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거가나 한 집에 오래 살다보면 도배를 다시 하게 됩니다. 그런데 도배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근래에 와서 벽에 벽지를 바르는 도배 대신 페인트로 벽을 칠하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자기가 사는 집에 페인트를 칠하는 집은 많지 않은 거 같습니다.
저는 도배를 많이 해봤습니다. 지금이야 도배할 벽지가 두루마리로 나와서 길게 잘라 위에서 아래까지 바를 수 있지만 제가 청소년 시절에는 1m 길이도 안 되는 짧은 도배지여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도배를 잘 했는냐 못 했느냐 차이는 그 짧은 벽지를 무늬가 틀리지 않게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었는데 문제는 벽이나 천장이나 판판한 가 였습니다.
아무리 잘 맞춰도 벽이나 천장이 판판하지 않으면 무늬가 틀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벽지가 두루마리로 나오기 때문에 웬만해선 무늬가 틀어지지 않고 게다가 꽃 무늬 같은 특정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표가 나지 않게 할 수 있게 되어 도배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행입니다.
제가 오늘 인터넷에서 보니 우리나라 가정집에서 페인트를 칠하지 않고 벽지로 도배를 하는 이유가 나와 있어 솔직히 놀랐습니다. 저는 페인트로 벽을 칠하면 사람들 건강에 안 좋아서 도배를 하는 줄로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페인트를 칠하지 않고 도배를 아는 이유는 "국내 건물은 대부분 벽식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각 공간을 나누는 벽을 콘크리트나 벽돌로 쌓는데 벽 자체가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여기에 페인트를 칠하면 면이 그대로 노출돼기 땜눈에 건설사에서는 벽지를 바른다는 겁니다. 반면 서양은 석고보드 형태로 시공해 벽면이 반듯하기 때문에 페인트칠을 해도 미관상 나쁘지 않기 때문에 페인트를 칠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차이를 염두에 두고 벽지와 페인트를 선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페인트를 칠하지 않는 것이 건강 상의 문제가 아니라 시공하는 회사의 기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건설회사가 벽면을 제대로 시공하면 굳이 도배를 할 필요가 없고 페인트를 칠해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앞으로는 웬만하다면(즉 벽이 울퉁불퉁하지 않다면) 벽지로 도배를 하는 것보다 페인트를 칠하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