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고가 아파트가 줄줄이 경매시장에 속출하고 있다. 이 지역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경매시장에서 강남3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71.9%로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9년 1월(71.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보다는 7.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3년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 지역 아파트의 평균응찰자수는 3.5명으로 올해 가장 낮은 경쟁을 나타냈다.
강남권 유명 아파트 경매물건이 대거 쏟아져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감정가 21억 원에서 1회 유찰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입찰에 부쳐진 압구정 현대아파트 93동 2층 전용면적 164㎡형은 감정가의 81%인 17억160만원에 1명이 응찰해 낙찰됐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이달 5건 경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이외에도 이달에만 4건이 더 경매 매물로 나온다. 24동 12층(전용160㎡), 205동 10층(전용 85㎡)이 각각 감정가 25억원과 16억원으로 입찰에 부쳐지며, 전용 145㎡형 2건도 감정가 22억과 21억원에 각각 경매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한 달 내 5건이 경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포동 개포주공 아파트도 4건이 경매 매물로 나온다. 올초 전용 43㎡형은 감정가 8억2000만원에서 한차례 떨어진 후 1명의 응찰자가 참여해 최저가를 살짝 넘긴6억4666만원(감정가대비 80.8%)에 낙찰됐다. 전용 83㎡는 최저가 7억6800만 원, 전용 73㎡는 8억5000만 원, 전용 36㎡는 5억 6000만 원에 이달 줄줄이 경매대기 중이다.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는 총 3건이 이달 중 입찰에 부쳐진다. 지난 2일 전용 167㎡형은 감정가 20억원의 75%인 15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전용 167㎡은 감정가 18억원에서 1차례 떨어져 14억4000만 원에, 245㎡ 는 감정가 50억 원에서 1회 유찰돼 입찰을 앞두고 있다.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아파트는 거래의 대부분이 경매를 통해 이루어 진다는 얘기를 증명하듯 이들 3건을 포함해 올해만 총 7건이 경매됐다.
강남권 대표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이달 2건이 경매된다. 전용93㎡는 감정가 9억2000만 원에서 1회 유찰돼 7억3600만 원에 시작되며, 전용 105㎡는 감정가 12억 원에서 한차례 떨어져 최저입찰가 9억6000만 원에 입찰에 부쳐진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투자1순위로 꼽히던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아파트인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여러 건이 경매 중이라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 침체의 골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예전 같으면 경매에 나왔더라도 호재가 생기면 바로 취하되곤 했는데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주목 받고 있음에도 한파를 비켜가지 못하고 경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한[jumpcut@joongang.co.kr] |
2010년 08월 17일 09시 46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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