의 소득을 이끌어내는 거죠.
肉斬骨斷(육참골단), 捨小取大(사소취대)의 사자성어처럼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거죠. 군더더기 여러 조건들을 포용하는 대신 큰 덩어리 두 세 개를 가져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선 20년, 30년 후의 국제정세와 종목에 따른 계산까지 합니다. 물론 상대측에서도 날고 기는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우리의 계획이 뭔지 알 수 없어야 하는 거구요. 국제관계에서 그때의 종속관계를 위해 몇 십년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양방간 상황과 입장에 대해 몇 달 전부터 고용되어 몇 달 동안 밤새며 공부도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을 수 있구요, 계약금, 약속된 수고료 외에 성사될 경우 보너스도 받죠.
성사율이 낮을 땐 지명도도 떨어지고 금액도 낮아지고 소질이 없는 사람은 자연히 도태될 수도 있는 직업입니다.
미국에서는 많긴 하지만 아직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서 대우가 괜찮은 편이구요 한국에선 그런 전문양성과정이 없어서 아직 정부기관 및 대기업에서조차 인식이 미흡하고 금전적 대우도 미국만큼은 크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식만 제대로 이해되고 필요성이 부각된다면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겠죠.
국내엔 전문가가 너무 희귀하니까.
제가 여기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도 제 여친은 저희집이 아직 빚에 시달리며 힘들게 공부하는 줄 알아요.
그래서 수시로 돈을 송금해와요. 그거 쓰지도 않고 꼬박꼬박 모아놨어요. 일부러 말은 안했구요.
저희집 수준 어느 정도 괜찮아지고 제가 여기에서 공부마칠 때가 되니까 저희집에 선이 많이 들어온대요. 소위 돈 많은 집안에서요.
우리나라에 돈 많은 집안이 그렇게 많다는 거 처음 알았어요.
대도시 버스운송회사 소유주도 계시고, 서울 강남역 앞에 대형빌딩 몇 채 소유하고 계시는 집안도 있고, 할아버지 때부터 장관, 국회의원 해오신 권력집안도 있고, 거기다 인물도 좋다더군요. 저는 아직 못봤지만.
여기에서 공부할 때도 유학생들 모임에서 그런 집안 친구들 많았어요.
유학할 때 저도 몇 번 고백 받아봤어요. 다들 뭐하나 빠지지 않는 조건의 애들요.
일본이나 유럽애들 같은 다른 외국애들한테도 몇 번 받아봤고..
그런데 한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거지일 때 아무것도 보지 않고 저 하나만 품어 준 그 여자를,
어떻게 제 상황이 좋아졌다고 배신을 하겠습니까.
아직도 부유한 정도는 아니어서 유학생활 내내 일도 하고 돈 정말 아껴썼어요.
기한 지난 폐기처분 전 바게트빵 싸게 사서 끓인 우유에 불려서 배채웠어요.
레바논출신 애랑 우범지대 같은 곳에 방2칸짜리 렌트해서 돈 아끼며 지냈어요.
겨울에 전기장판 하나로 버텼고 여름엔 주워 온 선풍기.
먹을 거 없어서 쥐도 안와요. ㅎㅎ
그런데 돈 많은 집안 애들이 비싼 옷 쇼핑하러 다니고 좋은 차 구입해서 놀러다니고 파티하고, 대기업 누구 딸, 어느 병원장 딸 이런 애들이 수두룩한데 걔네 중 몇몇이 호감 비치면서 따라다니면 여러분들은 어떨 것 같은가요?
전유성씨 말씀대로,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편안해지는 거 한순간이예요.
그런데 그 여자분들...
제가 만약 죽을 병에 걸리거나 위험한 순간에 처한다면 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까요?
그 친구들에 대해선 몰라도 제 여친에 대해선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저는 딴맘을 먹을 수가 없었어요.
돈은 정말 사람을 편하게 해주더군요. 많은 것을 해결해주고.
그런데 단지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일뿐 그 이상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돈은 진짜사랑과 타협하거나 비교하기에는 성질 자체가 달라서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요. 단지 사랑을 해치지 않을만큼 최소한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한처럼 맺혔던 돈에 대한 집착을 버렸어요.
이제 한국에 들어가든, 미국에 불러들이든 제 남은 인생 그녀를 위해 희생하려구요.
그녀가 제게 모든 걸 주었듯 이젠 제가 그녀를 보호해주려구요.
평생 한 여자만을 위해 살 겁니다.
