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린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 향린교회에서 김민지 학생의 발언)
글쓴이 : 김민지
날짜 : 2007.02.23
안녕하세요?
저는 관촌중 출신으로 지금은 전주 완산여고에 다니는 김민지라고 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참석을 하게 된 것은 아마 저희들의 통일을 위한 작은 노력들이 널리 알려지고 또 이를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우리 학생들을 빨치산 숭배자들이라고 매도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년도가 통일운동을 한지 4년째네요. 쪼끄만 제가 통일운동을 했다니 의아스러워 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우리 관촌중 학생 졸업생들은 모두 통일운동을 해요. 처음 중학교에 올라와 멋도 모르고 선생님, 선배님들을 따라 시작한 통일운동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활동이 얼마나 뜻 깊고, 통일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선배들이 반전 버튼 운동을 시작했어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당시 선배들이 이 전쟁을 막아야 한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소박한 버튼을 직접 만들었고 관촌중학교 학생들 전부 190명은 가슴에 버튼을 달고 학교에 나왔어요. 그 때 전국적으로 이 버튼이 굉장히 많이 주문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TV나 신문 같은 곳에서 취재해 가고 그랬어요.
그 후 얼마 있다가 당시 3학년 선배들 중심으로 통일운동을 시작했어요.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북한 친구들이 우리 남한 학생들에게 쓴 편지들을 보며 우리도 북한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북한 친구들이 우리 편지를 보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한 통 한통 써온 편지들이 지금은 9000통이 넘었습니다. 저는 평양 제산중학교 박석진에게 한 600여 통 썼을 거예요. 편지를 쓰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우리는 평양에 실제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이 편지들이 왜 가지 않을까 고민을 했고, 그 이유가 국가보안법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하고 있어요.
우리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통일산악회도 만들었어요. 통일 산악회는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주변 산에 갔고, 좀 있다가는 두 달에 한 번씩 갔고, 조선일보가 빨갱이들이라고 거짓말을 퍼트린 이후로는 산에 가지 않아요. 통일산악회가 있는 날이면 우리는 힘들게 산에 올라가면서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라는 리본도 나무 가지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달고 다녔어요. 정상에 올라가서는 통일을 기원했어요. 가끔씩 짧은 행사도 했어요.
또 아침저녁으로 통일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일일이성운동’도 했습니다. ‘일일이성운동’은 저의 친구들이 3학년이 되어서 스티커 하나를 만든 건데요. 인순이, 미옥이, 선미랑 아이디어를 내서 도안을 했어요. 가운데에는 경의선 동해선 달리는 모양을 넣었고요. 테두리에는 아침과 저녁으로 볼 수 있도록 “나는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 하는 글귀를 넣었어요. 일일이성운동은 이 스티커를 학교와 집의 책상 위에 붙여 놓고 보고 하루 두 번 반성하고 실천하는 거예요.
고등학교에 가서도 우리는 ‘청소년겨레하나’를 만들어 중학생들과 따로 하기도 하고 함께 통일산악회로 모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중학교 때도 그랬지만, 6.15공동선언을 외우며 남과 북 지도자들께서 합의한 내용을 언제나 새기곤 한답니다. 그거 외우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통일운동의 하나였지요.
우리는 이렇게 통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하고 있었는데, 작년 12월 안 좋은 소식들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일보 등 신문에서는 선생님과 우리 관촌 중학교를 빨갱이라는 보도가 나가는 일이 일어났죠. 얼마나 황당하던지,, 우리를 범죄자인양 취급하면서 무슨 사상을 선생님이 우리 입에 우그려 넣었다는 글도 있었고요. 우리보고는 ‘빨치산 숭배자’가 되었다고 한 글도 있었어요. 우리가 외치지도 않은 구호를 외쳤다고 하며 우리를 작은 악마들처럼 묘사했더라고요. 우리들을 매도했던 여기저기 신문과 인터넷에 실려 있는 기사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속이 상해 눈물이 나오곤 했어요.
통일을 위한 우리들의 진심과 노력들이 이렇게 다 물거품은 되지나 않는지, 우리를 존중해주고 통일의 길로 이끌어 주신 선생님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구속되지나 않는지 정말 걱정이 되더군요, 실제로 제가 사는 관촌에서는 누가 퍼트렸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구속되었다는 소문이 여러 번 돌았어요.
시간이 가면서 저희들은 우리의 통일 활동이 정정당당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나쁘게 기사를 낸 신문들과 다르게 사실을 보도해준 신문사도 있었고요. 주위 사람들이 격려를 해주곤 할 때마다 낙심하고 좌절했던 마음이 다시 힘을 얻곤 해요. 특히 지난 1월 1일에는 김대중 선생님을 찾아뵙고 편지글로 하소연을 했어요. 왜 우리가 빨갱이냐고요. 김대중 선생님 부부 신년 하례회에 오신 많은 분들께서 우리를 따뜻하게 격려해 주셨습니다.
지금 우리는 잘못된 거대언론과 우리를 매도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대항할 힘은 없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저 같은 어린 학생들에게 분노를 주었고, 그 분노는 평생 조선일보를 보지 않도록 결심을 하게 했습니다. 결국 조선일보는 손해날 짓만을 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커 가면서 조선일보의 잘못된 일을 똑똑히 눈에 담고 살아가겠습니다. 우리자신과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아직 어린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7년 2월 23일 전주 완산여고 2학년 김민지
첫댓글 가슴에 전율이 느껴옵니다....여기저기에 퍼나르겠습니다.. 반가운 민지님..새해에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통일운동 열심히 해나가시기 바랍니다...김민지 화이팅!!
민지학생 반갑습니다~ 파이팅입니다~
민지학생 휼륭해요.열심히 화이팅 하세요^^
여고2학년이라고는 믿기지않는 의젓함에 감탄합니다.통일로가는 머나먼길에 민지양이 함께있다는것만으로 가슴 뿌듯합니다.하나되는 민족으로 통일되는 그날까지!
3월3일(토) '사랑한국'님 환영모임에 참석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