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22대 총선 결과를 보면 81세 노년부터 5선 의원도 있고 30대 초선도 섞였습니다.
정치 초년생 대통령과 새내기 여당 비대위원장도 총선 결과에 무척 당황스러울 겁니다.
우리말에 ‘어줍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투르고 어설픈 것을 표현할 때, 또는 어쩔 줄을 몰라 겸연쩍거나 어색한 모습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지요.
남자가 맞선을 보면서 시선 처리를 잘 못하고 말을 더듬는다든지 하면
“그 남자는 맞선을 보면서 무척 어줍어했다.”라고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어줍다’는 말은 ‘수줍다’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수줍다’는 “숫기가 없어 다른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다.”는 뜻으로,
“그 여자는 맞선을 보면서 몹시 수줍어했다.”처럼 쓰입니다.
그러니까 어줍은 남자와 수줍은 여자가 맞선을 보게 되면, 얼마나 어색한 자리가 될 까요?
우리는 ‘어줍게’보다는 ‘어줍잖게’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어줍다’가 “서투르고 어설프다”는 뜻이니까
‘어줍잖다’라고 하면 그 반대인 “세련되다”는 뜻을 나타내야 이치에 맞겠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서투르고 어설픈 것을 표현할 때 ‘어줍잖다’, ‘어줍잖게’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연하게’라고 말해야 할 자리에 ‘우연찮게’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줍다’는 표준말이지만, ‘어줍잖다’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줍다’와 비슷한 말로 ‘어쭙잖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서투르고 어설플 때, 또는 비웃음을 살 만큼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할 때
‘어쭙잖다’라는 말을 씁니다.
가령 “그런 어쭙잖은 실력으론 우리 회사에서 배겨나지 못할 거야.” 한다든지,
“변변한 벌이도 없으면서 어쭙잖게 자가용을 몰고 다니냐?”라고 쓸 수 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때의 ‘어쭙잖다’를 ‘어줍잖다’로 잘못 발음하고 있습니다.
어찌됐든지간에 총선 실패의 책임을 지고 여당비대위 대표가 사퇴하고
총리를 비롯해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보좌관들도 사의를 표했다고 합니다.
어쭙잖은 조언으로 국정 실패를 자초한 면도 없지 않으니 인사 쇄신을 보여주긴 해야겠지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