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의 봄 소식
김해의 와룡매는 이미 시들고 순매원은 아직 봄열차를 기다리더라
2019년 3월 9일(토), 남녁의 매화 소식을 찾아 나섰다.
남녘 매화 출사의 대표적인 곳은 광양 매화마을, 김해의 와룡묘 및 양산의 순매원 등이다.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마을은 3월 12일에 갈 예정이어서 먼저 김해 및 양산을 찾았다.
서울에서 차로 편도 약 5시간 내외 거리. 왕복 10시간 정도는 잡아야 하니 봄맞이 치고는 너무 먼 거리지만 마냥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지못하는게 사진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못된(?) 성미다.
김해시 김해건설공고 입구에 위치한 와룡매는 오래된 매화나무의 구부러진 가지가 마치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누워서 하늘을 보고 찍어야 화각이 나온다. 깔개가 꼭 필요하다. 화각을 찾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몇사람 밖에 찍지못하는 것도 한계다. 사람이 많으면 다른 나무를 찍다가 사람 적을 때 다시 돌아와 찍어야 한다.
전국에서 이런 매화나무가 있는 곳은 매우 드믈다. 서울에서 머나먼 거리를 마다하지않고 찾아가는 건 그 희귀성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와룡매의 매화는 이미 시들어 떨어지기 직전이다.
와룡매는 김해공고 입구길 좌측 제일 끝나무인데 좌측매화들은 대부분 시들어버린 반면, 폭 3-4m 건너 우측 매화나무들은 지금이 한창이다.
단순히 햇볕 때문 만은 아닌 것 같다. 수종이 다른 것일까?
다만, 와룡매의 경우는 매화꽃 자체보다는 ‘누워있는 용 허리’같이 굵은 가지의 구부러진 모양이 핵심이기 때문에 사진적 관점에서는 별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경남 김해에서 와룡매 및 홍매화 등을 촬영 후 약 1시간 정도 걸려 경남 양산의 순매원을 찾았다. 순매원 가는 길은 입구부터 벌써 인산인해다. 차량이 너무 많아 움직이질 않는다. 할 수 없이 중간에서 내려 약 300m 정도 걸어서 전망대까지 갔다.
전망대는 특정한 곳을 말하는 건 아니고 목제데크길에서 순매원과 열차 오는 방향이 제일 잘 보이는 촬영포인트를 말한다. 순매원은 매화밭도 좋지만 낙동강변에 열차선로가 붙어 있어 열차오는 순간을 함께 촬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화물차 등이 수시로 오고가긴 하지만 역시 KTX가 오고가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오후 4시 전후에 KTX가 오고 간다고 한다. 멋진 촬영을 위해 그 시간을 기다린다. 촬영 포인트는 초입 전망대와 정자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내려다보는 촬영 포인트 두곳이 좋다. 물론, 순매원 마을로 내려가 매화나무 길에서 근접촬영하는 것도 좋다. 같은 구도에서 오가는 다른 열차를 연속 촬영해 놓으면 나중에 재미로 열차 두대가 함께 오가는 장면으로 합성해볼 수도 있다. 재미로 합성해보는 것이지 실제로 두대가 같은 시간에 매화밭 앞을 지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일부러 열차 시간을 같은 시간에 오가도록 맞춰놓는다면 모를까. ㅎㅎ
요즘은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이 미세먼지로 시름이 크다. 이곳 남녘 순매원도 예외는 아니다. 날씨는 괜찮은 편인데도 하늘은 미세먼지로 칙칙하기 이를 데 없다. 안개가 낀 듯 원경이 흐릿하다.(글,사진/임윤식)
*위 글과 사진은 2019년 3월 9일에 다녀온 와룡매와 순매원 출사기를 전재한 것이므로, 2023년 현재의 개화상황과는 다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