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데레사성녀 따라하기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10월에 새단장을 한 대구 삼덕성당의 소화 데레사상을 만나러갔다가 이달말에 은퇴하시는 삼덕성당주임 원유술신부님을 우연히 만나 신부님방에서 커피를 얻어마셨답니다. 아마 천국에 계시는 소화 데레사성녀가 제게 차대접을 하라고 시켰나봅니다. 저는 답례로 신부님방을 방문한 손님에게도 진주의 김장하선생님에 관한 책('줬으면 그만이지' - 진주에서 60년간 한약방을 하면서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분 이야기)을 1권씩 선물했지요.
그리고 지난 10월에 소화 데레사상 도색공사에 거금을 기부하신 두산약국의 김계남약사님을 찾아뵙고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며 위에서 언급한 책을 선물했지요. 그리고 제가 그때 도색공사에 보태려고 준비한 100만원은 음악치료사 이수성교수님을 통해 상주시 척수장애자들의 제주도여행경비에 보탰다고 보고를 드리니 잘했다고 하시더군요.
어릴 때 저희는 삼덕성당의 높은 종탑에 올라가 놀면서 대구시를 내려다보곤 했는데 이젠 삼덕성당이 사방에 높은 건물로 둘러싸여 아주 작아보였습니다. 하지만 삼덕성당이 주보성녀인 소화 데레사를 본받아 작은 꽃, 작은 길 역할을 계속 해나가길 바라면서 고 민성기신부님(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의 은혜로운 묵상시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하늘로부터 키재기 / 민성기신부
세우려 한다
세우려 한다
한없이 세우려 한다
오르려 한다
오르려 한다
한없이 오르려 한다
재려 한다
재려 한다
한없이 재려 한다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한없이 세우고
한없이 오르고
한없이 재려 한다
누가 더 높이 쌓았는지
누가 더 높이 올랐는지
한없이 쌓고 오르고 재려 한다
사람은 땅에 사는 동물
사람은 땅으로부터 높이를 재는 동물이다
보이는 것의 기준은 땅이기에
허나 보이지 않는 게 있다
사람들은 그를 하느님이라 불렀다
하느님은 하늘에 사시는 분
하느님은 하늘로부터 높이를 재는 분이시다
오늘에야 사람들은 불현듯
하늘로부터 키재는 법을 알았다
하늘로부터 키재기를 시작한다
난쟁이의 키가 커져 보인다
바벨탑은 낮아지고
난쟁이의 키는 커졌다
내리고프다
무너뜨리고프다
오, 케노시스! *
갑자기 비가 내리고
세상이 바로 보인다.
※ 케노시스 : 어원은 희랍말의 kenosis로서 '그리스도의 육화의 신비'를 나타내는 의미로 많이 쓰여지며, '겸손' 즉 '스스로 낮아짐, 비움'이라는 뜻을 지닌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