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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쿨투라 cultura (월간) : 2월 [2025] 제128호 '2025 쿨투라 어워즈'
편집부 | 작가 | 2025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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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월호 Theme ‘2025 쿨투라 어워즈’
이번 호의 테마는 한 해의 문화를 짚어보는 〈2025 쿨투라 어워즈〉다. 본지는 한국 문학과 문화 각 콘텐츠 분야에서의 성취와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2월 문화예술인과 관계자들의 설문을 통해 한 해의 최고작을 선정해왔다. 올해의 수상작은 시 부문에 안미옥 시인의 「미래 세계」, 소설 부문에 김지연 작가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 영화 부문에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이다. 테마에는 안미옥 시인과 김지연 작가, 우민호 감독의 인터뷰와 더불어 수상작에 대한 작품평을 함께 싣는다. 또한 오늘의 한국문화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를 가늠해보는 좌담도 진행하였다.
목차
갤러리
09 강수미와 ‘함께 보는 미술’ | 향으로 생(生)까지: 구정아의 오도라마 시티 _강수미
17 지창욱의 Scenario | 디지털 테크와 미디어아트로 만나는 전시 _박영민
Theme 2025 쿨투라 어워즈
20 오늘의 시 | 안미옥 시인의 「미래 세계」
24 오늘의 시 | 다 부서지거나 사라진다 해도 - 안미옥 시인 인터뷰 _양경언
32 오늘의 시 | 이미 와 있는, 아직 오지 않은, 불가능한 영원의 사랑 - 「미래 세계」 _유성호
34 오늘의 소설 | 김지연 작가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
38 오늘의 소설 | 호감과 반감 사이 - 김지연 작가 인터뷰 _허희
43 오늘의 소설 | 냉담하게 단단하게 - 「좋아하는 마음 없이」 _박다솜
46 오늘의 영화 |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48 오늘의 영화 | 미안해할 줄 아는 용기가 인간의 품격을 결정한다 - 우민호 감독 인터뷰 _김민정
60 오늘의 영화 | 영웅보다 인간, 인물보다 장소: 독립군 영화의 새로운 도전 _임정식
64 좌담 | 2025 오늘의 한국문화 _유성호 강수미 김민정 허희 설재원 손정순
문학
72 새 시집 속의 詩 | 문정희 홍일선 김선태 이병석
76 시 안테나 | 내 아버지를 부인하고 싶었습니다 - 봉순이 「거짓말」 _이승하
제19회 쿨투라 신인상
79 심사평 | 감정적 진실에 접근하는 묵직한 힘과 가족 구조의 내밀함, 모순을 탁월하게 드러내다
82 소설 부문 당선작 | 믿는 기분 _정서현
94 영화평론 부문 당선작 | 가족 한 모 - 영화 〈장손〉(2024)을 바라보는 틀의 안팎 _이두은
영화·드라마
101 드라마월평 | 우리는 그것이 알고 싶다 - 〈옥씨부인전〉 _김민정
106 영화월평 | 배제 혹은 합체, 〈애니멀 킹덤〉 _이우빈
110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 한 해를 여는 유쾌한 감동 | 설재원
115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 ‘LGBTQ+ 전문가’ 트리시아 터틀 체제 출범, 베를린영화제 새로운 시작 | 손정순
리뷰
120 쿨투라 프리즘 | ‘가황’ 나훈아, 마지막 무대를 가다 - 은퇴 공연 지상 생중계 _이은주
124 공연 | 한국-튀르키예 문화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다 - 2025년 신년맞이 국제문화교류 현장 리포트 _김희영
128 북리뷰 | 장재선 시집 『별들의 위로』 김세인 소설 『아모르파티』
책 속으로
그녀가 사람들의 사적 경험과 기억들을 수용해 미술로 주조하는 과거와 현재의 관계, 그녀의 설치작품에서 현상되는 지금 여기의 시공간적 속성은 매우 특이하다. 해서 나는 그 특이성이 무엇인지 미학적으로 고민하다가 문득 그 시간관념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요컨대 구정아의 미술은 과거 현재 미래를 자율적인 단독자들로 보는 것 같다. 그리고 현재의 실체를 인과적 시간의 지속이나 경험적 사실들의 축적으로 연역하는 대신 현상(現像)의 있음(存在)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 p.10 「강수미와 ‘함께 보는 미술’ | 향으로 생(生)까지: 구정아의 오도라마 시티 (강수미 평론가, 동덕여대 교수)」 중에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외면하거나 덮어두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만질 수도 옮길 수도 없는 어떤 것. 그것은 경험일 수도, 감정일 수도, 타인일 수도 있다. 내 의지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직면하는 일에서 만약을 가정하며 나아가보려고 하는 일까지. 그 사이에 있는 가늠하기 어려운 무수한 잠재적 가능성을 헤아려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 이후의 남게 되는 것은 나의 바람과는 다를 수 있다. 헤아림 이후에 남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말하는 데까지 써보고자 했다.