죽을 때까지 제 눈 속엔 그녀 밖에 없을 거예요.
여자한텐 20대가 인생의 절반이라고 하죠?
그 가장 아름답고 싱싱한 20대를 저를 위해 버린 여자입니다.
억만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젊음을 저를 위해 버린 여자입니다.
어느 누가 사랑하는 사람을 무려 5년이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외국에 보내놓고 흔들리지 않고 믿고 기다려 줄 수 있을까요? ㅠㅠ 제가 유학 중에 좋은 배경 가진 여자 만나서 연락 끊고 다른 사람과 결혼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제 심장을 누군가에게 꺼내 맡겨야 한다면 그녀에게 맡길 겁니다.
죽을 위험에 처해도 저를 위해 희생할 여자라는 걸 확신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기꺼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그러고보니 참 신기하게도 우리는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네요.
첫번째 이유는, 그녀가 화를 낼 줄 모르는 착한 사람이어서입니다.
제가 특별히 화나게 했던 기억도 없지만 다른 일에도 화를 내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언젠가 집요하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녀가 말했습니다.
그냥 단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자기를 괴롭히려는 의도로 일부러 그러진 않았을 것이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늘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자신이 답답해서 제가 화나진 않았었냐고 되물었던 사람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제가 화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제게 화를 내는 일이 있다면 그건 반드시 제게 잘못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그녀가 제 앞에서 제게 화를 내고 있다는 그 현실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고 안심할 것입니다.
화를 내건 어떻건 일단은 제 앞에 있어줬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할 것입니다.
여러분..
돈으로 할 수 있는 사랑이 가장 쉬운 사랑입니다.
좋은 차 타고 다니고, 좋은 요리 먹으러 다니고, 좋은 옷 쇼핑하러 다니고, 비싼 선물 사주고, 기념일마다 몇 만원 하는 선물바구니와 이벤트 하는 거...
돈만 있으면 어느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해주고 싶은데 해 줄 수 없어서 눈물 흘리며 미안해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진짜 당신을 위해 자기 수명도 떼어 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제게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받았던 조건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100을 가졌다면 100 모두 내어주고도 더 줄 수 없어서 미안해 하는 사람.
그런 사람과 살 수 있다면 아마 당신은 평생 사랑받고 보호받으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희영아..
나 약속 지켰다. 절대 유학 가서 다른 여자 내 가슴에 담지 않겠다고 너한테 맹세한 약속.
그리고 앞으로도 지킬 거야.
나 너한테 붕어빵이랑 떡볶이랑 캔커피 밖에 못사주고 언제나 버스 타고 데이트 하고,
너한테 FI*A 운동화 사주려고 했을 때 네가 매장에서 도망나가서 대로변의 잡브랜드 1만원짜리 운동화 골라 신고 나 만날 때마다 그것만 신고 나오고...
나 정말 거지처럼 구질구질하게 살고 인생 막막했는데 네가 나 품어줘서 나 유학 갈 꿈도 가질 수 있었어.
유학 갔다가 실패하고 돌아오게 되어도 비웃지 않고 기쁘게 환영해 줄 네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난 돌아갈 곳이 있어서 용기를 낼 수 있었거든.
너 아니었으면 아마 꿈도 잃어버리고 한국에서 대학중퇴에 하루하루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로 살고 있을지도 몰라.
앞으로도 내가 언제든 돌아갈 집 같은 네가 나한테 있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안심하고 시도할 거야.
네가 전에 보낸 편지에
"자기가 너무 잘나버려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더이상 없어. 어쩌지? 자기가 그렇게 커져가고 멋있게 변해가는 동안 난 7년 동안 더 늙었고 더 무식해졌고 더 초라해졌네..
그런 자기 옆에 이런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나 자기한테 너무 미안해서 어떡하지? 그러니까..
정말정말 나보다 더 자기 마음 안에 들어오는 여자를 찾게 되면 그때 나한테 꼭 말해줘.
내가 봤을 때 좋은 여자면 안심하고 자기 보내 줄 수 있을 거야.
난 괜찮으니까 자기는 자기가 더 멋지게 날 수 있는 그것만 생각해.
대신 다음 생이 또 있다면 그땐 꼭 날 선택해줘야해.
그땐 나도 부잣집에 똑똑한 여자로 태어나서 자기한테 어울릴만한 여자로 태어날 테니깐."
희영아..
나.. 네가 보낸 그 편지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넌 모를거야.
