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4일 화요일
가이드가 차에 오르면서 "전에 어느 손님이 그러더군요. 가이드 얼굴이 더 심각해" 오시비엥침 수용소에서의 심각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크라쿠프로 이동을 하였다. 폴란드어로는 크라쿠프, 독일어로는 크라카우다. 크라쿠프는 폴란드의 현 수도 바르샤바로 옮기기전 까지 폴란드의 수도였다.
크라쿠프 구 시가지 중앙광장에 도착을 하였다. 크라쿠프 중앙광장은 유럽에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광장 다음으로 큰 광장이다. 해가 빨리 져 오후 4시가 조금 지났는데 어둑어둑 하였다.
크라쿠프 중앙광장 주변은 고딕양식의 성모마리아 성당, 직물회관,옛시청 사옥, 옛 크르쿠프 귀족들의 저택으로 둘러 싸여 있었다.
▲ 고릴라 삼각대
이번 여행은 해가 빨리 지니까 야경 사진이 많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미리 삼각대며 야경촬영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출발을 하였다. 방한용품으로 가방을 채우다 보니 가방의 부피가 말이 아니었다. 어쩌면 처음 가방을 쌌을 때 그대로 들고 왔다면 아마 가방무게에 벌써 힘이 고갈되었을 지도 모른다. 가방을 다시 열어 하나 둘 빼놓기 시작했다. 마지막 고민이 삼각대였다. 야경은 삼각대가 필수다. 길이가 긴 삼각대는 무게가 좀 나갔고, 새로 구입한 고릴라 삼각대는 가벼운 대신에(약 500g) 길이가 30cm도 채 안 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난간이나 전신주에 관절식 고릴라 삼각대를 걸어서 촬영하면 된다고 했다. 근데 현실은???
▲ 은은한 야경에 아름다운 크라쿠프 중앙광장이 눈에 들어왔다. 광장 어디에도 난간은 보이질 않고, 삼각대를 바닥에 놓으면 카메라 렌즈에 건물들이 잡히지 않았다. 쭈그려 앉았다 전신주를 찾아 다니다 혼자 바빴다.
▲ 저속셔트로 찍어야 한다기에 셔트 속도를 10초에 놓고 찍었는데 이게 뭔가? 실습없이 이론만 열심히 익히고 왔더니 이 모양이 되었다.
▲ 13세기 고딕 양식 건물 성모 마리아 성당 입구
▲ 마음을 가다듬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성수를 찍어 성호를 긋고 조용히 기도부터 하였다. 내 마음 밑바닥엔 지금 집걱정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 카메라를 오토로 전환을 하여 플래시를 오프 한 상태로도 찍어 보기도 하고, 전신주를 찾아 고릴라 삼각대를 묶어두고 촬영도 해보았다. 사진이 모두 제대로 나오지 않아 어느 것이 어떻게 촬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잘 하려다 이번 여행에 잘 나온 사진이 한 장도 없다.
▲ 크라쿠프엔 호박이 유명하다고 하였다. 사진 오른편 호박 쇼핑센터에 들렀는데 난 아직도 카메라만 주물럭 거리느라 호박엔 관심도 가지 않았다. 미경이와 선희는 호박 목걸이 하나씩 사왔는데 나도 한 번 골라볼걸 그랬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 직물회관 1층의 기념품 시장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규모는 훨씬 작지만. 이번 여행에서 공동으로 기념품을 사기로 하였다. 각 도시마다 그 도시를 상징하는 스노우볼을 사기로 하였다. 5개를 한 번에 사면 좀 싸게 구입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맘에 드는 스노우볼을 찾았고, 가격도 적당하였는데 유로화를 받지 않는다고 하였다.
폴란드는 유로화가 되지 않은 나라라서 폴란드 화폐를 사용했다. 우리가 폴란드에 오래 머문다면 환전할 수도 있지만 내일이면 폴란드를 떠날 것이기에 환전할 수도 없었다. 가계 중 유로를 받는 곳은 10%도 되지 않았다. 예쁜 기념품들이 그림의 떡이라 생각하니 너무 아쉽기만 하였다.
▲ 폴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무뚝뚝 하였다. 호객행위도 전혀 없고, 상품을 팔고 싶은 마음도 없어 보였다. "유로?" "노" 그러면 끝!
▲ 예쁜 목각 천사인형들이 너무 맘에 드는데....
▲ 오밀조밀한 예쁜 조각품들이 너무 많아 오래도록 구경하고 싶은데 시간이 별로 없었다. 선희는 머그컵을 샀는데 한국보다 1/10가격이라면서 더 사지 못 한 것을 안타까워 하였다. 컵을 어떻게 들고 가려고 여행 첫 날 부터 산단 말인가? 난 그것도 패스.
