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Happy 700 대관령하프마라톤과 답사 기행
1 인생과 여행은 궤를 같이 한다는 것이 일관된 나의 생각이다. 어디든지 목적지가 있고, 힘 들면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좋은 사람과 함께 해야만 더욱 즐겁고 행복해지는 것이 인생과 여행의 같음이다. 따라서 이번 해피 700 대관령하프마라톤대회 참여와 2박 3일의 답사 기행 은 인생과 여행, 거기다가 마라톤과도 합일하는 충만된 여정이었다. 이번 기행의 첫 일정은 경북 북부권을 돌아보며 양반·선비 문화와 불교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소수서원과 부석사를 답사하는 일과 봉화의 두실령 고개를 넘어 강원도 영월의 김삿갓 유적과 단종 애사를 직접 체험하는 청령포, 장릉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짰다. 두 번째 일정은 3회 연속으로 참가하고 있는 해피 700 대관령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달리기와 더불어 동계스포츠와 고랭지 채소, 목장 문화가 아우르는 경외를 체험하는 일이며, 지금은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진 이승복 기념관을 거쳐 운두령 고갯길을 넘는 일이다. 여기 서 경기도 가평 남이섬에 이르게 된다. 세 번째는 북한강과 남한강을 아우르는 답사 기행이다. 이 지역은 수도권 문화와 궤를 같 이하는 지역이라 남부 지방인들에게는 생소하기까지 한 곳이다. 청평호 주변을 둘러보고 양 평을 거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를 거쳐 여주의 신륵사와 명성황후 생가터를 답 사하고 중부내륙고속국도를 이용하여 대단의 막을 내리는 코스이다. 2 우리 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은 소수서원이다. 안향을 모시는 제향과 강학의 공간인 명륜당 이 자유분방하게 배치된 것이 병산서원이나 도서서원에서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이는 서원이 생기기 전인 고려 때의 안향이 공부하던 백운동에 주세붕이 풍기군수로 부임 하면서 안향을 모시는 사당의 공간을 더하다보니 후대의 서원 배치의 틀이 잡히지 않았음이 라. 숙주사였던 자리에 둘러친 소나무 숲과 죽계천은 주세붕과 백운동서원, 이황과 소수서원의 내력을 아낌없이 알려준다. 인근 금성단은 소백산맥을 넘어 유배의 한을 달래고 있을 단종 의 복위와 관련되어 참살된 피와 그 피의 흐름과도 관계하는 설화의 청다리는 울보아이에게 는 놀림감으로 썼던 말, '다리밑에서 주워왔다는 이야기'가 생겨난 다리이다. 서원과 권력의 암투와 야사와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짙푸른 은행나무가 시립한 듯 서 있는 가로와 사과나무는 부석을 향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신비의 세계로 안내하는 전령이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높게 드리운 은행나무와 흙길이 토속 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득, 가을 깊은 날 스님의 바랑과 스님의 푸른 머리위로 떨어지는 노오란 단풍잎이 흩날리는 모습으로 또렷하게 다가선다. 더구나 길가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풋사과는 혀끝을 자극하여 극락정토에 이르는 자들에게 식탐을 삼가라는 참선을 가르치는 듯하다. 늘씬하게 뻗은 당간지주와 무시무시한 사천왕상의 천왕문, 여기서 펼쳐지는 9개의 큰 석축 들은 9품 만다라를 상징하는 의미를 지녔고 오를수록 새의 깃으로 펼쳐진 형성은 극락의 심연에 들어서는 듯하다. 유물각이나 해우소 근처에 서서 안양루를 올려다보면 불법정토의 세계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깨우치듯 누각의 공포들 사이에서 숨은 여래 찾기를 하는 재미를 느껴볼 만하다. 