지금 이 글 쓰면서도 눈물이 흘러서 모니터가 안보여..
내가 널 두고 어느 여잘 사랑할 수가 있겠어..
너처럼 좋은 여자는 내가 천번을 다시 태어나도 아마 만날 수 없을 거야.
네가 나한테 안어울릴까봐 걱정하는 거라면,
나 내가 배운 공부 다 버리고 붕어빵장수 아저씨로 살 수도 있어.
내가 익힌 것들 때문에 네가 힘들어하는 거라면 말이야.
내가 죽어서 하나님 곁으로 갔을 때, 내 인생에 너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딱 그것만 말씀드릴거야.
내 인생의 모든 것은 너로 인해서 꽃 피울 수 있었으니까.
내 어머니가 나를 낳으셨다면,
지금의 나로 이렇게 키운 두번째 내 어미는 바로 너야.
내게 아무 힘도 없을 때가 있었는데
그 첫번째 시기에 내 부모가 나를 키우셨고,
그 두번째 시기에 네가 나를 키웠어.
일시귀국일지 영구귀국일지 아직 결정짓지 못했지만
한국 돌아가면 그때 처음으로 무릎 꿇고 네게 청혼할게.
우리..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사랑 지켜왔잖아.
우리 애들이 컸을 때
이 글을 보여줄거야.
그리고..
아빠가 엄마한테 이런 무한의 사랑을 받았다고,
그때 이미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자였다고,
엄마는 아무 것도 없는 아빠를 조건없이 품었고
그래서 아빠는 큰새가 될 수 있었다고,
아빠가 할아버지할머니께 생명으로 진 빚이 있다면
엄마에겐 녹 슬어 버릴 뻔한 심장과 황폐해질 뻔한 영혼의 빚을 졌기 때문에
아빠는 죽을 때까지 엄마에게 빚을 진 셈이라고,
그래서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영원히 빚을 갚는 심정으로 엄마를 사랑할 거라고.
그게 내가 너희들보다 엄마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니까
너희들이 이해하라고
그렇게 말을 할 거야.
사랑한다.
영원히..
...
이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으랴.
그것은
평화요
안식이요
이 세상의 마지막이요
처음이다.
-정호승의 《연인》중에서-
.....
아!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저기 한국사이트랑 한인유학생 커뮤니티에 올라왔다고 동생들한테 메일도 십 수 통이나 오고 전화도 좀 받았네요. 한국의 제 여자친구는 나레이터모델 했었다고 말했던 것 밖에 없는데 저인 줄 어떻게 알았을까요?
지금은 안해요. 현역으로 뛰기엔 나이가 너무 많잖아요. 요즘은 모델에이전시에서 인력관리를 하나봐요.
새벽에 일어나서 워크샵 자료 배열하다가 여자친구가 생각나서 그냥 끄적거리다가 한국 생각 날 때 가끔 들어오는 네이트에 써놓고 나간 건데 파급효과가 굉장하군요.
원본은 수정버튼을 클릭하다가 그만 삭제를 눌러버렸어요. 처음에 댓글 달아주셨던 분들 미안해요.
다행히 초본이 워드패드에 남아있어서 평소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저희 스토리를 덧붙이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이렇게 긴 글을 누가 읽을까 싶어서 그냥 제 기분에 취해서 담고 있던 속마음을 쏟아내고 말았네요.
처음에는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톡커님들께 제 경우가 조언이 될까 싶어서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엄청 길어져서 결국 저 혼자만의 글로 전락해버렸구나 싶어서 다른 분들이 읽으실 거란 기대는 접고 집을 나섰거든요.
그런데 정리도 안돼서 문단도 안 나눴고 뒤죽박죽인 초본이 엄청 퍼져버렸네요. 초본은 엉망이라서 좀 부끄러운데..ㅎㅎ
읽어주신 분들, 여기저기 다른 사이트에 담아가주신 분들, 추천 눌러주신 분들, 댓글 달아주신 분들, 격려해주신 분들, 그리고 동생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제 여자친구 귀에는 아직 안 들어갔나 보네요. 아무런 연락 한통 없는 걸 보니. :p
올 크리스마스도 만나지 못하는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메일로 알려줘야겠어요.
제가 그 친구에 대해 평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지내고 있는지 그 친구가 이 글을 통해 잘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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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입니다.
