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은, 거칠은, 녹슬은, 찌들은처럼 쓰면 안 되고, 시든, 거친, 녹슨, 찌든으로 써야 바릅니다. 시든 꽃, 거친 벌판, 녹슨 기찻길, 찌든 때처럼 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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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가 한글날이었는데,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애들과 재밌게 놀면서 잘 보냈습니다. 그 틈에도 라디오 인터뷰를 4번이나 했습니다. 놀면서 틈틈이... ^^*
늘 그렇듯이 한글날에는 우리말을 사랑하자는 기사가 언론에 넘쳐납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면 곧 시들해집니다. 한글날만 반짝 관심을 가지면 안 됩니다. 늘 마음속에 우리말을 사랑하고 아끼는 생각을 품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이 쉬 시들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시들다'를 알아보겠습니다. '시들다'처럼 어간 끝소리가 'ㄹ'인 경우 어미가 연결되면서 'ㄹ'받침이 떨어지는 낱말이 몇 있습니다. 거칠다, 녹슬다, 찌들다 따위가 그런 낱말로 시들은, 거칠은, 녹슬은, 찌들은처럼 쓰면 안 되고, 시든, 거친, 녹슨, 찌든으로 써야 바릅니다. 시든 꽃, 거친 벌판, 녹슨 기찻길, 찌든 때처럼 씁니다.
비록 꽃은 쉬 시들더라도 우리말 사랑은 두고두고 시들지 않겠죠?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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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써비쓰 쎈터는 서비스 센터로]
어제 일요일 아침에 MBC 화면에 틀린 자막이 보이네요. 8시 29분에 '엑기스'라는 글자가 보였습니다. 다행히 말은 '진액'이라고 하네요. 뽑아 낸다는 뜻의 영어 낱말 extract를 일본에서는 エキス라고 쓰고 [엑기스]나 [에끼스]로 읽습니다. 정부에서 '진액'으로 다듬어서 쓰라는 낱말입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뭘 설명드릴 게 좀 있어서 강원도농업기술원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나가는 강원도 나들이었습니다. 가는 길에 문막휴게소에 들렀는데,(들렸는데가 아닙니다.) 틀린 글씨가 몇 개 보이더군요. '비지니스 써비쓰 쎈타'라는 글과 '쏘세지'라는 낱말입니다. 영어를 우리말로 옮긴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써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 규칙이 있습니다. 영어 같은 다른 나라 말을 우리글은 한글로 쓰는 방법을 정한 게 바로 외래어표기법입니다.
Business service center는 '비지니스 써비쓰 쎈타'가 아니라 '비즈니스 서비스 센터'가 맞습니다. 그리소 쏘세지도 '소시지'가 맞습니다.
이를 하나하나 풀어가기에는 먼저 제 실력이 달리고,(딸리고가 아닙니다.) 다음으로 편지가 길어지고, 그리고 제 시간도 별로 없고......
다른나라 말을 한글로 쓸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먼저 긴소리와 짧은소리를 따로 하지 않습니다. 곧, team은 '팀'이니 '티임'이라 하지 않습니다.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이렇게 일곱 가지만 씁니다. 그래서 racket는 라�이 아니라 라켓입니다.
끝으로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는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paris는 빠리가 아니라 파리고 뻐스가 아니라 버스입니다.
우리말123 | | |
첫댓글 엑기스라는 말이 그렇게 생겨난 것이군요. 절대 쓰면 안 되겠네요. 일본 때문에 말하는 것도 이런 혼란을 겪게 되네요.
우리말 편지를 읽을 때마다 우리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