어쩌면 그리도 부처의 형상을 닮았던지 보는 이들의 탄성을 더하는 곳이다. 범종은 별도의 전각에 있고, 법고와 목어, 운판만이 있는 범종각을 바라보면 팔작지붕의 화 려함이 돋보인다. 그러나 누각의 아래로 겸허하게 올라 뒤돌아보면 처음과는 달리 지붕은 단출한 맞배지붕이다. 여기에는 무량수전의 자리에서 소백연봉을 바라보는 화려. 장엄함을 방해할 수 없다는 뜻과 시각을 가리지 않겠다는 깊은 뜻까지도 있지나 않을까 생각해 본다. 부석사의 가람배치에서 가장 뛰어난 구조물은 안양루와 무량수전을 함께 연결하여 보는 일 이다. 안양은 극락의 다른 이름이니 누각의 아래 계단을 낮은 자세로 지나야만 그 끝없는 깨달음인 무량정토에 이를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친필로 썼다는 부석 사 현판과 누각 안에 새긴 방랑시인 김삿갓의 글, 공민왕이 친히 썼다는 무량수전의 현판과 아울러 역사적 가치를 더하게 한다. 무량수전은 현존하는 우리 나라 최고의 목조건물이다. 배흘림 기둥과 팔작지붕의 시원인 무량수전의 지붕은 마치 새가 날개를 펼친 형상이다. 그 안에 모셔진 부석사소조애래좌상의 근엄한 자세는 세인들의 탐욕을 단순간에 짓누르는 위엄이 서려있다. 주변을 에워싼 석등과 부석, 그리고 선묘각과 떡갈나무숲 사이로 오르면 당도하는 조사당과 선비화(골람초)는 창건 주인 의상과 더불어 화엄을 펼치려는 불교문화의 꽃이 아닌가 여겨진다. 여기에다 의상을 사모한 선묘 낭자의 이야기는 부석사의 역사와 창건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신비와 사랑과 극락정토의 무량함을 한껏 보듬을 수 있는 부석사에 대한 감흥을 말로 일러 무엇하리. 인간은 경험한 것만큼만 느끼는 것이라 했으니 답사를 통해 직접 경험해 보면 안 다고 말할 수밖에. 안양루에 선 김병연은 그 아래로 펼쳐진 소백연봉을 바라보며 다음과 같이 부석사를 찬양 하였는데, 歲月無情老丈夫 평생에 여가없어 이름난 곳 못왔더니 백수가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그림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있고 천지는 부평같아 밤낮으로 떠 있구나 지나간 모든 일이 말타고 달려온 듯 우주간에 내한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 백년동안 몇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가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있네. 봉화를 거쳐 도계를 넘는 두실령 고개가 만만하지 않음을 처음으로 느낀다. 굽이굽이 넘어 선 영월땅은 단종과 김삿갓, 동강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 되는 고장이다. 어린 단종에 대한 연민과 세상사의 질곡과 번뇌를 방랑과 기행으로 풀고자했던 김병연의 유적이 그만큼 뚜렷 이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김병연은 스무 살에 영월 고을에서 백일장에 응시하여 장원으로 급제하였는데, 다음은 그 공령시(功令詩)의 말미이며, 이것이 조상을 욕되게 한 것이라 하여 그 끝없는 방랑으로 이어 졌다고 한다. (초.중략) 당신은 임금을 저버렸고 부모도 잊은 사람 한 번 죽어 가볍소. 만 번 죽어야 마땅하오. 춘추의 필법이 어떤지는 알겠지요. 욕된 일, 이 땅 역사에 길이 남아 전해질 거외다. 숨겨진 계곡길을 십리 이상을 들어가야 김삿갓 유적지가 나온다.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어 찌도 맑은지 누구나 발을 담가보고 싶은 충동을 족히 느낄 수 있는 계곡. 전라도 화순지방 에서 생을 마감한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하여 이 곳에 모신 둘째 아들의 효성이 대단하다 싶 다. 하기야 그 아들도 방랑벽으로 말미암아 그 아비를 모실 수 있었다고 하니 부전자전일까. 