정말 예상외로 퍼져 나가버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hua~~이렇게 반향이 클 줄 알았더라면 책을 내서 팔 걸 그랬나봐요. haha
글을 생각나는대로 감정대로 쓰다보니 앞뒤 안맞는 부분도 있고 예상했던대로 오해도 낳고 있네요. 쓰고 둘째날까진 다시 들어와서 나름 조금 손을 보긴 했는데도 이렇습니다.
글 올리고 나서 파장도 커지고 너무 신경이 쓰여서 일이 계속 손에서 겉돌았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안들어오고 집중하려 했는데 이것 참.. 유학 마치고 가신 분들은 짐작하시겠지만 굉장히 시간이 부족한 편이거든요.
여친과 통화를 했는데 그 친구는 너무 무서워서 못 들어왔답니다. 하하.. 어제도 사무실에서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사이트에 들어가서 인사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수 백 번 망설였다고 합니다. 결국 용기를 못내어 아직도 못 들어가고 있나봅니다. 그 친구 의외로 너무 겁도 많고 소심한 구석이 있어서요.ㅎㅎ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할 사람은 사실 여친뿐입니다. 어려운 사랑을 한 사람은 제가 아니라 제 여친이거든요. 제가 한 건 너무 당연한 도리여서 모든 칭찬을 받아야 할 사람은 여친뿐입니다. 저는 받은 사랑 뿐이니.
본문을 다시 읽어보니 마치 제 자랑한 것 같긴 하네요.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단지 결과를 표현하려다보니. 너그러운 양해바랍니다. 여친한테 제가 하는 것 때문에 비난받을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다치지 않게 제 나름대로 치밀하게 계획세우고 조율해서 그것으로 인해 우리사이에 또 어떤 결과가 태어나도록 일부러 그렇게 한 건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그녀가 부쳐주는 돈을 돈이라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그게 뭐랄까.. 우리를 연결해주는 어떤 매개체 같은 의미로 인식했어요. 그녀가 송금해 올 때마다 찍히는 금액이 마치 우리의 역사(?)가 기록되는 것처럼 느껴졌었거든요. 제딴엔 그런 것들이 (살아가면서) 우리의 감정을 더욱 단단하게 이어 줄, 돈으로 만들 수 없는 애틋한 추억이 될 거라 여겼어요. 한편으론, 그런 게 미안해서라도 저 스스로 딴맘을 먹지 못하도록 죄책감으로 저 자신을 잡아두려는 lasso처럼 쓰고 있었던 면도 있구요. 그래서 그녀가 송금해오는 걸 막지 않았는데 여러분들의 질타에 귀기울여보니 그게 저의 이기심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
아닙니다 그냥 욕해주십시오. 뭐라 해명해도 그냥 제 합리화고 변명 밖에 안되네요.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좀 이렇습니다. 생각이 깊지 못합니다. 제가 어리석고 생각이 짧았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겠습니다. 매일 단점을 발견하고 고치는데도 오늘도 또 배울 점이 생기는군요. 모르고 살 뻔 했는데 고칠 수 있게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남자가 될 수 있도록 더 꾸짖어 주십시오. 보약으로 알고 감사히 듣겠습니다.
자기야 미안해 :**(
제가 흔들리지 않은 건, 잘했다고 칭찬받을 일은 전혀 아니고, 단지 처음부터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련도 없었을 뿐이예요. 제가 번 제 돈도 아니고 제 팔자에 있는 여자들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니 관심가질 이유가 없다고 여겼을 뿐입니다.
돈을 구걸할 필요가 없으니 그들에게 비굴해질 이유 없이 당당할 수 있었구요.
가진 게 없으니 이제 앞으로 담을 일만 남았다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하려 했습니다.
사실 인사와 해명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어제 썼었는데 두 페이지 빽빽하게 나오더군요. 오해소지에 대해서 일일이 해명을 쓰다보니 굉장히 느낌이 이상해지더군요. 마치 수학이나 국어 해설서같은 느낌이 나서.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썼는데도 한 페이지가 나왔구요.
고심 끝에 잠들기 전 다시 한번 썼습니다. 정말 다 빼구요. 별다른 해명도, 추가 에피소드도 넣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기네요.
