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로 9월 20일에 다녀온 덕유산 휴양림 예기입니다.
떠나기 전날에 딸아이 연주회 대리 참가로 가네마네 하다, 결국 가기로 결정하였지만, 그 탓에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배낭에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필요물품을 챙겨놓아 그대로 떠나도
굶지는 않게 해 놓아지만, 왠지 휴양림으로 갈 생각만 하면, 항시 부족한것 같아, 불안하다.
다음날, 날씨가 정말 상쾌했다. 아니 지끗지끗한 비를 생각하면, 통쾌했다.
오전업무 마치고 집으로 가 식구들을 태우니, 큰놈은 안간다고 한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큰놈은 이젠 아주 천천히 내 품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나도 그러했으니.......
1시 40분 출발!
39번도로로 해서 청북에서 평택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니, 토요일 오후인데도 고속도로가 막힘이 없다.
대전에서 대진고속도로를 접어들어 좀 가니 인삼랜드 휴게소가 보이고
후기에서 읽었던 인삼튀김이 생각이 나 휴게소에 들어가 인삼튀김 한접시를 먹으며, 덕유산쪽을 보니, 하늘이 먹구름으로 검검하다.
" 남쪽날씨가 안 좋더래~요"
딸아이가 서투른 강원도 사투리로 우스개를 떤다.
무주I/C로 나와, 좀 가니 농협 하나로 마트가 눈에 보여, 숯과 쌈장을 사고, 정육점을 물으니, 구천동쪽으로 좌회전하자 마자, 오른편으로 정육점이 있다고 한다. 허스름한 정육점이였다. 삼겹살좀 사고, 태풍피해를 물으니, 이쪽은 별 피해가 없다고 하면서, 내일 ( 1,6일 )이 장날이라고
외지인에게 친절을 베푸니, 정겨움을 느끼며, 휴양림으로 간다.
치목터널을 지나, 구천동 터널을 지나 우회전하여 쭉 가니, 무주리조트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그냥 가려는데, 뒷에 앉은 딸아이가 카라리조트가 어쩌고, 저쩌고.
결국 1인당 3000원씩내고 들어가, 우리집 여인네끼리 여름향기 예기를
하는데, 다모폐인인 난 도통 무슨예기를 하는지......
이렇게 들러보고, 윤상모님이 말한 정상까지 곤도라타고 가려했으나,
바람에 먹구름이 낀 하늘을 보며, 다음에 해야 할 숙제로 남기기로 하였다.
다시 무주리조트를 나와 주욱 가니 휴양림 입갑판이 보이고, 죄회전하여
좀 가, 관리실에서 key를 받고, 휴양관쪽으로 가니 숲속의 집들이 보인다.
6시 30분경!
가을로 가는 해는 많이 짧아졌다. 벌써 어둑어둑해져 가고 있었다.
용대는 하얀색의 건물이였는데, 이곳은 외벽을 나무로 치장하고 색깔을
입힌 탓인지 나무색깔의 건물이였다. 차라리 흰색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짐을내리려하니, 여우눈물만큼이나, 비가 내리고, 적당한 바베큐 장소를
?아 보았으니, 보이질 않아, 바베큐는 포기 하고 방안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기로 했다.
열쇠로 방문을 여니 방안은 열기로 후끈거렸다. 다른 휴양림처럼 나무향내가 나지 않고, 그저 그런 냄새만이 나를 반긴다. 도끼다시(?) 그대로 계단부터 복도까지 바닥을 깔아 놓아 걷는 소리는 나지는 않았지만, 왠지 휴양림답지 않았다.
방바닥은 정말 뜨겁다. 싱크대 아래을 여니
열 조절 밸브가 있어, 반으로 조정하고, 화장실의 온수물를 틀어보니
와우! 온수가 세차게 나오는 것이 아닌가!
지금까지 다른 휴양림에서의 샤워물하곤 달랐다.
그러나 개장한지 1달도 안되었는데, 방충망은 구멍이 나 있었다. 가지고 간 테이프로 땜질을 하며,
" 1달도 안되었는데 쩝쩝...... "
식사를 마치고, 휴대용 가스버너와 주전자를 들고, 바깥으로 나오니,
누가 잣나무를 태우는지 솔향내가 은은히 나고 테크 앉아,
내자와 뜨거운 커피 한잔 나누며, 이런예기 저런예기하다
드러누으니,구름이 지나가고 있는지 밤하늘의 별들이 보이다 안보이다 한다. 숲내음과 솔향내을 들이 마시니, 저절로 눈이 감긴다.
세상 온갖 시름은 없어지고, 이 순간만은 이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찰나의 잠이 깬 건, 아들녀석이 춥다고 들어가자고 흔들 때였다.
주전자를 챙겨, 관리실로 가 퐁퐁과 안내팜프렛을 달라고 하고
방으로 들어가려 나무다리를 건너니, 저쪽에서 차 한대가 와 주차를
한다.
" 나연이 업고......"
나연아빠님의 음성에 난 알았다.
나연,지윤엄마네 식구들이다.
하하! 이렇게 나연지윤네님 식구들을 만났다.
인사를 건네니,
한편으론 정말 반갑고, 한편으론, 서먹서먹하고.....
선물을 건네고, 찬 밤공기에 감기걸려 잠들어 있는 나연이를 보니, 긴 인사는 나중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짧게 인사를 나누고 방으로 들어왔다.
술 한잔하려고, 가지고 온 고창에서 담은 진짜 복분자 술병을 들고 가려다, 나연 지윤엄마님의 남편고생 쪽글이 생각이 나, 쉬러 오신분께
밤 늦게 술한잔 하자고 하는 것도 결레인 것 같아, 결국은 서먹서먹한
상태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 그때까지 이 복분자 술이 남아 있을려나 모르겠네 )
내일코스를 정하고, 딸아이의 SBS MBC방송이 안 나온다고 불평불만을 들으며 옆을 보니 막내놈은 졸린지 눈을 비비고......
