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그리스의 어느 지방에 '나르시소스'라는 목동 소년이 살았다. 나르시소스는 주위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매우 잘생긴 소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르시소스의 잘생긴 외모에 대한 소문을 들은 요정들은 구애를 하러 나르시소스를 찾아왔다. 그러나 나르소시스는 요정들의 구애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자신의 일에만 몰두 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한 요정은 나르시소스가 너무도 원망스럽게 느껴져 복수의 여신에게 까지 찾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복수의 여신에게 찾아간 그 요정은 이렇게 빌었다. "오만한 나르시소스가 참 사랑에 눈을 뜨게 한 다음 곧 그 사랑이 깨져 버리게 해 주십시오." 복수의 여신은 나르시소스를 저주한 요정의 소원을 들어 주기로 하였다.
어느 날 나르시소스는 양떼를 몰고 거닐다가 목이 말라 호숫가로 가 목을 축이려고 호수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가 웬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이 비치는 것을 발견하였다. 나르시소스는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에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다. 물에 비친 모습이 자신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하고 그저 호수 속의 요정인 줄만 알고 있던 나르시소스는 매일같이 그 호수를 찾아가게 되었다. 사랑에 눈이 멀어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던 나르시소스는 점점 건강을 잃어만 갔으며 결국 그 자리를 떠날 줄 모르던 나르시소스는 호숫가에서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 나르시소스가 있던 호숫가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으며 그 꽃이 바로 수선화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상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소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 네케가 1899년에 자기애(自己愛)란 뜻으로 나르시시즘이란 용어로 처음 사용하였으며 이 말이 널리 알려진 것은 S.프로이트가 이를 정신분석 용어로 도입한 뒤부터이다. 그 후 정신분석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나르시시즘을 보다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여 한 개인이 건강한 나르시시즘을 갖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신의 죽음이라는 현실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온갖 심리적 문제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정받고 싶다’ 혹은 ‘사랑 받고 싶다’는 욕구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분노하고 힘들어 한다. 즉 누구나 자신의 나르시시즘이 상처 입을 때 가장 괴로워한다. 이렇게 심리적 문제의 핵심에는 나르시스즘이 존재하고 있다. 나르시시즘이 충족된 사람은 웬만한 일에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삶을 바라보는 시각도 건강하고 긍정적이다. 또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커져 결과적으로 인간관계가 좋다. 반면에 나르시시즘이 충족되지 않은 사람은 어떤 것도 그 갈증을 채워 주지 못하기 때문에 남에 대해서까지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기 어렵다.
그렇다면 나르시시즘과 코칭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미국을 비롯한 주로 선진국에서 일반화 된 코칭은 최근 들어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으며 코칭 리더십도 리더십의 한 부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및 조직관리 그리고 성과향상을 목적으로 적극 도입되고 있으며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칭 도입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원들에게 우선적으로 코칭이 보편화되는 이유는 기업 내 임원이 갖는 의사결정의 중요성과 기업전체의 성과향상 그리고 조직문화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코칭에서는 효과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코칭 프로세스를 활용한다. 코칭 프로세스 중 가장 중요한 단계는 ‘지지하라’라고 할 수 있다. ‘지지하라’에는 칭찬, 격려, 인정 그리고 경청 등이 포함되는데 ‘지지하라’의 단계는 결국 피코치자의 나르시시즘을 만족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업체의 리더들을 코칭 해보면 처음에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경청하기와 칭찬하는 것이라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많은 리더들이 부하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부하 직원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나 부하직원에게 자주 칭찬과 인정의 말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한다. 힘든 이유는 우리나라의 조직문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금년 8월 모 일간지에 소개된 타워스 페린의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국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하여 직장 상사들이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16개국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조사대상국 중 ‘직장 상사 만족도’가 꼴찌로 나타났다. 국내 직장인들이 자기 상사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변한 비율이 조사대상국 중에 가장 낮았다.
1. 부하를 존중합니까? (36%)
2. 알아듣기 쉽게 의사전달을 합니까? (31%)
3. 부하직원이 주도적으로 일하도록 권한위임을 합니까? (31%)
위의 항목을 살펴보면 이면에는 부하직원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화의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경청하기와 ぢ霞歐璲?힘들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부하직원을 진정한 승-승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직장 내에서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나와 함께하는 부하직원들도 함께 성공해야만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즉 상생내지는 승-승 패러다임이 상사의 가치관속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승-승 패러다임을 직장 내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나르시시즘을 이해해야만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고 사랑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으며 이점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부하직원이던 동료직원이던 대화 상대를 진정으로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나르시즘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자연스러운 경청이나 칭찬도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코칭에서는 효과적인 의사전달과 성과향상을 높이기 위한 많은 스킬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코칭 스킬을 연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기업 내에서 코칭을 도입하여 조직문화 변화와 성과향상을 원하다면 우선 내면의 성찰을 통하여 상대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성숙된 인간애가 우선되어야 코칭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에게는 나르시시즘이 존재하며 이 나르시시즘을 만족시킬 때 그 위에서 코칭 리더십 스킬들이 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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