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서 한식 인기… 중국·베트남인까지 운영하는 한식당 늘었다
[구텐탁 독일]베를린 내 한식당 100여곳 달해… 외국인 영업점도 잇달아 문열어
베를린=최아리 특파원
입력 2023.05.24. 03:00
업데이트 2023.05.24. 07:02
지난 17일(혀지 시각) 독일 베를린 프렌츨라우어베르크의 한식당 '필 서울 굿' 야외 테이블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최아리 베를린 특파원
지난 17일(현지 시각) 오후 7시 베를린의 인기 카페·식당 거리인 프렌츨라우어베르크의 식당 ‘필 서울 굿(Feel Seoul Good)’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 식당의 간판엔 큼지막한 한글로 ‘필 서울 굿’이라고 적혀 있었다. 식당 로고는 도깨비로, 종업원은 모두 한글 ‘필 서울 굿’과 이 문양이 함께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 내부에 한글로 ‘맛있게 드세요’라고 걸린 이 식당은 한식당이다. 여느 한식당과의 차이가 있다면 사장과 종업원이 모두 베트남인이라는 점이다.
자세히 보면 ‘100% 한식당’이라기엔 미흡한 점도 보였다. 메뉴엔 ‘반찬’을 ‘반잔(BANZAN)’이라 적고 한식당에선 보통 무료로 주는 김치를 3.5유로(5000원)에 팔고 있었다. ‘김치 만두’를 ‘만두 김치’같이 어색하게 표현한 경우도 보였다. 비빔밥을 시켰더니 한국과는 다르게 단무지와 적양배추가 고명으로 올라갔다. 양념은 고추장이라기보단 새콤한 동남아 향신료 쪽에 가까웠다. 이곳 매니저 민(31)씨는 “2019년 사장이 채식 식당을 시작하면서 한국 음식을 차용했다고 알고 있다”며 “최근 베를린에서 한식이 인기가 많아 치킨·소주는 주변에서 다 안다”고 했다. 이 식당은 한식을 주로 내세웠지만 쌀국수 같은 베트남 음식도 함께 팔고 있었다.
'필 서울 굿' 매니저 민씨가 주방에서 나온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 가게 한 가운데는 '맛있게 드세요'라는 글이 한글로 적혔다. 오른쪽 사진은 이 곳에서 파는 비빔밥./최아리 베를린 특파원
'필 서울 굿' 매니저 민씨가 주방에서 나온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 가게 한 가운데는 '맛있게 드세요'라는 글이 한글로 적혔다. 오른쪽 사진은 이 곳에서 파는 비빔밥./최아리 베를린 특파원
한국 드라마, K팝 등의 열풍과 함께 독일에서 한식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비(非)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집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뉴욕·로스앤젤레스 같은 미 대도시에서 일본 초밥 인기가 올라가자 한국인들이 일식당을 열고 초밥과 한식을 함께 팔곤 했는데, 이런 현상이 역으로 유럽의 한식에서 나타나는 셈이다. 베를린엔 한식당이 100여 곳에 달하는데, ‘필 서울 굿’ 외에도 중국인과 베트남인이 ‘한국식 고깃집’이라고 내걸고 삼겹살을 파는 식당도 있다.
지난 2월 베를린 중심 포츠담 광장에 문을 연 푸드코트 ‘매니페스토 마켓’에도 비한국인의 한식집이 등장했다. 체코 프라하에서 시작된 매니페스토 마켓은 현지 유명 인기 식당들을 섭외해 푸드코트 형식으로 모아 놓은 곳이다. 이곳에 입점한 ‘치킨(ChiKin)’이란 가게는 ‘한국식 치킨(Korean Fried Chicken)’을 판다고 홍보를 하지만, 사장은 중국인이다.
외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짝퉁 한식’이라는 폄하와 한식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는 현상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엇갈린다. 현지 매체 베를리너차이퉁은 ‘필 서울 굿’에 대해 “한류의 인기에 편승하려 한 곳”이라고 혹평한 반면 구글의 방문자 평점은 (5점 만점에) 4.5로 높은 편이다. 구글 후기에도 “이건 한식당이 절대 아니다”라는 한국인과 “베를린 최고의 한식당”이라는 독일·미국인 등의 후기가 번갈아 올라오고 있다.