6평 방에 새이불 3채, 요 3채, 벼개 6개가 있어, 넓지는 않지만 잠자리만큼은 넉넉하다
11시 20분경.
다들 재우고, 베란다에 나와 담배 한대 입에 물었다.
앞의 가로등으로 연기를 내 뿜으니, 신기하게 가로등이 꺼진다.
그러면서 동시에 앞쪽의 하늘에센, 이럴수가 ......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야 !
이렇게 많은 별들이 날 보고 있었단 말인가!
나도 그 별들과 눈맞추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니, 밤하늘의 별들도 화답이나 하듯이 반짝반짝 한다.
그렇게, 덕유는 나에게 그 많은 별들을 보여주며, 밤을 깊어가게 했다.
아침 6시30분
아내의 호들갑 목소리에 잠이 깼다.
현석이가 요에 지도를 그린 것이다.
" 아이구 이놈아, 여기서 쉬야를 하면 어떻게"
머리를 끄적거리며, 말도 안되는 핑계를 늘어놓는 놈의 얼굴을 보니, 우습웠다. 어제 무척 피곤하였던 모양이다.
끄적거리는 것도 잠시, 나가자고는 성화에, 잘 됐다 싶어
이른 아침부터 산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모두 데리고
덕유산 산책로로 들어갔다. 어제의 먹구름은 사라지고 뭉게구름만이
하늘 높이 떠있고, 한기를 느낄정도로 살랑살랑 바람을 불어준다.
완연한 가을 아침 날씨였다.
페르퀸트의 아침이 생각 날 정도로 동쪽에서의 햇빛은 덕유산의 숲을
고요, 신비롭게 하고,
후닥닥 뛰어가는 다람쥐는 우리와 같이 하고 싶은 모양이다.
이렇게 가면서, 잎에 묻어 있는 아침이슬을 보며, 청개구리의 변신을 보며, 쓰러진 고목의 뿌리를 보며, 떨어진 잣송이를 까보며, 고목에 피어난 이끼를 만져보며, 산삼이라고 이름모를 풀을 뜯으며, 웃고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가니, 산책로 우측으로 독일 가문비숲이 보인다.
나오는 길에 매미영향인 큰 나무가 출입구를 가로 막고 있었다.
이런 나무가 쓰러질 정도였나!
이렇게 2시간동안 걷는 동안 4살배기 막내놈은 ( 죽어도 자기는 5살이라고 우깁니다. 속지 마세요 밀레니움 베이비입니다)
단 한번의 칭얼거림 없이 완주를 한 것을 보니, 이젠 이 놈도 휴양림 매니아가 되어 가는가 보다.
야생식물 관찰하는 곳에 가 보니 단풍나무가 가을을 맞이하려고 꽃단장을 시작하고 있었다.
방으로 와 아침을 먹고, 막내 놈의 흔적을 벗겨 요는 베란다에 말리고, ?보는 빨려고 하다, 빨래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옆에 잘 개어 놓고, 잠깐 눈을 붙히고, 일어나, 청소를 한다음 밖으로 나가니, 나연,지윤네도 퇴실를하는 가 보다.
정식으로 나연,지윤아빠님께 인사드리고, 조금 담소 후
가보지 못한 숲속의 집 분위기를 보기 위해, 차로 한바퀴 돌았다.
연립동의 숲속의 집보다 단독형태 숲속의 집 분위기는 좋은 것 같았다.
연립동의 경우 같이 오는 가족과 지내기에는 좋을 것 같은데,
좀 붙어있는것이, 생소한 가족끼리 보내기엔, 소음이 좀 문제가 될 것 같았다.
좀 더 위쪽으로 가니 야영테크가 있는 아담한 야영장이 보였다.
그리 붙어있지 않고, 적당하게 떨어져 있어 좋았고,
그 옆으로 내려가면, 물놀이장과 샤워장이 있는 것이, 그리 크지 않으면서 아담한게 좋아 보였다.
내년에는 텐트들고 와 보리라 !
이렇게 차로 한 바퀴 돌고, 관리실로 가 키를 반납하고 오늘 아침사건을말하고, 세탁비를 물으니, 그냥 가라 그런다.
미안함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나니, 포근함과 동심과 고요한 아침을 보여주었던 덕유에서의 1박 2일은 이렇게 끝이 났다.
<뽀~너스>
구천동 33경을 ?아, 37번도로를 달린다. 백련사까지는 너무 멀어,
다음 기회로 미루고,수경대를 지나, 라제통문으로 가는 길가에는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봄에 핀 벚꽃이.....
라제통문
백제와 신라와의 교역을 위해 양쪽에서 뚫어다는 라제통문 앞에 오니, 참 감회가 새롭다. 여기가 국경이였다니, 백제쪽은 덕유산에서 흘러나온
계곡물이 여기에 이르어 개천이 되어 다리가 있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진짜 그 시대의 사람들은 서로 어떤 말로 했을까?
지금의 사투리로 했을까?
괜히 " 거시기" 라는 단어가 생각나는 문이였다.
수경대
방태산의 이중폭포와 마당바위가 생각나는 곳이였다.
단풍이 들면, 여기는 가히 절경이 되리라 생각하니, 한번쯤은
다시 오고 싶어진다.
파회
수경대와 같이 한 여름에 물놀이 하고 보내기에는 주차장이 넓은
것을 보니 좋은 장소일 것 같은데, 너무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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