--- p.23 「테마 - 2025 쿨투라 어워즈 | 2025 오늘의 시 「미래 세계」 시작노트(안미옥 시인)」 중에서
시를 쓸 때 시간성에 대한 관심이 큰 편입니다. 가령, 현재라고 했을 때, 현재 안에 과거와 미래가 단절된 형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뒤섞이고 맞물리고 혼합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혼합된 시간 속에서 각각의 시간은 제게 맞는 운동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져요. 과거는 흘러오고 미래는 흘러가는 것으로요. 그러니 맞물려 뒤섞여 있다고 해도 고여있는 상태는 아닌 것이지요. 시로 쓰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하면, 그렇게 뒤섞인 채로 자신의 힘으로 나아가는 순간들이 떠올라요. 그러나 그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미래의 운동성을 긍정하는 단일한 방식으로 쓰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 p.26 「테마 - 2025 쿨투라 어워즈 | 다 부서지거나 사라진다 해도 - 「미래 세계」의 안미옥 시인 인터뷰 (양경언 평론가, 조선대 교수)」 중에서
궁극적으로 안미옥은 눈부신 어떤 한순간에 상상적인 항구성을 부여하여 그것을 호환 불가능한 기억으로 치환해간다. 이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이 고유하게 경험한 시간으로 귀환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사물과 사물, 시간과 시간 사이에 유추적 관련성이 놓이는 것도 이러한 기억의 매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 p.33 「테마 - 2025 쿨투라 어워즈 | 이미 와 있는, 아직 오지 않은, 불가능한 영원의 사랑- 안미옥 시인의 「미래 세계」 (유성호 평론가, 한양대 교수)」 중에서
무언가를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남들 사는 대로 사는 사람의 곤란을 그려보려고 했다. 그건 대단히 특이하지 않았고 무척이나 흔했으며 오랫동안 이야기에서 많이 그려진 장면이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각조차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다가 어느 날 한순간에 우연한 계기로 자신만의 인생을 찾아가는 사람의 이야기
--- p.37 「테마 - 2025 쿨투라 어워즈 | 「좋아하는 마음 없이」 창작노트 (김지연 작가)」 중에서
안지는 자신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 해본 적이 없으니 그에 대해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직접 해보고 난 다음에야 그 선택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겠죠. 얼핏 생각하면 좋아하는 마음 없이 살면 안 된다는 의미로 붙였던 제목 같기도 하지만요. 좋아하는 마음도 없이 어떤 일을 행하는 것이, 인생을 완전 다른 방향으로 이끌 거라 생각했던 어떤 변곡점이 아주 무서운 일이라거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싶기도 했습니다.
--- p.40 「테마 - 2025 쿨투라 어워즈 | 호감과 반감 사이 「좋아하는 마음 없이」의 김지연 작가 인터뷰 (허희 평론가)」 중에서
안지는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지 못한, 즉 사랑을 받아 본 적 없기에 줄 줄도 모르는, 애정의 교환 행위 자체가 서툰 사람이 결코 아니다. 그녀는 이혼 후 5년 뒤에 이번에는 “좋아 죽을 것 같은 사람”을 골라 재혼을 했고 현재 그와 함께 고양이를 키우며 평온한 일상을 누리는 중이다. 안지는 부모와의 관계가 남긴 모종의 상처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관계, 자기다운 관계를 꾸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는 곧 스스로의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정직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 p.44 「테마 - 2025 쿨투라 어워즈 | 냉담하게 단단하게 - 김지연 작가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박다솜 평론가)」 중에서
저는 이 영화가 관객분들이 봤을 때 그분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는 희생에 대해 고마운 것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누구에게 미안했을 때 그 기억이 더 오래 남더라구요. 그때 내가 그 사람한테, 어머니한테, 아버지한테, 내 친구한테 왜 그랬지 하구요. 만약 상대방이 죽으면 그게 한으로 남잖아요. 그래서 이 영화는 한의 정서를 담고 싶었어요. 박경리 작가가 소설 『토지』에서 했던 얘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죽은 자들을 대신해서 계속 그냥 살아가야 합니다.
