尾生之信.
기원전 4세기 경 소진의 글에 나오는 미생이란 어리석은 자의 이야기를 두고 요즈음 정치권에서
말장난들이 한창이다.
한국의 정치가 3류를 지나 4류도 못 된다는 어느 기업총수의 일갈이 있은 지 어언 십년도 넘은 것
같은데 요즈음 작태를 보면 아직도 그 수준에서 한발자국도 진전이 없는 것 같다.
이 비유에 대해 어떤 여자가 미생은 약속을 끝까지 지킨 신의의 귀감이라고 발끈하기에
약간의 거부감이 느껴져 한 번 꼬집어보고 싶다.
미생이라는 자가 어떤 기생과 개울에 있는 다리 기둥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가 익사한
사건이 그 내용이다.
왜 만나자고 했을까?
홍등가에서 몸을 굴리는 여자에게 인간의 도리를 논하려고? 아니면 술집에 오는 고관들로부터
들은 국가 기밀을 탐지하여 외국에 팔아먹으려고?
그도 저도 아니면 타락한 여인이 애처로워 도와주려고 만나기를 결심했을까?
사람은, 약간 실례의 말씀이지만, 누구나 다 여자의 꼬리 아래에서 태어났기에 미생이 맞지만
구태여 이름에 꼬리라는 글자는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의 저자 소진이 이런 이름을 쓴 것을 보면 하잘 것 없는 인생이라는 걸
강조하려고 미생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소진은 속된 말로 술집 기생과 재미 좀 보려고 기다리다가 홍수에 쓸려 죽은
어느 놈팡이의 이야기에 빗대어 허황된 약속을 꼬집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멍청이 같은 미생은 그렇다 치고 그 기생은 왜 그 자리에 나오지 않았을까?
미생의 인품에 감복해 목욕재개, 정성을 드리느라고 늦었을까? 단언컨대, 아닐 것이다.
우리 역사에 어쩌다 지조를 지키고 가무 시문에 뛰어난 명기의 일화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생이
꽃을 찾아 날아드는 벌 나비를 얼마나 철저하게 거덜 내는지는 갖가지 이야기가 이미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기생이 약속장소에 못 나간 이유는 뻔하다.
그 시간에 또 다른 미생이 찾아왔기에 그자와 그렇고 그런 재미 좀 보느라고 먼저 약속은 까맣게
잊었다는 것이 정답이다.(?)
어쨌든 미생지신은 지난 번 선거 때 표 좀 얻으려고 수도 분할을 약속해 재미를 보았던 전직 대통령의
헛된 약속에 아직도 목을 매고 있는그 중년 여인에 대한 비유로는 참 적절했다.
아니 너무 정확했기에 좀 무례한 비유였다고 느껴진다.
남의 약점을 너무 정직하게 말하는 것은 실례이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신의의 귀감(龜鑑)을 미생지신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같은 책에 나오는 또 하나의 예화,
이목지신(移木之信)으로 답했어야 적절했을 것이다. 徙木之信이라고도 한다.
거짓말로 일관했던 관리가 신의를 지키기 위해 통나무 하나를 동문에서 서문까지 옮기면 만금을
주겠다는 황당한 약속을 했지만 누구도 믿지 않았다.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아무 도 믿지 않는 그 말을 믿은 고지식한 자에게 약속대로 포상하여 정부의 권위를 살린
또 하나의 고사를 상대방에게 전했어야
우리 정치가 최소한도 4류는 면하고 3류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하더라도 내가 미생처럼 다리기둥을 안고 어떻게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도 함께 밝혀둔다.
요새 신문이나 방송에 많이 나오는 '미생지신' 의 정확한 뜻을 몰라 알고 싶었는데 친구가 올렸기에
옮겨 왔는데 이글이 꼭 옳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 다른뜻을 가진분한데는 죄송합니다
다만 왜 한국정치가 사자성어를 많이 인용하는지 저 같이 사자성어에 약한사람은 정확한 뜻을 몰라
당황스러울때가 많고 정치에 무관심하려해도 괴로운 저 같은 사람을 위하여 위 글을 올립니다.
단 저는 약속은 꼭 지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부득이한 경우 어쩌겠습니까?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같이 뜻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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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그런 뜻이였군요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부득이 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우초님 한학을 많이 연구 하셨습니다
저도 신문에서 뜻을 어렴풋이 알았습니다..그리고 여기서 다시 배우고 갑니다..감사합니다..
미생지신에 그런 깊은 뜻이?!!!
모두가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리들 하셨겠지요.
다양한 의견 제시는 건강한 민주사회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혜를모아, 뜻을모아, 한발, 한발,앞으로 나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