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더비'로 불리며 유로파리그 8강 대진 중에 가장 흥미를 끌었던 도르트문트와 리버풀의 1차전은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 끝에 1-1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전에는 올 시즌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도르트문트가 우세하며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되었지만 리버풀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르트문트 올 시즌 홈 성적>
분데스리가: 14전 12승 2무
유로파리그: 6전 4승 1무 1패
포칼컵: 1전 1승
총: 21전 17승3무1패
<현재 15/16 유로파리그에서 무패행진 중인 리버풀>
조별 예선: 2승4무
토너먼트: 2승 3무(현재 진행 중)
*올 시즌 유럽 대회에서 무패를 기록 중인 팀은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이 유이함
<엄청난 열기의 지그날-이두나 파크>
*사진출처: 구글
양 팀 모두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전개를 펼치며 매우 속도감 있는 경기를 보여줬다. 두 팀이 비슷한 팀 컬러를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도르트문트의 선발 명단 중에 클롭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이 9명이나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둔 리버풀이 현재 4강 진출에 더 유리한 상황이지만 매우 강한 전력을 보유한 도르트문트이기 때문에 누가 4강에 진출할지는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4강 진출 경우의 수>
리버풀 승리 시
▶스코어와 관계없이 리버풀 진출
도르트문트 승리 시
▶스코어와 관계없이 도르트문트 진출
무승부 시
▶0:0 무승부- 리버풀 진출
▶1:1 무승부- 연장전 진행
▶양 팀 2골 이상의 무승부- 도르트문트 진출
새벽에 라인업을 기다리던 팬들이 가장 의아해했을 부분은 오리기가 원톱으로 선발 출장한다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오리기는 83분에 교체되기 전까지 활발한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골까지 기록하면서 클롭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 주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클롭 감독은 "그가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나 속도, 볼을 지키고 몸을 이용하는 플레이가 필요했다."라고 밝히며 오리기의 선발 출장 이유를 밝혔다.
오리기가 클롭의 기대만큼 성장만 해준다면 다음 시즌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 자리는 오리기가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기는 185cm의 큰 키를 가지고 있지만 타켓형 스트라이커처럼 포스트 플레이만 할 줄 아는 선수가 아닌 부드러운 발 밑 기술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활동량도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클롭 감독이 선호하는 유형의 공격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직 문전 앞에서 침착함을 성장시켜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오리기는 올해 21살밖에 되지 않은 신예이기 때문에 발전할 여지가 충분히 있는 선수다.
<오리기 도르트문트 전 활약상>
사실 이번 경기에서 전술적으로 더 눈여겨볼 팀은 도르트문트였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조기에 우승 짓지 못하도록 끝까지 괴롭히고 있고 유로파리그에서도 EPL 우승후보 토트넘을 대파하는 등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사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준). 도르트문트가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유럽 최고 수준의 공-수 전환 속도다.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 빠른 역습을 통해 성공시키는 골이 상당히 많은 팀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리버풀 선수들이 압박해 왔을 때 후방을 바로 노리는 패스를 통해서 압박을 벗겨낸 후 엷어진 상대의 수비진을 바로 공략해내는 모습을 몇 차례 보여줬다.
<전반 33분 상황>
위의 나온 그림은 전반 33분 도르트문트의 공-수 전환 상황이다. 도르트문트는 자기 진영의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볼을 가지고 있었고 리버풀은 전방에서 볼을 탈취하기 위해 7명이나 하프라인 위로 올라갔다. 언뜻 보기엔 패스할 공간이 전혀 없어 보였지만 남아있는 한 공간의 길을 찾아서 전방으로 볼을 배급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해서 전방 압박을 위해 뒷공간을 열어둔 리버풀의 수비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골로 연결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인상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었다.
<위 장면 영상>
<이 외의 이번 경기 공-수 전환 모습>
*사진 출처: 구글
도르트문트가 후방에서 원활한 볼 배급이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율리안 바이글의 역할이 크다. 바이글은 이번 시즌 1860 뮌헨에서 이적해온 독일 국적의 95년생의 어린 미드필더다. 처음에 이적해 왔을 때는 감독이 점찍은 젊은 유망주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고 이제는 도르트문트의 허리 라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 바이글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볼 키핑 후 정확한 전진 패스를 찔러줄 수 있다는 점이다(바르셀로나의 부스케츠를 연상시킴). 도르트문트에서 활약 덕분에 바이글은 이제는 미래의 독일 국가대표팀 주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글 이번 시즌 기록(리그)>
출전: 26경기
출전시간: 1924분(평균 74분 출전)
패스갯수: 1886회(리그 4위)
패스성공횟수: 1730회(리그 3위)
패스성공률: 92%(미드필더 1위)
<바이글 이번 시즌 활약상>-클릭 시 재생
*영상 출처: 유튜브
이번 경기는 유로파리그가 아닌 챔피언스 리그 경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쳐주었다. 따라서 다음 주에 리버풀의 홈구장에서 펼쳐질 2차전 역시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리버풀은 주장 헨더슨이 무릎 내측 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어 앞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따라서 조 앨런이 그 공백을 메워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구글
도르트문트는 한동안 부상으로 결장했던 귄도간이 회복하여 트레이닝에 참여하며 2차전에 출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귄도간은 바이글과 더불어 도르트문트 허리 라인에서 볼 배급을 맡고 있는 핵심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만약에 선발 출장한다면 도르트문트가 중앙에서 경기를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누가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할지 우리나라 시간으로 다음 주 금요일 새벽에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