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나 박지성 잘 알아.” 김인성이 팀에 합류하자 한 선수가 다가와 반가운 듯 말을 걸었다. 얼떨떨한 김인성은 생전 처음 본 선수가 말을 걸어오자 그냥 인사라고 생각하고는 “아, 그래?”라면서 대충 받아 넘겼다. 하지만 김인성에게 말을 걸었던 선수는 민망한 표정으로 뒤돌아갔다. 그의 등에는 이런 이름이 써 있었다. ‘ZORAN TOSI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세르비아 국가대표 조란 토시치였다. 조란 토시치는 김인성이 당연히 자기를 알아보고 반가워 할 줄 알았지만 자기를 알아보지 못해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저한테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게 그 친구였는데 나중에 알고 나서 상당히 미안했어요.” 김인성은 아직도 이 일을 잊을 수 없다.
또한 일본 국가대표 혼다 케이스케도 그를 팀 동료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혼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혼다를 건방지고 생긴 것도 비호감이고 이적설로 세계일주를 한다면서 비아냥거렸잖아요. 저도 물론 처음에 혼다를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만난 혼다는 그렇지 않았다. 먼저 다가와 “너 참 인상 좋다”며 말을 건넨 혼다는 지금도 김인성을 보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잘 지내?”라고 장난을 친다. “처음에는 대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많이 친해졌어요. 혼다가 팀에서 가장 편해요. 구단에서 집은 제공해줬지만 저는 아직 자동차가 없거든요. 훈련장 가려고 집 앞에 서 있으면 혼다가 자기 차를 세우고 ‘같이 가자’면서 먼저 말을 걸어요.”
김인성은 혼다의 프로 의식을 무척이나 존경한다. “혼다는 네덜란드에 3년 있어서 영어를 꽤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영어를 더 유창하게 하고 싶어서 자기 부인하고도 일부러 영어로 대화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원정경기 때 비행기에서 영화를 보다가 모르는 영어 자막이 나오면 보던 영화를 멈추고 영어 사전을 찾아봐요. 그리고는 다시 영화에 집중하죠. 정말 배울 게 많은 선수라고 생각해요. 축구로만 놓고 본다면 사실 외모 때문에 무척 빠른 선수 같은데 스피드는 생각보다 떨어지지만 패스와 킥이 너무 좋아요. 시야도 훌륭하고요.” 김인성에게 있어 혼다는 같이 포지션 경쟁을 하는 사이지만 그러면서도 외로운 곳에서 함께 의지하는 동양인 친구이기도 하다.
첫댓글 혼다 멋지다
역시혼다멘탈은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