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조개과에 속하는 꼬막은 예로부터 임금님의 수랏상에 오르는 8진미(珍味) 가운데 1품으로 진상됐고 조상의 제사상에도 반드시 오른 음식이다.
돌조개과에는 참꼬막과 세꼬막, 피조개 3종류가 있는데 모양은 서로 비슷하지만 크기와 껍데기에 패인 부채꼴 모양의 방사륵(放射肋) 수로 구별한다.
참꼬막은 방사륵이 17~18줄, 세꼬막은 32줄, 피조개는 42줄 안팎이다.
참꼬막은 제사상에 올린다고 해서 ‘제사 꼬막’으로 불리며 세꼬막은 껍데기의 골이 꼬막보다 가늘게 패인 것으로 제사에 쓰지 못한다고 해서 ‘똥꼬막’으로도 불린다.
또 참꼬막은 표면에 털이 없고 쫄깃쫄깃한 맛이 나는 반면 세꼬막은 털이 나 있으며 조금 미끄러운 느낌이 든다.
완전히 성장하는 기간도 참꼬막은 4년이 걸리지만 세꼬막은 2년이면 다 자라는데 이 때문에 참꼬막 값이 세꼬막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크기는 밤 만하고 껍질은 조개를 닮아 둥글다. 빛깔은 하얗고 무늬가 세로로 열을 지어 늘어서 있으며, 줄과 줄 사이에는 도랑이 있어 기와 지붕과 같다.
두 껍질의 들쑥날쑥한 면이 서로 엇갈려 맞추어져 있다. 고기 살은 노랗고 맛이 달다. 본초강목에는 괴합(魁蛤), 괴륙(魁陸)이라 했고, 일명 감(甘)이라 한다.
또 외옥자(瓦屋子), 와룡자(瓦壟子)라고도 한다”고 하였다.
꼬막은 조리가 간편하고 소화?흡수가 잘될 뿐 아니라 고단백, 저지방의 알칼리식품으로 고기 살은 노랗고 맛이 달며 단백질과 비타민, 필수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들어있고 특히 철분과 각종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어른에게는 조혈강장제로,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 좋다.
꼬막은 달이 찬 보름 무렵에 잡은 것보다 달이 없는 그믐에 캔 것이 살이 알차며 가을 찬바람이 불면서부터 맛이 들기 시작해 봄철 알을 품기 전까지가 가장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꼬막은 시금치를 데쳐 내듯이 핏기는 가시고 간기는 그대로 남아 있게 살짝 삶아 내야 한다.
알맞게 잘 삶아진 꼬막은 껍데기를 까면 몸체가 하나도 줄어들지 않은 채 물기가 반드르르 도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까기가 쉽지 않고, 까 보면 살은 노랗지만 옆에 붙은 날개는 짙은 갈색이 나면서 다소 상한 것 같다. 게다가 불그죽죽한 국물이 주루룩 흘러 나오기도 한다.
꼬막은 특히 중국 사람들이 아주 좋아해 즐겨 먹는데 그 값이 비싸 일부 부유층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부터는 어미는 물론 종패까지 중국으로 대량 수출돼 국내에서 종묘부족으로 생산량이 감소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에서는 지난 1999년부터 2년 간의 연구 끝에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꼬막은 예로부터 전남 장흥, 해남, 보성 등지에서 많이 생산됐는데 특히 고흥 사람들은 꼬막을 양식처럼 먹으며 살아 골격이 튼튼하고 힘이 세 ‘고흥 사람 앞에서는 힘 자랑하지 말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전라도의 꼬막 중에서도 벌교에서 잡은 것이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졌는데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도 ‘간간하면서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벌교 꼬막을 한 접시 소복하게 밥상에 올려놓고 싶다’고 묘사했다.
꼬막은 가을 찬바람이 불면서부터 맛이 들기 시작해서 봄철 알을 품기 전까지가 가장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지락과 꼬막은 진달래와 벚꽃이 필 때부터 질 때까지가 가장 맛있지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