청령포는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유배된 곳이다. 삼면이 강이요, 뒤가 험준한 바위산 으로 천혜의 유배지로 천거한 한명회의 계략과 권력찬탈을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벌 한 정쟁이 오늘과 다를 바가 없을 듯하다. 단종의 처절한 눈물과 한을 보았으니 관(觀)이요, 하염없는 오열을 들었으니 음(音)이라, 관음송의 큰 키와 휘감긴 가지를 보니 세월 무상함이 절로 느껴진다. 인근의 장릉 또한 한양을 벗어난 곳에 위치하며 문무석도 없이 외로이 서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단종을 유배지로 호송한 금부도사 왕방연은, 천만리 머나먼 곳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마음 둘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마음같아 울어 밤길 예놋다. 단종은 청령포에 큰 홍수가 나자 '관풍헌'으로 거쳐를 옮겨 유배생활을 계속하는데 유배의 한을 달래며 소쩍새의 처량한 울음을 듣다 자신의 심사를 표현하게 되는데, 자규시 한 마리 원한 맺힌 새가 궁중을 떠난 뒤로 의로운 몸 짝 없는 그림자가 푸른 산속을 헤맨다. 밤이 가고 밤이 와도 잠을 못 이루고 해가 가고 해가 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 두견 소리 끊어진 새벽 멧부리에 지새는 달빛만 희고 피를 뿌린 듯한 봄 골짜기에 지는 꽃만 붉구나 하늘은 귀머거린가? 애달픈 하소연 어이 듣지 못하는지? 어찌하여 수심 많은 이 사람의 귀만 홀로 밝는고. 유배의 한을 안은 채, 1457년 10월, 세조가 보낸 사약을 받고 죽임을 당하는데 단종의 나이 17세였다. 대관령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맑았다가는 흐려지고 그러다 맑아진다. 안개와 비도 흔히 경험할 수 있다. 초저녁 이불을 멀리했다간 감기에 걸리기가 십상이며,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하기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인간의 생체리듬이 자연스레 조절되어 적은 수면으로도 충분 한 휴식이 되며 가장 편안한 생활이 영위되기에 해피 700고지라는 이름이 붙는다. 제 3 회 Happy 700 대관령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전국의 달림이들은 작열하는 태양아래 모여들기 시작한다. 선크림과 모자, 그리고 땀으로 범벅이 되어 출발을 기다리는가 했더니 이내 하늘에는 구름이 몰려들고 서늘한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대관령에서만이 경험할 수 있는 기상의 신비와 함께 달림이들의 힘찬 레이스가 펼쳐진다. 3년 동안 이 대회에 참가하는 우리 동호회원들은 여름 방학 중에는 큰 행사요, 연수인양 참가를 주저하지 않는다. 시골 운동회 같은 분위기와 고원의 정취와 멋을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거기다가 동계 올림픽의 꽃인 대관령스키장이 인접하였고 때 이른 코스모스길은 달리는 이들의 피로를 씻기에 충분하다. 이승복 기념관의 조경은 아름답다. 계방산 아래 좋은 터에 수목과 전시관과 반공의 기치를 내건 모습들이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모습이다. 시대의 아픔과 역대 정권들이 반공의 장으로 조롱되었든 무지인은 알 도리가 없으나 분단과 역사의 아픔은 분명하리라. 사실 이 여행에서 이승복 기념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없다. 다만. 운두령을 넘기 위해서는 반 드시 거쳐야하는 곳이기에 들렀을 뿐. 아, 운두령! 마치 도적의 이름 마냥 무시하게 다가서는 이름이다. 