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 선교사의 기도문 ...100년전 이땅에서...
<뵈지 않는 조선의 마음 >
주여,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 와 심으셨습니다.
그 넓고 넓고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그 사실이 기적입니다.
주께서 붙잡아 뚝 떨어 뜨려 놓으신 듯한 이곳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 사람뿐입니다.
그들은 왜 묶여 있는지도, 고통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고통을 고통인줄 모르는 자에게 고통을 벗겨 주겠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고 화부터 냅니다.
조선 남자들의 속셈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나라 조정의 내심도 보이질 않습니다.
가마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을 영영 볼 기회가 없으면 어쩌나 합니다.
조선의 마음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때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들의 영적인 눈이 볼 수 있는 날이 있을 줄 믿나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조선의 믿음의 앞날을 볼 수 있게 될 것을 믿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황무지 위에 맨손으로 서 있는 것 같사오나,
지금은 우리가 서양 귀신 양귀자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사오나,
저희들이 우리 영혼과 하나인 것을 깨닫고,
하늘나라의 한 백성, 한 자녀임을 알고, 눈물로 기뻐할 날이 있음을 믿나이다.
지금은 예배드릴 예배당도 없고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의 의심과 멸시와 천대함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여!, 오직 제 믿음을 붙잡아 주소서!
Horace Grant Underwood 1859∼1916 미국 선교사.
한국이름은 원두우(元杜尤). 런던 출생.
1872년 미국으로 이주, 뉴욕대학·뉴브런스윅신학교 졸업,
1884년 한국 최초의 장로교 선교사로 선정되어 85년 감리교 선교사 H.G. 아펜젤러와 함께 입국했다.
18887년 한국 최초의 교회인 서울 새문안교회를 세웠다. 한국어 문법책을 영어로 집필, 성서번역위원회 초대 위원장, 대한기독교서회 회장, 한국기독교교육회 회장 등으로 일하는 한편,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창설하였다. 교회연합운동을 지도하는 등 한국의 종교·문화·언어·정치·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