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3년간 70조원·英 3조원 지원…美 '강력한 패키지' 마련
우크라 '그린 마셜 플랜' 수립…51조원으로 철강업 등 투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6월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6.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 전세계 지도자들이 속속 영국 런던에 모인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가 재정지원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서방은 각국 차원의 원조 외에도 민간 기업에 재건 사업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제2차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는 영국과 우크라이나 주관으로 오는 21일 런던에서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60여개국에서 온 1000여명의 민관 지도자들이 모여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 등이 참석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20일) 우크라이나 재건 계획인 '그린 마셜 플랜'을 추진하기 위해 최대 400억 달러(약 51조원)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서유럽을 상대로 시행했던 '먀셜 플랜'과 같은 대규모 경제 원조를 국제사회로부터 유치하되 보다 친환경적으로 집행한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은 "조달한 돈은 철강산업 재건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그린 마셜 플랜을 뒷받침하기 위한 서방 각국의 원조 계획도 공개됐다. 이날 EU는 우크라이나에 500억유로(약 70조원)의 자금을 내년부터 3년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요하네스 한 EU 예산 담당 집행위원은 전체 지원금 중 170억유로는 무상 보조금으로, 나머지는 저금리 대출 형태로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액수는 EU 집행위원회가 2021~2027 회계연도 공동 예산을 검토한 뒤 책정됐다. 그럼에도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집행위는 2024~2027년 회계연도 공동 예산에 600억유로(약 92조원)를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증액된 예산은 부채 이자 상환과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사용된다. 한 집행위원은 코로나19와 에너지 위기 대응에 공동 예산 상당수를 사용한 데다 고금리로 부채 상환 비용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며 예산 증액은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집행위는 각 회원국으로부터 만장일치 동의를 받은 뒤 예산안 수정 절차를 밟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2023.06.20.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제공: 뉴스1 개최국인 영국도 이날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안을 내놓았다. 영국 총리실은 우크라이나 경제 안정 자금으로 최대 2억5000만파운드(약 41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3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세계은행 대출을 영국 정부가 보증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병원·학교 등 공공시설 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보다 원활하게 대출받을 수 있다. 아울러 총리실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보험 가입 혜택을 부여하는 별도의 프레임워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간 기업으로선 선뜻 전쟁 지역에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영국 정부가 자국 보험회사와 협력해 리스크를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총리실은 글로벌 기업 400여곳이 참여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의 연 매출을 모두 합산할 경우 1조6000억달러(약 2060조원)에 육박한다.
미국도 오는 21일 우크라이나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클레벌리 장관과 이날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내일 미국의 강력한 지원 패키지가 나온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약속을 계속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서는 지원금 유용 방지를 위해 내부 부패 청산 등 각종 개혁 과제를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번 재건 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자금을 모두 충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세계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비용은 4110억달러(약530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2.6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수치로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부 크리비리흐 소재 5층 아파트가 러시아의 공습을 받아 파손됐다. 2023.06.1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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