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인천에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주일후에 러시아로 출장을 가니까 야구 같이 보고 술한잔 하자고....
20대 중반에 청년단체 회원으로 만나 같이 활동하다가 단체에서 나온 후로도 긴 우정을 이어오는
친구인데 하는 일이 늦게 끝나고 잦은 출장으로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그 친구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 전라도 나주의 장지까지 따라갔었고, 일년 후 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그는 (강릉행 버스가 없는 줄알고) 열차를 타고 강원도에 문상을 왔었다.
두어달에 한번씩 연락하고 일년에 한 두번 만나도 어제 보았고 그제 만났던 사람처럼 편안한 친구가 그다.
족발이랑 캔맥주 한보따리 사들고 또다른 친구와 먼저 문학경기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 2층 19번 출구 좌측 앞에서 두번째"
문자를 보냈더니 잠시 후 지애비를 꼭빼닮은 5학년 재겸이와 싱글벙글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든다.
재겸이는 에스케이 골수 팬이다.
물통 두개를 두드리며 열심히 응원하다가 경기보다는 캔맥주 부닥치며 얘기 나누기에 더 열심인 아빠 친구들에게
선수들의 특징이며 투수의 컨디션 등을 꼼꼼하고 진지하게 해설한다.
삼촌! 삼촌! 불러대는 아이의 맑고 건강한 모습이 어여뻐서 나도 저런 아들놈 하나 있었음 좋겠다는 부질없는
생각이~~~~~ (에구~~ 첫사랑에 실패만 안했어두....)
경기가 끝나고 폭죽소리를 들으며 밖으로 나왔다.
그 많던 캔맥주와 주전부리를 다 먹어치우고...... ( 배도 크다.) 이 친구 자기집 근처에서 한잔 더 하잔다.
그러구보니 올해 들어서 이 친구 첫 만남이다.
만나자 마자 타국으로 떠나야하니 그냥 헤어질 수 없지
에스케이가 젔다고 툴툴거리던 재겸이가 어느새 패배의 기억을 잊고 내 손을 잡는다.
두 친구가 짝이 되어 걷고, 그 앞에서 나와 재겸이가 가방 들어주기 '가위 바위 보'를 하다가 심심하면
달리기 시합을 벌린다.
건성으로 뛰는 척하다가 져 주고는 숨가쁜 듯 씩씩대니 녀석이 신나서 자꾸 뜀박질하잰다.
지 애비는 뒤에 쳐저서 뵈키지도 않는데....
포장마차에서 한잔 더 하고... 보드카 너무 퍼마시지 말라는 말을 농담삼아 건네며 택시를 탔다.
뒤에서 손흔드는 친구와 친조카같은 재겸이를 뒤로하고 무심한 택시가 부천으로 달리고 있었다.
친구.....
서너달 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세.
첫댓글 잘 잇지 반개 함 가야지.
좋지요. 그런데 이번주는 좀~~~~~
나두 이번주는 안되
어찌 살고 계시는지..... 통 뵐수가 없는대신 이리 글을 올려 주시니 반갑습니다. ^----^
동기님! 잘 지내지요? 늘 웃는 얼굴... 보고 싶네요.
그래 칭구는 존겨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고 하더군요. 세월이 흐를수록 그 말이 실감 납니다.
☆ 참 표현을 잘 하시고 정이 많으신분이구만요~요즘 과음으로 잠수 타나봐요~산에서 뵐수가 없는것 보니까?
잠수는 아니구요~~ㅎㅎ 날짜가 자꾸 겹치다보니 그리된 것 같습니다. ^^*
☆ 총각도 스케줄이 빡빡한가요? 연애하느라 시간이 없다면 이해하죠~~
토요근교 선수들 다 들 어디 있는지... 강릉바다가 깊은가 봐 // 나와서 한 탕 뛰어야지
형님!! 첫째 세째 가능합니다. 날 잡으시죠 ~~~~ ^^*
남해 서해는 얕아서 먹을 거라도 많지요 동해 강릉앞바다는 깊어요 언릉 번개 꼬리 잡으세요
항상 긍정적으로 사는 자네가 부러우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