장길산의 산채가 있는 곳으로 연상되 기도 하고, 임꺾정의 본거지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끝없는 오르막과 계곡, 산 깊은 곳에서 뿜어 나오는 신선한 공기, 이름 모를 풀잎들의 내음이 구비구비 고갯길을 가득 메워 여행객의 오각을 후빈다. 어떤 고개는 속리산 말티재가 연상되기도 하고, 진부령, 한계 령 휘감은 굽이와도 같다. 평창과 홍천의 경계 지점인 정상에서의 쉼으로 한 호흡과 감흥을 가라앉혔다. 이제는 좀 차분하게 내려가리라, 그래서 홍천을 거쳐 가평으로 가리라는 소박한 기대는 또 다른 감흥 과 자연 앞에 무참히 무너져 내린다. 40~50km의 끝없는 내리막길이 배의 유속과 같이, 여 울에서 노를 놓고 래프팅하는 기분이다. 그저 내달리는 대로, 미끄러지는 대로 핸들만을 꺾 을 뿐이다. 모든 차량들은 똑같은 간격으로 똑같은 운전기법으로 끝없이 내려만 간다. 주변 에는 민가도 없다. 오직 길과 숲과 계곡과 문명의 그릇 속에 담겨진 인간만이 자연과 호흡 할 뿐이다. 운두령 드라이브의 감흥에 너무 젖은 것일까. 마른하늘에 몰려든 구름과 구름 사이에서 뿜 어내는 뇌성과 그리고 억쑤 같이 쏟아지는 폭우는 들 떤 여행객의 열기를 식히기에 충분했 다. 하지만 비구름 사이로 드리운 운무가 골짜기마다에서 피어나고 떠다니며 느린 비행을 하니 인간으로서 가진 언어로써는 형언할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 비 내리는 경춘가도를 달린다. 질척거리며 내리는 비는 가뭄과 더위에 찌든 남부지방에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인과 함께 하는 가도(街道), 낭만과 추억의 가로(街路)가 이제는 시원한 4차선의 넓은 도로가 되어 그 옛날의 기억을 잃어버렸지만 북한강을 끼고 경춘선 열 차와 46번 국도가 나란히 하는 멋은 여전하다. 남이섬은 남이 장군의 묘가 있다고 해서 이름지어진 북한강의 수중섬이다. 면적 약 14만평, 둘레 약 4km로 1965년부터 모래와 땅콩밭에 불과한 황무지에 처음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하 여 오늘의 자연림과 잔디밭과 여러 위락 시설로 가꾸어졌다. '유원지에서 관광지로, 소음을 리듬으로, 경치를 운치로' 라는 모토 하에 자연생태 문화관광 복합 컨텐츠의 자연섬이 되고 자 했다. 2001년 12월 윤석호 감독이 제작한 <겨울연가>가 성공하면서 일본은 물론 중국인 들까지 찾는 아시아의 테마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남이(南怡)는 다음의 시로 말미암아 족쇄가 되고 굴레가 되어 2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떴다 고 하나, 그 깊이까지는 헤아릴 길이 없다. 白頭山石磨刀盡 豆滿江波飮馬無 男兒二十未平國 後世誰稱大丈夫 남이섬 흙길을 달리는 멋은 가히 일품으로써 길이대로 뻗은 전나무숲과 북한강에서 불어오 는 시원한 바람으로 말미암아 낭만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달림이의 길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이섬은 아침 7시 30분에 첫 배가 들어가며 오후 9시 30분이면 배가 끊긴다. 따라서 새벽 달리기에는 시간대가 맞지 않다. 그래서 북한강과 남이섬을 조망하며 달릴 수 있는 코스가 남이섬 주차장에서 지방도를 따라 강변을 달리면 테마달리기의 극치를 맛볼 수 있으리라. 북한강과 남이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물안개와 이른 아침부터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수상 스키, 맑은 공기와 몇 번을 오르내리는 언덕길 등이 새벽의 경이를 배가시킨다. 가평에서 청평호를 향하는 길은 경이의 드라이브코스이다. 우리가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연인들의 사랑과 추억과 연민을 함께 하는 코스로써 맑고 드넓은 호수를 그냥 지나치 기에는 너무나 가슴이 저민다. 저민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볼 수 있는 기쁨은 쾌속 보트를 타고 물결을 가르는 수밖에. 