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중 스타에 미친 놈이 하나 있었다.
편의상 '고스트'군 이라고 부르겠다.
아침에 지하철역에서 내려 학교에 가다 보면...
지하철역쪽으로 가고 있는 녀석을 종종 보게 된다.
나:너 어디가냐?
한창 등교시간..
반대편에서 밀려오는 인파의 흐름을 헤집고...
녀석은...
집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랑 마주치면은...
고스트: 여~ 학교가냐?
넉살좋게 인사한다.
그러다보니 녀석의 학점은...
전성기의 선동렬 방어율과도 비슷했다.
이 놈에게는 놀랍게도 CC가 있었는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CC 여자애는 입학성적 수석에...
줄곧 과탑을 달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고스트군과는 인생관 자체가 틀린 그녀가...
어째서 놈과 사귀고 있는지도 의문스러웠다.
나: 너 걔랑 어떻게 사귀는 거냐? 신기하다..
고스트: 음.. 그러게...
나: 너 겜방가지 말라고 걔가 엄포를 놨다면서... 어떡해..
그녀의 감시는 매우 삼엄했다.
가끔 집에 있으면...
이런 문자가 온다.
그녀: [야 너 지금 고스트랑 같이 있지? 겜방이지? 어디야 당장 불어!]
나: [아니... 나 지금 집에 있는데...]
그녀: [웃기지마.. 어디야?]
고스트놈이 커멘드센터와의 교신도 끊은 채...
클락킹상태에 들어갈 때마다...
그녀는 학교 근처의 겜방을 모두 뒤지는 것은 물론...
친구들한테 모두 위와 같은 문자를 날리는 것이었다.
좀 짜증은 났지만...
사람 하나 만들어 보겠다는 그녀의 눈물겨운 의지..
욕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물론...
다른 녀석들도 점점 고스트를 피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보다 못해...
나: 야.. 짜증나 죽겠어..
니 여자친구한테 맨날 문자오면 뭐라고 답할 말도 없고
고스트: 아.. 미안.
나와 친구들은... 녀석에게 스타를 끊던가...
여자친구와 쇼부를 보지 않으면...
절교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녀석은 잠시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고스트: 음.. 역시 이대로는 안되겠어.
나: 그래.. 너도 정신차려 임마.
고스트: 쇼부를 보겠다.
그래 뭐..
나야 상관없지..
고스트가 내어놓은 계획은...
그녀에게도 스타를 가르치자..였다.
고스트: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녀석의 간곡한 청에...
우리는 도움을 주기로 했다.
모여서 술을 마신 날..
우리: 야 겜방이나 가자..
그녀는 얼굴을 찌푸린다.
그녀: 겜방? 거긴 또 왜?
우리: 야 너도 스타 배워봐..
요즘 스타 좀이라도 못하면 바보다.
아무튼 그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겜방까지 끌고 왔다.
그녀를 자리에 앉히고... 마우스를 손에 쥐어주고...
우리: 자 배워봐..
그녀: 음.. 그럼 배워나 보자.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자기 남친이 밤낮 여기에 빠져 사는지 알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우리: 자 나머지는 너에게 맡기마..
고스트: 오케이..
녀석은 옆에 붙어서...
미네랄에 일꾼붙이고
저글링을 뽑는 법 등 기본기를 가르쳐주고...
사랑의 1:1 스파링에 들어갔다.
6시 테란 대 12시 저그..
게임이 시작되자 그녀는 사뭇 진지한 표정이 된다.
나: 재밌나봐.
고스트: 그렇지 뭐.. 저 표정을 보니 벌써 중독 전 증세네..
나는 고스트옆에서 관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녀석은...
나: 이.. 이 테크는...
고스트: 흐흐흐.. 그래.. 핵폭탄이다.
나: 야.. 너무하는거 아냐?
그동안 그렇게 쌓인게 많았냐-_-?
정찰을 해보니...
그녀는 꾸준히 저글링을 뽑아 센터에 모아놓고 있었다.
자랑스레 보여주는 그녀..
그녀: 야 이것봐 꼬물꼬물한게 좀 귀엽기는 하다.
나: 꽤 많이 모았네? 너 소질있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고스트에게 말한다.
그녀: 잠만 쳐들어 오지마.. 이따가 내가 뭐 보여줄게..
고스트: 그래 그래..
녀석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음흉하게 읊조린다..
고스트: 좋아.. 한방이군..
결국...
뉴클리어 미슬이 만들어지고...
헌터 중앙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가는 녀석의 고스트..
그녀: 야 다됐어 이것좀 봐..
고스트: 이미 늦었다.
아.. 눈뜨고는 볼 수 없는 비극이 펼쳐지려는가..
드디어...
뉴클리어 런치가 디텍티드..되고...
버섯구름과 함께...
헌터 중앙은 피바다..
고스트: 하하하 어떠냐?
그녀를 돌아보니...
락다운맞은 드라군처럼...
멍한 상태..
눈물까지 글썽거린다.
고스트: 야.. 왜그래.. 장난이야.. 미안..
그녀: 됐어 필요없어!
그녀는 뿌리치고 나가버린다.
뭐.. 열심히 모아 놓았는데 남친한테 한방 먹었으니 열받을만도 하지만...
원래 저렇게 잘 삐지는 애가 아닌데...
좀 과민반응아닌가..
나: 쟤 왜 저래?
고스트: 그러게...
고스트녀석이 뒤따라 나간 후...
리플레이를 보았다..
나: 앗..
나와 친구들은 그만... 말을 잃고 말았다.
미니맵을 보니...
지도 중앙의 하트모양..
그녀는 느릿느릿 저글링을 뽑아...
안되는 컨트롤로... 힘들게 힘들게...
헌터 중앙에다가... 정렬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이 놈은 차여도 싸..
그래도 용케 차이지는 않았다-_-;;
세상 일이란... 흡..
《From.웃대 '혁혁'님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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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갑자기 마음이 아프다-_- ㅋㅋ
귀차니즘~ㅡ_ㅡ
여자 참..공부도 잘하고..착한..ㅎㅎㅎ
여자분~~~ 대단해요~
대따 기네乃
스크롤.......압박
나..나도.. 스타 가르쳐줄 남친있었으면ㅠ_ㅜ
여자친구분 귀엽군요>_<
어후..저런 gooD~인 여자가 어째 저런 넘이랑 사귄대...하긴..사랑에 눈멀면 뭐가 보이나..ㅠㅠ 남자는 대략 정신차리지 않으면 저런 보물 놓친 것을 평생 후회할듯..쩝. (근데 후회하게 냅두고 여자분 똑똑하고 착한 남자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귀엽네.-_-;저글링이 꼬물꼬물-_-;;
컥=_=;; 그래도 안차이셨군요, 이쁜사랑하시길~~~~~~~~~~~~~~~~~~~~(-_-~)~~~~흐흐
-_-.... 나도 남친하나 만들어주세용 ㅠㅠㅠㅠ
아- 하트만들고 있었다는 대목에서 눈물; ㅎㅎ;;
님에게 거는건 아니지만.. 웃자는 의미에서 태클을 하나 걸겠소.. 핵을 쏠려면 시야가 밝혀져야 하는데... 아마 고스트 시야업을 하구선 센터에 스캔을 뿌린뒤 쏘았지 싶소.. 스캔을 뿌리며 중앙의 하트를 못보았다는게 이해가 안되오..
어.. 너무 안타깝다.;;
오-_-;어부바님,날카롭소-_-하지만 초본데 그렇게까지할필요는없을지도 몰랐겠소..ㅋㅋ
하트가 피바다로 -_-;
하트 피 되면 멋있을텐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