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산 등산 (2007. 11. 30금요일)
1.수리산역에서 만나
♣ 淸明和暢한 초겨울 날씨
오늘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2도이고 낮에는 8-9도에 이를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수리산역에는 7명이 모였다. 쌀쌀한 날씨나 하늘은 맑고 푸르다. 상쾌한 일기다. 근래 등산에 이렇게 좋은 날씨는 오늘이 단연 으뜸인것 같다. 열심히 참여하는 멤버중 다른 사정으로 참석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좋은 날 즐거운 발걸음으로 등산길에 오른다.
♣ 큰말 가니 작은 말이 큰말 노릇
오늘은 송권용회장도 박찬운 총무도 결석이다. 길에 익숙한 박총무의 결석으로 길안내를 누가 할가 생각되었다. 그러나 한현일 회장이 앞장서간다. 처음아파트길 빠져나가는 데서 약간 헥갈렸으나 곧 본길에 올랐다. 든든하게 앞장선 한회장이 돋보이는 날이다. 큰말이 가면 작은 말이 큰말 노릇한다는 말이 지금 증명되고 있다. 1시간 정도 오르다가 쉼터에서 쉰다. 다른 등산객들도 쉬면서 간식들을 한다 이에 질세라 우리도 먹을 거리가 나오는데 계란, 막걸리, 떡 , 과일 등이다. 하여간 음식이 나왔다면 사양하는 일은 없다. 다같이 열심히 먹는다. 다시 출발한다. 이번에는 최병인 박사가 앞장서간다. 그것도 약간 앞장서는 정도가 아니다. 청년이여 저리가라다. 힘이 넘치는 것같다. 그 이유를 알고 보니 음양의 원리였다. 말벗하는 여성들과 동행하고 있었다.
♣ 슬기봉(475m)을 오르다
우리는 전에 쉬며 기운을 돋우던 정자에 왔다. 지난 금요일에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갔다. 우리들에게 무리없는 길이다. 물론 이 수리산이 말굽형으로 둘려 있고 등산길이 흙길로 평탄하여 옛시절 시골길을 연상케한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힘이 넘치는 모습들을 보이며 높은 봉을 오르자고 한다. 저 위에 군부대 막사가 있고 그위를 돌아오르면 바로 470여m의 슬기봉에 이른다. 우리들은 오르기로 했다. 쉼터 정자에서 평탄한길을 5분쯤 지나니 이제는 가파른 바위길이다. 바위틈을 비집고 오른다. 날이선 바위들이 많다. 오를 수록 가파르다. 한참 올라 군부막사 부근에 이르니 접근금지란 팻말이 있다. 잠시 서서주위를 살펴보니 그밑으로 휘돌아 높은 봉에 이르게 되어 있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험하여 힘든 등반길이나 우리는 한사람도 떨어지는 일 없이 오른다. 스님 조원중은 오르기도 잘한다. 절벽같은 바위사이를 숨한번 크게 쉬면 오른다. 한현일. 송재덕이 염려 되었으나 거뜬히 오르고 있다.
♣ 수리산 등산길 모르는 김병철이 등산길 인도하다(?)
김병철 고문은 등산에 밝다. 오늘 등산길을 안내 한단다. 그런데 병철이는 이산길에 대하여는 별로 아는바가 없다고 한다. 오희려 지난번 왔던 등산팀이 좀 더안다고 하겠는데, 우리 보다 모르는 인사가 안내한다니 그저 두고 볼일이다. 그러나 그 보폭이 어찌나 크고 활달한지 주위의 등산객들 특히 여성들이 그 정력의 나이를 40대로 보인다고 한다.