모래섬을 향하며 뱃전에 부딪쳐 튀겨 오르는 물방울은 날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세상의 번민을 씻기운다. 이 곳 아름다운 호수가 인간의 손길로 말미암아 수질을 흐리고 난개발로 인해 더럽혀지지 나 않을까 하는 서글픈 마음이 북한강을 따라 청평, 양평, 양수리에 이르기까지 느낄 수 있 었다. 레포츠와 행락 및 위락 시설이 즐비하여 인간의 쾌락을 충족시키기에는 그만일 텐데 강과 숲과 주변 경관은 서서히 처음을 잃어갈 터이다. 어쩌면 소양호가 생기고 청평호가 생 겨 문명의 이기가 들어선 순간부터 파괴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를 지나 여주를 향한다. 남한강은 오대산과 대관령을 발 원지로 하여 오대천, 정선의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거쳐 단양으로 흘러들어 충주호에 이르 고 다시 여주를 거쳐 한강에 이르니, 조선 시대에는 조곡선이 끊임없이 드나들었고 이 뱃길 을 따라 일제와 몽고에 의해 침탈된 문화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단다. 여주 신륵사의 다층전탑(보물 226호)은 이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의 구실을 하였다 한다. 더구나 나옹선사의 혜안이 돋보이는 사찰로서 조사당과 강월정은 신륵사의 전설을 말해주며 세종대왕께서 드나드셨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황포돛대나루는 조선 4대 나루의 하나인 조포가 위치하고 있다. 명성황후의 생가터를 찾는 이들의 마음은 무겁다. 고종과 대원군, 그리고 민비. 러시아와 일본, 청국이 벌이는 권력과 암투, 약소국의 아픔과 일제만행에 대한 분노와 들끓는 외침이 들리는 듯 하다. 다행히 그 역사의 흔적의 중심에 서 있는 명성황후의 생가를 찾는 일은 현 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예 안내사의 말을 빌면, 일본 관광객들은 거의 없고 중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단다. 중국인들도 만주를 잃고 분단을 초래한 역사를 지닌 아픔을 함께 하기 때문일까. 3 기행은 힘이 들고 때로는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마라톤을 통해 겪는 수많은 고통 과 고독의 뒤에 오는 뿌듯한 성취감은 다른 삶과는 견줄 수 없는 희열로 남는다. 이렇듯 여 행은 인생과 더불어 마라톤과도 일맥상통하는 멋이 있는 것이다. 1200km의 긴 답사 기행을 마치고 밀려드는 피로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가슴속에 담아둔 역사와 시대의 아픔과 아름 다운 국토와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따뜻한 체온으로 적셔졌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면서 과거를 알고 미래를 열어 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오늘의 삶 은 과거를 통해 절충될 수 있고, 미래를 생각하며 희망으로 나아가는 지혜를 깨치는 일이다. 이를 터득하는 방법으로 답사와 여행 만한 것이 있을까! |
다음검색
출처: 세상을 함께 달려줘서 고.마.워! 원문보기 글쓴이: 달리마
첫댓글 한편의 수준 높은 문학 작품 잘 읽고 감상했습니다.
회장님! 엄청납니다. 생을 통찰하는... 안부 고마웠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달리기를 매개로 한 회장님의 강원 기행, 평소에는 감추어 두고 웬만해서는 잘 내어놓지 않는데, 그 글솜씨를 다시 한번 보게되는군요. 얼마 안된 것 같지만 제법 지나간 세월, 그 때가 새삼 그리워집니다.
평창대회 사전답사 기행의 여정들이 대단합니다. 산따라 강따라 인물따라 이어지는 감회가 새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