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협력과 책임, 다양성의 가치를 배우는 종합예술로서의 교육활동,
학생들이 주도하고 교사도 함께 성장하는 교육영화 만들기
모든 예술이 그렇듯 영화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체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한 직접적이면서도 은유적인 외침이다. 문자 텍스트 위주의 표현을 어색하게 느끼는 현재의 아이들은 어느새 감각적, 직관적, 즉각적인 특징을 가진 영상매체를 통해 정보 수집과 자기표현을 하고 있다. 영상매체를 통한 자기표현 의존도가 매우 높아진 현실에서 영화제작 교육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영상은 메시지를 생산하는 쪽이나 소비하는 쪽 모두에게 선호도가 높은 매체이기 때문에 접근성이나 전달 면에서 문자 텍스트에 비해 효과가 뛰어나다. 한편 영화제작의 과정을 보면 보편적으로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데 많은 수의 스태프와 배우가 필요한데, 이들은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에서 오랜 시간 수련의 과정을 겪은 전문가들이다. 학생들의 영화제작 과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학급 단위든 동아리 단위든 집단을 형성하여 제작이 이뤄지고 그 안에서 역할이 나뉘는 구조도 같다. 따라서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영화제작 교육에서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은 협력과 책임이다. 영화제작은 작품의 완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며 나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기는 이견과 갈등의 조율이 필수적이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관계와 협업의 중요성, 책임의식의 중요성을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영화제작 교육은 단순히 영상매체에 심취해 있는 학생 몇몇이 모여 즐기는 취미 활동이나 놀이 문화가 아니라, 한 인간이 재능을 펼치고 문학, 음악, 미술 등 예술의 영역과 기술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예술로서의 교육활동이다. 왕성한 영화제작 교육이 영화 활용 교육으로 이어질 때 영화가 교육이 되는 영화교육의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 책에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직접 영화제작 교육을 했던 현장 교사들의 경험이 담겨 있어, 학생들과 영화제작 교육에 처음 도전해 보고 싶은 교사나 영화제작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이다. 기존의 영화제작 교육서들은 너무 전문적이거나 초등 또는 중등 사례를 제한적으로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내용적 측면에서도 극영화 중심의 기술이 많아 영화제작 교육의 폭이 한정적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초중등을 망라해 극영화,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광고 제작 등 학급이나 동아리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제작 사례를 담고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초등과 중등의 다양한 사례를 학교급별 구분의 제약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각자의 상황과 수준에 맞게 차용하거나 응용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종합예술로서의 활동, 영화제작 교육
1장 교육영화의 모든 것
1. 교육영화란 무엇인가
2. 한눈에 보는 영화제작 과정
3. 꼭 알아야 할 영화 용어들
4. 학생들과 함께하는 영화제작
초등 영화제작 과정 훑어보기
중등 영화제작 과정 훑어보기
: 기획하기·시나리오 작성·배우 모집과 장소 섭외·대본 리딩과 리허설·장비 점검과 소품, 의상 준비·신 리스트 재구성, 촬영 일정표 작성·촬영·편집·영화음악·시사회와 평가회·영화제 출품·제작비의 조달
2장 학교에서 영화 만들기
1. 학급 중심 교육영화
첫 영상 제작은 뮤직비디오로
목소리로 감정을 전하는 그림책 오디오북
제한된 시간에 완성할 수 있는 공익광고
인터뷰를 활용한 영상 만들기
우리 학급만의 이야기, 학급영화
학급에서 본격적으로 극영화 만들기
어떤 주제도 담을 수 있는 학급다큐멘터리
영화와는 또 다른 생명력을 지닌 OST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영화제
포스터 만들기로 영화 요약하기
2. 동아리 중심 교육영화
심훈의 상록수 정신을 기리다_〈그날이 오면〉(2019)
폐교를 앞둔 아이들을 상상하다_〈학교는 오늘도 안녕하다〉(2020)
김대건 신부의 삶을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다_〈고행〉(2021)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실상을 말하다_〈처음으로 되감기〉(2022)
통합교육에 대해 이야기하다_〈학교 다녀오겠습니다〉(2023)
에필로그
우리들의 영화가 탄생했어요
책 속으로
학교에서의 영화제작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마치 교육연극의 목적이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영화제작을 통한 교육 또는 영화제작을 수단으로 삼는 교육이 목적이다. 그래서 영화제작 과정을 통해 어떤 배움과 성장이 일어났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영화는 작품으로 완성되어야만 배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영화는 종합예술이지만 각 부분의 참여가 잘 보이지 않는데, 부분들의 참여가 전체 안에서 크고 작은 역할들을 하며 얼마나 중요한지는 관객들의 관람 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뿐 아니라, 관객이 완성된 영화를 만나면서 생겨나는 배움은 또 다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작하는 영화는 상업영화 등과 구분하기 위해 다른 명칭이 필요하다. 특성상 교육연극과 비슷하기 때문에 ‘교육영화’로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 「1장, 교육영화의 모든 것」 중에서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겠지만 특히 청소년영화의 시나리오 완성도가 전체 제작 완성도의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 소재의 참신성이나 표현의 독창성, 그 세대만의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사건 전개의 구성력으로 청소년영화의 기술적 취약성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나리오 작성을 지도할 때 교사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나리오 작성 단계에서 교사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에서 이야기한 ‘산파’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교사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작성하는 아이들에게 “그래서?”와 “왜?”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져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아이들은 스스로 고민하며 그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 속에서 참신성과 독창성을 발현할 수 있고, 사건 전개의 논리성도 확보할 수 있다.