한국인이 하는 한식당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과거 불고기·비빔밥 등을 주 종목으로 삼아 교민이나 한인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겨냥했다면 최근에는 치킨, 팥빙수, 칼국수 등 외국인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힙(hip·유행에 민감)’하게 변주한 메뉴가 많아졌다. 베를린의 인기 치킨집 ‘꼬끼오’의 안정아 사장은 “2018년 문을 열 때만 해도 한국 손님이 30~40%였는데, 지금은 외국인이 80~90%”라고 했다.
베를린=최아리 특파원
베를린=최아리 특파원 편집국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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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퍼맨
2023.05.24 06:45:45
중국사람이 사장이든 베트남사람이 사장이든 상관은 없지만 그 한식의 맛을 지들 향신료 뿌려넣어 짝퉁한식 만들어 한식의 기준을 흐리는 것이 문제지요..한식의 경우 고추가루에 의한 자극적인 맛은 있지만 한식이나 일식이나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린 감칠맛인데 .. 중공이나 베트남의 경우 향신료범벅으로 재료 고유의 맛은 커녕 재료가 무엇인지조차 느끼기 어렵지 않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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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역정
2023.05.24 06:48:46
하루빨리 할랄푸드 같은 인정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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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가
2023.05.24 07:12:17
K-음식 세계화를 위하여 한국의 자영업자들 교육 및 지원을 하여 외국으로 나가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게 해주어야한다...5만명 정도 외국으로 나가서 승부수를 띄우게 합시다! 그리고 108배+사찰음식은 뉴욕과 유럽에서 세계최고가 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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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master
2023.05.24 09:31:40
예전 미국 시골에서 마즈모토 라는 일식집에 갔더니, 벽지가 거북선이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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虛心坦懷
2023.05.24 08:43:40
누가하든 맛이 좋으면 장사는 잘될것이다. 다만 한국사람의 맛을 누가 잘표현할까? 이게 관건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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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riot
2023.05.24 07:56:52
유럽 한식당은 보통 반찬값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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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나그네
2023.05.24 07:08:26
외국 나가면 한국음식을 못먹는게 고통이고 한국음식이 그립다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한국식당은 고급레스토랑이다 현지인 부자만 이용하는 고급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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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즈
2023.05.24 07:00:05
솔직히 썩좋은 느낌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자국민이 일식. 중식. 베트남식 식당 운영한지 오래다. 너무 늦고 숫자도 미미하다.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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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먹고다니냐
2023.05.24 09:43:59
우리가 피자에 불고기를 쳐올리는거하고 파스타에 명란, 김치 같은거 섞어서 메뉴만드는거하고 차이없다. 뭐가 문제냐~ 일본애덜이 한식일식퓨전팔면서 일식집 간판다는거가지고 아무말도 안하는거 하고 똑같다. 이제 좀 후진국 거지근성은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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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kim
2023.05.24 09:38:56
메뉴보드에 공식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시스템을 운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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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ing b****
2023.05.24 09:34:25
상표권 도용???? 그 옆에 우리가 한식당을 차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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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택
2023.05.24 09:22:36
BANZAN은 독일어 발음으로 '반찬'맞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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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어스
2023.05.24 09:18:14
중국인과 베트남 일까 일본인은 없나... 아마 없을거다 중국인과 베트남은 원래 그런애들이다 잘해주고 가르쳐주면 그걸 배워 가르친 사람부터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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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불성
2023.05.24 09:07:05
한국인도 미국가서 일식당 많이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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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
2023.05.24 08:50:00
외국 식당가서 입에 안맞는다고 고추장 뿌려드시진 마시라 같은 한국인으로서도 볼썽사납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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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엔한민족만
2023.05.24 07:37:24
짭뚱 음식만들어 파는데. 그냥 냅둬라. 외국인은 뭘해도 그냥 지들끼리 하라해라. 우리는 단지 내부의 외국인들 전수 퇴출만이 중요하다. 모두 단기체류로만 이어지게해야한다. 일루미나티는 전세계를 자신들의 자본으로 엮으려한다. 백인자본가가 기술인봤는가? 내국과 외국 인간들 모두 편하게 자본으로 노예되게 하려는 속셈이다. 그것을 윤석열과 국내재벌이라는 사기꾼들이 그대로 시행해주고 나라팔아먹고있는중이지. 사약 사발로 들이켜라. 이 역적들!! 너희는 인간도 아님. 재활용도 안되는 핵폐기물급 쓰레기임. 후쿠시마 원전 유출수 한사발씩들이켜라. ?m샷 사약 한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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