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김준명(연세의대 감염내과)
에이즈(AIDS)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이라 부르는데 에이즈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해서 면역기능을 파괴시키고, 그로 인해서 정상인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여러가지 위중한 감염증과 악성종양이 나타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많은 사람들은 이 전염병을 과거 중세의 흑사병 처럼 두려운 질병이라 하여 '20세기의 흑사병'이라 부르고 있다.
에이즈는 어떻게 전염되는가?
현재 전세계적으로 감염자의 70∼80% 이상이 성접촉에 의해서 전염되고 있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이성간의 성접촉 때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이성간의 성접촉에 의한 전염이 크게 증가하면서 여성 감염자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서기 2000년에는 감염자 발생의 대부분이 여성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여성 감염자수의 증가는 신생아 감염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데, 실제 현재 전세계 에이즈 감염자수의 10∼20%가 소아이며, 그들 중 80∼90%는 감염된 산모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세계 감염자의 5∼10%는 마약중독자인데, 이들은 에이즈 바이러스에 오염된 주사 바늘이나 주사기를 돌려 가면서 사용함으로써 전염되고 있고, 이러한 전염은 해가 갈수록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전세계적으로 수혈 및 혈액제재에 대한 에이즈 검사가 실시되면서 혈액을 통한 전파는 많이 줄었으나 아직도 전세계 감염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키스를 통해서나 악수, 포옹과 같은 피부접촉을 통해서는 전염이 되지 않고, 설사 감염자의 체액이 피부에 묻었다 하더라도 우리 몸의 피부는 방어벽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전염이 되지 않는다. 또한 감염자와 함께 식사를 한다거나, 목욕탕, 변기를 같이 쓰고, 나아가서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한다 하더라도 결코 전염이 되지 않는다. 한동안 우려했던 모기에 의한 전파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에이즈에 감염되면 어떠한 증상이 나타나는가?
에이즈에 감염되면 일부 감염자에서 수주 후에 심한 감기나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수주간 느낄 뿐, 대개는 에이즈로 위중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년간 아무런 증상도 없이 정상인과 똑같은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일부 감염자는 이 시기에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림프선이 붓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면역기능검사를 해보면 면역기능은 계속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에도 남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전염력은 물론 있다. 정상인과 똑같이 건강해 보이는 감염자라 할지라도 혈액이나 성접촉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에이즈를 전파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에이즈에 감염된 후 평균 8∼10년이 지나면 에이즈로 이행하게 되는데, 에이즈로 이행하기 바로 직전, 다시 말해서 수개월 또는 1∼2년 전에 몇 가지 전구증상이 나타난다. 전구증상으로는 밥맛이 없고, 피곤하고, 잠잘 때 심하게 땀을 흘리거나, 이유 없이 열이 나고, 설사가 계속되면서, 일부는 체중이 빠지게 된다. 또한 몸의 균형을 잡기가 힘들어지면서 심한 경우에는 글씨 쓰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이러한 전구증상이 나타나고 얼마간 지나면 에이즈로 이행하면서 각종 위중한 감염증과 악성종양이 나타나게 된다. 정상인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바이러스, 진균, 원충, 기생충 등에 의한 폐렴, 뇌염, 위장염, 망막염, 패혈증 등이 나타나고, 또한 피부, 뇌, 림프 선 등에 악성종양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는 이러한 심각한 에이즈 증상이 나타난 후 약 2∼3년이 지나면 환자는 그로 인해 사망하게 된다.
에이즈검사를 받고 싶으면 어디서 가능한가?
국내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에이즈 검사는 엘리자(ELISA)검사로서 기술적으로 그다지 어렵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검사법이 아니다. 따라서 전국 보건소 어디서든지 검사가 가능하며, 대학병원은 물론, 임상병리검사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웬만한 병원급에서도 가능하다.
한편 헌혈시 에이즈 항체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그 결과를 통보 받을 수 있지만,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해 헌혈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감염이 된 사람이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기 전에 헌혈을 하면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판정나와 자칫 다른 사람이 그 혈액을 수혈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검사를 하고 싶을 때에는 지역 보건소에서 본인의 이름을 대지 않고 익명으로 검사를 한 후 결과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보건소나 병원에서 시행하는 에이즈 검사에서 비록 양성반응을 보였다 하더라도, 워낙 위(가짜)양성이 많기 때문에(90% 이상) 최종적으로 국립 보건원에서 시행하는 확인 검사로 확진을 하여야 한다.
담아온 곳 = http://www.healthkorea.net/HealthInfo/?KSPID=HI000290&itemCode=6010&subitemCode=6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