여기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사실이며, 과장 또한 없습니다. 오히려 축소를 했죠. 짬뽕국물도 사실이고 집이 조금 괜찮아진 건 사실이지만 부유한 유학생활을 할 정도는 안되고 처음부터 없이 했으니 이미 익숙해져버려서 오히려 이게 더 심적으로 안심됩니다. 학비와 굶지만 않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다른 곳에 돈 쓸 일도 없으니. 이게 사실이고 저희가 실존인물이면 놀라실 분들이 많으시겠군요.hh.. 그러려면 저희를 공개해야 합니다만 그러기가 참.. 쉽지가 않네요. 12월이면 과정을 끝내고 귀국예정이 있긴 합니다만. 일년 남았네요. 선 이야기로 의심하시는 분도 계신데 사실입니다. 어제도 어머니께서 그것때문에 전화 받으셨다고 하시더군요. 전부터 제 소문이 좀 과장되게 난 편이라. 어머닌 아직 좋은 곳에 약간의 미련이 있으신가 본데 저는 원래 불효자니 평생 저와 함께 할 사람이니 제게 맡겨달라고 미리 못박아 두었구요.
어차피 다른분들께 믿어달라고 쓴 글이 아니니 소설이라 하셔도 뭐 상관은 없지만, 오해를 낳게 된 건 자세한 과정과 이유를 빼고 썼기 때문이고 제가 잘못 처신하고 있는 것도 있을테지만 절대 제 여자 가슴 아프게 하진 않겠으니 안심하시고 너무 큰 걱정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런 걸로 제 자랑 하려 했거나 아까워 하는 감정이 제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아마 이런 글 올리지도 않았을테고 이미 마음 바꿔 먹었을지도 모르죠. 안심하십시오. 알렉스씨처럼 늘 발 씻겨주고 안마도 해주고 그렇게 받들며 살겠습니다. 남자분들은 욕하실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드리세요. 분명 더 크게 돌아올 겁니다. 남한테 해주는 게 아닌 당신의 사람에게 해주는 거잖아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모두 가슴 속에서부터 나오는 사랑한다는 말 꼭 하시길 바라고, 싱글이신 분들은 이제 더 착하고 더 좋은 짝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본인들에게 있다는 걸 다행으로, 그렇게 긍정적으로 여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to you and your everything!
P.S 비밀토끼님 저는 싸이월드 같은 걸 하지 않아서 여기서 전합니다. 원하시는 분들 모두 저희 이야기를 가져가셔도 권리주장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행복한 후유증으로 인해 삭제할까도 상의했지만 결국 남겨둔 이유는, 우리 이야기로 감정을 공유하신 모든 분들께 이미 소유권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마음껏 가져가셔서 좋은 소설 쓰시기 바랍니다. 만약 책 나오게 되면 싸인하셔서 한권만 선물해주세요 :) 기쁘게 소장하겠습니다.
글 올리는 거 도와준 폴군 고마워.
p.s 추가글 때문에 또 길어져버렸네요. 쓸 때마다 길어지니 이것 참...난감...
B.G.M은..유학초에 가끔 참고 참아도 그 친구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보고 싶을 때, 공부하는 과정이 너무 막막해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손 내밀어 도움 청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내일이 오는 게 두렵고 잠이 들어버리면 내일은 사형장에 끌려갈 것만 같은 그런 두려움에 째깍째깍 초침소리에 너무너무 공포감에 질려서 한국으로 도망쳐버리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사진이랑 예전 편지 펼쳐놓고 목놓아 실컷 울어서 속응어리를 풀고 진정시키곤 했는데 그때 애용했던 노래 중 하나라서 첨부한 것이고요, 언젠가 웅이아버지 라는 개그코너 봤을 때 거기서 발견한 노래입니다.
아 이건 아버지께서 해주신 favorite quotes입니다. 명언, 어록..격언 뭐 대충 그런 의미인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덧붙입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하늘을 감동시키지 못할 노력으로는 하늘 아래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여친자랑] 돈으로 하는 사랑이 가장 쉬운 사랑입니다
첫댓글 존나기네 미친
아 ㅅㅂ 세줄요약모르냐
취득점수 74점 c0
결론은 역시 돈 벌려면 사업이 짱이다 라는 것이군요
D+ 네이트톡ㅋㅋㅋㅋ
사실이라면 정말 멋지다
감동적이네
ㅋㅋㅋㅋ 이거 좀 당황스럽네. 돈만있으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존나길어십라
반성하게 된다
진심 감동적이다..ㅋㅋ 훌리들 쿨한척 쩌네 ㅋㅋ 개색히들
이런 되다만 병신같군
훌리새끼들은 병신 상병신 개병신 씹병신 등등 별 병신이 많아서 저러는거
레알이면 진짜 저 남자새끼 좆나 부럽다
결론이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