♣ 지난주 금요일(11.23) 천둥번개로 魂飛魄散했던 그 길올 걸으며
지난 주 금요일 얼마나 놀라고 두려웠던 공포의 시간을 보냈던 그 길을,
오늘은 평화롭게 그 어느날보다 더 화창하고 아름다운 이날 이길을 우리는 걷고 있다. 송권용회장이 잠시 들어가 우의를 갈아입으려 하던 그 감시 철탑을 다시 본다. 위험천만이었던 그 순간을 생각하며---
♣ 하산중 강제유인되다가 풀려난 김병철
오후 1시반이 넘어 하산 하는데 3부능선에 이를무렵 여인네들 한그룹이 등산길에 오른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들은 수다를 떨며 오르다가 뒤에 오던 병철이를 잡아 끈다. 납치되어 가는지 순순히 따다라가는지 계속 내려오던길을 따라 끌려간다. 우리는 계속 하산하는데 병철이는 보이지 않는다. 납치되었다고 생각했다. 의리없이 납치되다니, 메아리도 소리가 나가야 치는법, 뒤에 만나면 따져보기로 한다. 그런데 헐레벌덕 내려오는 병철이 드디어 풀려난 것이다. 의리를 지키는 김고문이다.
♣ 감자탕집에서 돼지뼈살 뜯으며
산본역 부근 감자탕집에 들어갔다. 푸짐한 야채에 그속에는 돼지뼈가 잔뜩 들었다. 부글부글 끓기시작하니 그냄새가 일품이다. 소주몇병이 금새 없어진다. 쌓인 피로를 풀며 익은 뼈살고기를 발라먹는데 한현일이 명령을 내린다. 발라먹은 뼈를 버리기 전 검열받으라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다 발라먹었다고 생각된 뼈를 쪼개닌 그 속에 살이 많이 붙어 있다. 생물학을 전공한 한박사 과거 연구할 때 쓴 생물을 익혀먹을 때 배운 전문 지식이었다. 연규화는 말없는 실천가다. 힘든 등반코스에서도 미소짓는 그모습에 보는 이로하여금 피로가 덜해지게 하는 것같다. 그리고 마시는 주량도 적지않은 것같다. 하여간 마음놓고들 먹고 마신다.
병인이는 여덟팔자로 누워 쉰다. 그 모습 또한 편함을 안겨준다.
이리하여 오늘도 복받은 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3시 반경 산본역으로 향한다.
♣ 참석(7명) : 김병철, 송재덕, 연규화
조원중, 최병인, 한현일, 송종홍
2. 다음일정(12.7금요일) : 산본역 10시
* 수리산역이 아님
첫댓글 어찌나 현장 소식을 자기 손바닥 손금 보듯이 풀어내려가는 등산기를 읽다보면 직접 등산에 참가했던 멤버도 그런 일이 있었나? 할 정도로 착각한답니다. 이제 송회장의 등산기 풀아나가는 솜씨는 경지에 오른 것 같구려. 이날 우리는 새로운 먹꺼리 장소인 감자탕집을 개발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두어야 할 것 같구려! 또 이날 슬기봉까지 오르기로 맘먹은 것도 대견스럽고 그것을 실처에 옮긴 백수 건아들의 체력도 알아주어야 할 것 같네...
백수산악회에 끼어들고 싶은 충동이 이글거리는데 이를 어찌할꼬. 산악회원 여러분의 끊임없는 모임과 건승을 먼 곳에서나마 빌어줄께.
이제서야 사진자료실에 올려 놓으신 고사진프로님의 작품들을 감상하였읍니다. 앞으로 백수회에 나오셔서 사진지도도 해 주시면 백수회의 수준이 한껏 upgrade되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
송박사님, 지도까지! 프로 산악인이 되셨네! 산행기 감사합니다.
뼈살 고기를 발라 먹는 현일이는 바림계의 거성?
슬기봉에서 다시 방향을 돌려 만남의 장소로 하산하다니? 태을봉으로 향하던 그 뒷모습을 보기만하고 말다니. 백수들 마음이 하나같아야 기를 더 받을 수 있었는데...아무튼 병철이는 의리 하나로 붙들려 가다가 빌다싶이 하여 구출된 줄 아는,. 나도 몸매좀 다듬어 지나던 그들이 끌고갈 날을 기대한다네. 두고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