▲ 스노우볼을 사지 못하고 아쉬워 하는 가운데 유로화를 받는 가게에서 보석함 5개를 샀다. 코발트블루색이 맘에 들었는데 3개 밖에 없어 나머지 2개는 갈색으로 샀다. 5개를 사니 좀 깍아달라고 졸랐다. 이 시장에선 디스카운트가 전혀 통하지 않더니 조금 깍아 주었다.
크라쿠프 중앙광장을 벗어나니 얼마나 아쉬운지. 이럴 때 패키지 여행의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거리를 천천히 걸으면서 어슬렁거리는 맛을 조금도 볼 수 없으니....
▲ 폴란드 특식 '골론카'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하러 호텔식당으로 내려갔다. 샐러드와 빵 스프가 나오고 폴란드의 특식 '골론카'가 나오는데 우리 다섯은 눈이 휘둥그래지다 일시에 빵 터지며 웃음을 참지 못 하였다. 골론카는 폴란드식 돼지족발 요리다. 돼지 족발 하나 덩그러니 접시에 담겨져 나오니 '인디아나 존스'영화를 보는듯 했다. "윽! 난 도저히 못 먹겟다" "야 돼지털 너무 적나라하다." 나만 빼고 친구들은 그래도 조금씩 먹었는데 친구들도 거의 반 이상을 남겼다. 양도 너무 많았다. 폴란드에선 예전에 점심이란 단어가 없었다고 한다. 아침을 먹고 오후 3~4시경에 저녁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점심을 영어의 Lunch를 그대로 사용한다고 하였다. 아마 이 정도의 양을 먹어야 하루 두끼로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나는 손도 못 대고... 다른 테이블의 일행들을 보니 모두 맛있게 먹고 있었다. 이후 일행들 중 우리팀이 먹는 양은 늘 저조하였다.
▲HOTEL CONRAD
호텔은 깨끗하고 맘에 들었다. 단지 포트에 때가 너무 많이 끼어 있어 씻어서 물 끓이느라 좀 애먹었지만.... 호텔식당은 좁아 아침에 몇 팀이 함께 식사를 하게 되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렇지만 아침식사 메뉴는 다양하고 맛도 좋았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폴란드 크라쿠프의 아침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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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풍경화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agenes
첫댓글 크라쿠프란 곳이 이전의 수도였군요?
아뭇튼 헝거리를 빼고는 그곳 사람들 자기나라 돈 아니면 절대 안받더군요.
미리 잔돈을 가이드에게 환전해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그림에 떡이더군요.
그래도 보석함을 사셨으니 그곳에 멋진 추억 잘 담아 두십시요.
그림의 떡이 더 맛있어 보이더군요. 아직도 천사 목각인형이 눈에 새록새록 합니다.
아녜스님! 야경 사진이 아주 잘 나왔네요 뭘. 얼마나 어두웠는지 모르지만 어두운 것에 비하면 아주 잘나왔어요. 그리고 10초나 놓아두셨는데 별로 움직인 흔적이 없는 것을 보면 아주 잘 찍으신 거에요. 그렇게 저속으로 찍으면 사람들 움직이는 것도 다 잡히거든요. 그러니까 잘못된 사진이 아니에요. ㅎㅎㅎ 사진기들고 이리 저리 고심하셨을 생각을 하니 웃음이 절로 나요.
어설프게 배워 고생 좀 했어요. 저속셔트 10초를 주니 촬영후 저장시간까지 한 동안 얼음처럼 꼼짝않고 있어야 되더군요. 사진 한 컷 찍는데 바닥에 쭈그려 앉아 한참 있으니 그 모습이 참 볼만 했을 거예요. 밤이니 다행이지. 하여튼 이번 사진 모두 꽝이에요.
10초 저속셧다! 손떨림 방지~ 참 어려운 광경을 잘 잡으셨습니다.
삼각대만 있었으면 프로 수준!
마리아 성당아 저에게도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호야님의 사진평이 딱 들어 맞아요~
아녜스님 화이팅~~
오담에 하늘땅 여행 사진전시회를 한번 개최해야 할것 같아요
상품은 찰라가 걸고요^^
그러니 모두들 멋진 사진 찍어 올려 주시길...
인터넷에 보이는 사진들은 다 멋진데 제겐 그런 사진이 없어서 슬퍼요. 사진을 잘 찍어서 달력으로 만들어 책상에 올려놓으려고 했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나봐요. 배우지 않으면 실력이 절로 생기진 않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