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22대 총선에서 가장 이상한 선택으로 떠오른 지역이 수원 정입니다.
선거기간에 막말을 연신 쏟아내서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아 사퇴까지 요구받았음에도
당선되었는데, 무효표가 승패를 가른 표보다 더 많았다고 합니다.
"이게 웬일이지?" 온갖 추측이 쏟아집니다.
이런 글을 쓰면서 가장 헷갈리는 것 가운데 하나가 ‘왠/웬’입니다.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막상 사용하려면 어느 것이 맞는지 또 아리송해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헷갈리는 경우는 ‘왠지’와 ‘웬지’입니다. 발음이 거의 같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요다.
정답은 ‘왠지’가 바릅니다.
‘왠지’는 ‘왜인지’가 줄어든 말이고, ‘왜 그런지 모르게’ ‘무슨 까닭인지’라는 뜻입니다.
“올해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왠지 오늘은 달달한 것이 당긴다”처럼 쓰입니다.
‘왠지’가 ‘왜인지’의 준말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웬지’로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웬’은 ‘어찌 된’ ‘어떠한’을 뜻하는 관형사입니다. 관형사는 명사를 수식하는 말이거든요.
따라서 ‘웬’ 다음에는 반드시 명사가 옵니다.
“이리 늦다니 웬 영문인지 모르겠다” “웬 걱정이 그렇게 많아” 등과 같이 사용됩니다.
그럼 ‘왠걸’은 어떻게 될까요? ‘웬걸’이 맞는 말입니다. ‘웬 것을’이 줄어 ‘웬걸’이 됐기 때문입니다.
“웬걸 먹을 것을 이리도 많이 사왔냐?” “웬걸 사람이 이렇게 많이도 모였냐?”
“안 먹던 술을 웬걸 그렇게 많이 먹었던지”처럼 써야 합니다.
‘왠일’도 틀린 말입니다.
‘어찌 된 일’이라는 뜻으로 원래 ‘웬 일’ 형태였겠지만
‘의외’라는 의미의 한 단어로 취급해 ‘웬일’이 됐습니다.
“웬일로 여기까지 다 왔니?” “이게 웬일이냐” “지각 한 번 없던 그가 결석을 하다니, 웬일일까?"
와 같이 사용됩니다.
‘웬 떡’ ‘웬 걱정’ ‘웬걸’ ‘웬일’ 등처럼 ‘왠지’ 외에는 모두 ‘웬’이라고 쉽게 생각해도 됩니다.
맨앞에서 얘기한 수원정 유권자들의 엄청난 무효표 생산 까닭이 뭘까를 생각하면
'왠지'으로 써도 되고 '웬지'으로 써도 될 듯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