--- 「1장, 교육영화의 모든 것」 중에서
‘학급영화’란 표현은 학생들이 영화 작업을 자신들의 것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뿐만 아니라 학급 전체가 함께 만들어 간다는 목표를 이룰 수도 있다. 학급영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까닭과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유의점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만드는 순간에는 감독의 예술이지만, 만들어진 다음에는 관객의 것이 된다. 그래서 비평으로 난도질을 당하기도 하고, 의도치 않은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뤄야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담긴 세부적인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일 필요도 있다. 이렇게 근사하게 말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잘 알고 있다.
--- 「2장 「학교에서 영화 만들기」 중에서
오랜 기간의 노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매체, 어떤 주제도 담을 수 있는 방식, 성장과 변화의 과정이 드러날 수 있는 것이 바로 학급의 활동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였다. 뒤에 이름을 붙인 것이지만 이런 영화를 ‘학급다큐멘터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학급다큐를 준비하면 할수록 학급 활동의 과정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 「2장 「학교에서 영화 만들기」 중에서
누군가는 영화를 재미로 찍으라고 조언한다. 맞는 말이다. 재미로 시작해야 질리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더해 긴 호흡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함께 나누길 바란다. 영화를 만들어 혼자 보고 말거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사장시킬 거라면 의미 없는(또는 혼자에게만 의미 있는) 일을 한 것에 불과하다. 반드시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만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영화는 상영을 목적으로 하고,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작한 영화를 공개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 동아리가 제작한 영화들은 ‘전체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주제를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2장 「학교에서 영화 만들기」 중에서
다큐멘터리를 관람한 관객들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드러내기를 꺼려했던 특수교육 관련 소재를 고등학생들이 과감하게 다룬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특히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특수교육 중에서 장애 학생들이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어우러져 통합교육을 받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 아이들이 만든 영화는 올해도 어김없이 상영관으로 간다. 아이들은 크고 넓은 스크린에 그들이 겪는 현실과 희망을 담은 영상을 띄우고 한목소리를 낸다. 그것은 아이들의 땀내가 가득한 영화이기에 더 값지고 소중하다.
--- 「2장 「학교에서 영화 만들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교육영화 제작을 시도해 보고 싶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해 볼 수 있는 교육영화 제작 가이드
1장에서는 영화제작 교육의 필요성과 ‘교육영화’의 의미를 알아보고, 영화제작의 전반적 과정과 영화에서 사용하는 특수한 용어들에 대해 살펴본다. 한편 영화제작 교육은 교육과정 편제상 초등과 중등에서 약간 다르게 적용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초등의 ‘학급 중심’ 영화제작 교육과 중등의 ‘동아리 중심’ 영화제작 교육에 대해 알아본다.
2장에서는 초등과 중등에서의 영화제작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초등 사례에서는 앞서 간략히 설명한 다양한 방식의 제작 방법과 제작 과정에서의 유의점 등을 안내하고, 중등 사례에서는 실제로 제작한 단편영화의 제작 과정과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추천평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인문 소양과 공동체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합니다. 연극과 뮤지컬, 영화는 종합예술이면서 배우와 스태프 등 공동체의 토론과 협력이 필요한 집단 예술이기에, 특히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이 책에서 안내하는 대로 교육영화 제작을 통해 학생과 선생님이 어울려 또 하나의 창조적 세계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 김지철 (충청남도교육감)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영화제작 교육을 해 온 구자경, 이해중 교사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교육영화 수업》은 보석 같은 책이다. 특히 초중등에서의 영화제작 과정을 바로 옆에서 하나하나 알려주듯이 자세하게 기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비슷하면서도 차별성이 드러나는 아이들의 성장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다. 영화제작에 관심이 있는 교사라면 이 책을 늘 곁에 두자. 영화가 교육이 되는 종합예술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 주는 훌륭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 차승민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 저자)
오랫동안 영화제작 교육의 최전방에 섰던 구자경, 이해중이 만났다. 이 책은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에게 탁월한 영화제작 교육자료가 될 것이다. 체계적이고 실전적인 내용으로 영화제작의 핵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저자의 통찰력은 학생들에게도 귀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김선아 (서울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제에서 본 구자경, 이해중 감독님의 영화에는 아이들의 삶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영화인으로서 빛나는 그들의 삶도 담겨 있습니다. 삶이 담긴 영화의 처음과 끝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 정일승 (무등영화제 집행위원장, @jeong_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