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8, 2023. 사랑하는 딸 정란능의 2주년 기일(忌日)을 맞으면서
사랑하는 딸 란능(蘭綾)아!
보고 싶구나.
또다시 진달래와 철쭉이 네 무덤가에 또 활짝 피었구나.
23세의 아름답고 꽃다운 너의 청춘이 머물렀던 그 아름다운 신록들이 네가 떠날 때도 반겨주더니 이제 매 기일(忌日)마다 또 반겨 주는구나.
이제는 더 이상 이 세상에서 아빠 살아생전에는 더 이상 너를 볼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고, 이야기할 수도 없구나.
하루하루가 지옥 같고, 고통스럽고 매우 슬프단다.
이제 눈물도 모두 말라서 어쩌다가 가끔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구나.
살아생전에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아빠가 정말 미안하구나.
운명(運命)은 세월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고 하지만, 아빠도 그저 네 곁으로 떠나고 싶은 생각으로 부질없는 삶을 살고 있단다.
다만, 아직은 너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에, 그 일을 마치고 아빠도 네 곁으로 떠나고자 한단다.
네가 떠나기 전에는 아빠도 너의 미래를 위해서 아빠의 일생을 바쳤고, 아빠의 모든 것을 바쳐서 너의 행복과 너의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네가 떠난 그 순간부터 아빠에게도 더 이상의 행복과 미래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단다.
떠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은 미련이 없고, 떠나기 싫은 사람은 미련이 남기 마련이겠지만, 세상사가 모두 부질없고, 덧없으며, 무상(無常)하기만 하구나.
허무한 것이 인생이거늘, 아빠도 이제는 더 이상의 삶의 미련도 욕심도 없단다.
란능(蘭綾)아,
너와 만나서 23년이란 세월을 함께 기뻐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그 순간순간들을 아빠가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너와의 기억들이구나.
어쩌면, 먼저 떠난 네가 부럽기도 하구나.
이 세상의 모든 풍파와 각박한 삶을 아등바등 살 필요도 없고,
그 어떤 고통도 슬픔도 미련도 시기 질투나 격렬한 경쟁과 서로 눈치보는 일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는 것도 하느님이 네게 주는 행복일 것으로 생각되는구나.
세상사 굽이굽이 삶의 길목에서 수없이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너와 엄마와 아빠가 소중하고 깊은 인연을 갖고 23년간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은 돌이켜 보니 하느님이 준 선물의 시간이었다고 생각되는구나.
하느님이 맺어준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나 보다.
이제 하늘나라에서 모든 온갖 세상사와 시름들을 모두 잊고 행복하고 평온한 시간을 보내렴.
아빠도, 너를 위한 뒷마무리를 잘 마치고, 너의 곁으로 망설임 없이 가련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아무리 고통스럽고 아프다 해도, 너를 잃은 그 슬픔과 고통을 대신할 수는 없단다.
사고무친(四顧無親)의 아빠는 너를 만나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최고의 행복을 누렸고, 늘 집에 돌아와 너만 보면 보기만 하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늘 기쁘고 행복이 넘쳤었단다.
너의 밝고 명랑한 모습과 너의 따뜻한 향기가 아직도 눈에 선하구나.
이제 와서 미련이 남은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한번 왔다가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는 세상을, 다음 생(生)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무(無)에서 태어나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 사람의 일생이거늘 무슨 아쉬움이 남겠는가?
인연(因緣)이란 살아 생전에만 존재하는 것, 부질없는 희노애락에 한 평생을 보냈으니,
마음 속의 모든 연민(憐憫), 회한(悔恨)과 애증(愛憎)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힘들고 어려운 일도, 가슴 아프고 슬픈 일도 하루씩 견디다 보면 괜찮아지고,
화나고 억울한 일도, 속상하고 괴로운 일도 하루밤씩 자고 나면 지나가지만,
막막한 삶도, 울고 싶은 현실도, 기억 하고 싶지 않은 나쁜 일들도 언젠간 끝이나지만,
란능아, 너를 보고 싶은 마음과 너에 대한 추억들은 아무리 참고 또 참고자 해도, 결코 그 슬픔과 고통은 그대로이구나.
그 슬픔과 고통은 아빠가 너의 곁으로 다가갈 때야 비로소 없어질 것이란다.
아빠가, 너를 위한 마지막으로 남은 할 일들을 잘 마치고, 너의 곁으로 갈 때까지 평온하게 잘 쉬고 있으렴,
하늘에 계신 할머니와 하느님도 너를 사랑하고, 평온한 시간을 갖도록 도움을 주실 거란다.
안녕!
사랑하는 아빠 정승남, 엄마 박명희로부터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장 정승남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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