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사람들의 용인
2017년 5월 25일 목요일인 바로 어제의 일이었다.
오전 11시쯤 해서 서울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을 나섰다.
그리고 차를 몰아 부리나케 달렸다.
우리 사무소에서 의뢰 받은 일로, 경기 용인 처인구청 세무과에 들를 일이 있어서였다.
과속에 갓길 타는 것은 당연했다.
곳곳에서 신호위반도 했다.
그리하지 않고는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인 낮 12시 이전에 목적지에 닿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에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용인TG 하이패스를 빠져나가면서 아차 싶었다.
내가 몰고 간 1,000cc 소형 스파크 차번호 끝자리가 ‘4’번으로 목요일인 이날에는 요일주차에 걸려 청사에 못 들어갈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인지한 것이다.
외부 주차장을 찾느라 자칫 일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가슴이 졸여올 정도였다.
그렇게 가슴 졸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곳 구청에서의 일을 오전에 끝내야, 이날 오후 2시에 경기 고양에서 중개사사무소와 구청과 등기소를 이어 거쳐서 처리해야 할 일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위기였다.
용인TG를 빠져나오면 곧장 용인 시내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그 시내길에서도 마구 달렸다.
몇 분이라도 시간을 단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 달리면서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간혹 주차에 요일 제한이 없는 공기관이 있는데, 내 지금 가는 그곳 처인구청도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마구 달린 끝에, 그래도 좀 여유로운 12시 점심시간 15분 전에 구청 정문으로 들어 설 수 있었다.
살금살금 발끝걸음 걷듯 조심히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웬 걸, 요일 제한이 없었다.
그런데 또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빈자리가 없으면 또 문제였다.
빈자리가 없어, 청사 밖으로 내몰려 나가는 바람에 낭패를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웬 걸, 빈자리가 있었다.
얼씨구나 하면서 그 빈자리로 들어서는 순간, 내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그 빈자리의 바닥에 써놓은 세 글자 때문이었다.
그 글자, 곧 이랬다.
‘어르신’
공기관의 주차장이든 사설 주차장이든 그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어르신’이르는 대우를 그곳 처인구청에서는 실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차를 주차시켜놓고 또 달렸다.
세무과 담당 직원에서 업무를 처리할 시간은 줘야했기 때문이다.
숨을 헐떡이며 별관 1층의 세무과로 달려들어갔다.
민원실 초입에 앉은 어느 여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법인세 담당이 누구시죠?”
내 그렇게 다짜고짜 물었다.
그렇게 물으면서 그 여직원 앞에 놓인 이름 팻말을 봤다.
취득세와 등록면허세 담당의 정여은 씨였다.
“제가 해드릴게요.”
자기 담당도 아닌 듯한데, 그렇게 스스로 민원을 감당해주고 있었다.
“너무 늦어서 미안합니다. 이 일을 하려다보면 점심때도 놓치게 될 텐데, 이를 어쩌나요.”
내 그렇게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다른 직원하고 교대하면 되니까요.”
그 직원의 답은 너무나 선선했다.
30여 분정도의 긴 시간이 흐른 후에야 겨우 일을 끝냈고, 고마운 인사를 하고 세무과를 나섰다.
구청 본관 건물을 그때서야 여유롭게 볼 수 있었다.
청사 꼭대기에 이런 글을 새긴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사람들의 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