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0 아름다운 동행

카사노바 이탈리아 바람둥이 카사노바.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카사노바는 마냥 바람둥이로 살지만은 않았다. 카사노바는 30년 동안 122명의 여자를 만났다 후작 부인도 꼬셔봤고, 자매를 동시에 사귀거나 수녀와 애정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그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였다. "친딸"에게 청혼을 한적도 있었다. 결혼 허락을 받으러 갔는데, 그 여인의 엄마가 카사노바의 한때 애인이었다. 알고 보니 친 딸이었다. "바람둥이, 난봉꾼, 호색가, 한량, 유랑 백수" 바로 "카사노바,"를 지칭하는 말들이었다. 그의 본명은 "조반니 지아코모 카사노바"이다. 카사노바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사실 카사노바는 억울해 할 수도 있다. 후대에 "바람둥이"의 대명사가 되었으니까. 그러나 카사노바는 마냥 여자 뒤만 쫓아다니던 난봉꾼은 아니였다. 카사노바는 요즘 말로 "난 놈"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카사노바는 18살 때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5개 국어 이상을 구사했고, 문학,자연과학,예술에도 밝았다. 학교에서는 "더 가르칠 게 없다"고 할 정도였다고 했다. 카사노바는 "광대"였던 부모님 밑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오직 능력뿐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신분 상승의 유일한 방법은 "교회 사제"나 "군인"이 되는 것이였고, 믿기지 않겠지만 카사노바는 사제의 길을 택했다 사제 입문 1년 만에 신학 강의를 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결국 사건이 터졌다. 두 자매를 동시에 탐해버린 것이다. 카사노바의 나이 열일곱 때 였다. 그 때부터 카사노바는 쾌락에 눈을 떴고, 성( 聖 ) 스러움 대신 성( 性 ) 을 택한다. 높은 지식과 화려한 언변으로 카사노바는 사교계의 스타가 되었다. 그러다 1775년 종교재판에 회부되고 말았다. 죄명은 "문란한 사생활"이었다. 카사노바는 악명높은 "피온비" 감옥에 갇히게 된다. 이 곳은 수감자를 납판으로 눌러놓는 끔찍한 곳이었다. 하지만 카사노바는 1년 반 만에 탈옥에 성공한다. 그 이후 카사노바의 이름은 더 유명해졌다. "전설의 탈옥범"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으니까.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가둘 때 나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듯 나도 자유를 찾아 떠나면서 당신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겠소" 카사노바가 탈옥하며 남긴 그 유명한 메모이다. 그리고 그는 프랑스로 갔다 프랑스로 떠난 뒤에는 루이 15세를 만나 "왕실 재정난 해소"라는 중책을 맡는다. 카사노바는 복권 사업을 추진하여 200만 프랑을 왕실에 벌어다 줬다. 그리고 카사노바는 모차르트와 친구였다 오페라 "돈 조반니" 가사도 카사노바가 고쳐준 것이다. 프라하에 있는 모차르트 박물관에는 카사노바의 그림이 지금도 떡하니 걸려있다. 그뿐이 아니다. 카사노바는 뛰어난 작가였다. 최초의 공상과학 소설 "20일 이야기"도 카사노바의 작품이다. 그것 말고도 40권이 넘는 책을 썼다고 전해진다. "해저 2만리"의 쥘 베른 등도 카사노바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카사노바는 생애 3분의 2를 유럽 전역을 유랑하며 보냈다. 러시아에서는 여왕의 초상화를 그려줬고, 폴란드 왕과는 정치 문제를 논했으며, 프랑스에선 철학자 볼테르와 논쟁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직업만 해도 수십 개였는데 "바람둥이"로만 기억한다니 카사노바는 좀 억울할 것 같다. 물론 카사노바가 여자들을 좋아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미녀만 밝히는 호색한은 아니였다. 지극히 평범한 여성들도 많이 만났다. 카사노바는 늘 열등감이 있었다 아무리 뛰어나도 상류사회 에서는 늘 아웃사이더 였다. 카사노바의 인생은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투쟁기였고, 여자를 많이 만난 것도 같은 이유였을 수도 있다. 이제 카사노바하면 "바람둥이"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카사노바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나는 미치도록 여자를 사랑했다. 하지만 언제나 여자보다 자유 를 더 사랑했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법대로 삶을 이어간다. 과연 어떤 삶이 옳은 것이냐는 것은, 자신이 내리는 몫이 아니다. 평가는 역사가 말해주고, 타인들의 평판이 좌우한다. 과연 카사노바는, 희대의 파렴치한 호색한이었는가? 아니면, 영원한 자유를 꿈꾼 낭만의 사람이었는가? - 옮겨온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