--- p.52 「테마 - 2025 쿨투라 어워즈 | 미안해할 줄 아는 용기가 인간의 품격을 결정한다 - 2025 오늘의 영화 〈하얼빈〉의 우민호 감독 (김민정 평론가, 중앙대 교수)」 중에서
〈하얼빈〉은 ‘영웅’ 안중근이 아니라 ‘인간’ 안중근을 조명한다. 안중근의 사상과 정신, 고귀한 인격을 씨줄로 삼는다. 하얼빈을 중심으로 활동한 독립군의 다양한 유형, 그들의 불굴의 독립 정신과 의지는 날줄이 된다. 우덕순, 김상현, 이창섭, 공부인 등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다. 따라서 〈하얼빈〉은 특정 인물의 영웅 서사 대신에 하얼빈의 장소적 의미를 강조한 영화가 된다.
--- p.63 「테마 - 2025 쿨투라 어워즈 | 영웅보다 인간, 인물보다 장소: 독립군 영화의 새로운 도전 -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임정식 평론가)」 중에서
심사는 예심에서 올라온 본심작을 해당 분야 심사위원이 심사를 진행하여 2-4편의 작품을 최종심으로 올렸으며, 최종심으로 선정된 작품은 본심 심사위원들이 함께 읽고 최종 당선작을 결정하였다. 그 결과 2025년도 제19회 쿨투라 신인상은 소설부문에 정서현 씨의 「믿는 기분」, 영화평론 부문에 이두은 씨의 「가족 한 모 - 영화 〈장손〉(2024)을 바라보는 틀의 안팎」 두 편을 당선작으로 내보낸다.
--- p.79 「제19회 쿨투라 신인상 | 감정적 진실에 접근하는 묵직한 힘과 가족 구조의 내밀함, 모순을 탁월하게 드러내다 - 심사평 (심사위원)」 중에서
나는 계속 뒤를 돌아보고, 헤매고 멈춰서서 어쩔 줄 몰라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흘린 것들을 전부 주워담고 싶어서 잔뜩 모아 담다 텅, 텅, 쏟아지는 것이 아까워서 발을 구르고, 잃어버린 것이 남기고 간 자국을 들여다보다 문득 고개를 들고 건너편에 있는 당신을 보았다. 나는 언젠가 우리가 모호한 악수처럼 어색하게나마 서로의 손끝을 마주볼 수 있기를, 우리의 결여를 조금은 나눌 수 있기를 바랐다. 이 소설은 그런 마음으로 썼다. 그 자리에 선명하게 있는 어떠한 세계를 믿는 마음으로. 언젠가 우리는 우리의 헐거움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계속 좋을 것이다.
--- p.82 「제19회 쿨투라 신인상 | 소설 부문 당선 소감 (정서현)」 중에서
영화를 보며 느꼈던 어딘지 허수하고 미안한 기분은 단순히 영화의 내용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그날 함께 영화를 본 관객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상영 뒤 이어진 GV에서 어쩌면 우리는 영화 속 가족을 논한다는 구실로 저마다의 가족을 되묻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들뢰즈의 개념을 빌려 표현하자면, 영화는 의미(sens)에서 감각(sensation)으로의 이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감각은 일상의 범범한 감각들이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이미지 그 자체로 환기한다는 점에서 소중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장손〉은 가장 일상적인 가족의 풍경을 스크린 위에서 다시 감각할 수 있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 p.94 「제19회 쿨투라 신인상 | 영화평론 부문 당선 소감 (이두은)」 중에서
고모의 편지에 네 아버지가 네 이름만 부르다 돌아가셨으니 밥 한 그릇 떠 놓고 절이라도 올리라고 씌어 있었던 거지요. 봉순이는 아버지를 내 아버지 아니라고 부인했던 일들이 떠올라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을 겁니다. 내 아버지는 고기 잡으러 나간 게 아니라 허구한 날 마루에서 술추렴이나 하다가 돌아갔으므로 그리움과 원망스러움이 교차해 말문을 잃고 맙니다. 시의 마지막 연이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아버지한테 죄송하다느니 보고 싶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화자가 자주 봤던 모습, 자작인지 술친구와 함께인지 마루에서 술을 따르던 모습이 떠올랐던 거지요.
--- p.77 「시 안테나 | 내 아버지를 부인하고 싶었습니다 - 봉순이, 「거짓말」 (이승하 시인, 중앙대 교수)」 중에서
갑과 을로 이루어진 세계는 존재한다. 그런데, 그 세계가 견고하지 않다. 갑이 있긴 있는데, 갑이 언제든 을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을의 꿈은 갑이었는데, 갑만 되면 모든 것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 모든 꿈의 토대가 산산이 부서진다. 을은 불행하고 갑은 불안하다.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이보다 비극적인 현실 인식이 세상에 있을까. K-세계관이 견고해서 슬프고, 우리가 사는 그 세계가 견고하지 않아서 또 슬프다. 한순간에 노비에서 양반이 된 것처럼 한순간에 집안이 몰락하면서 ‘성공한 노비’ 구덕이는 다시금 전쟁과 같은 서바이벌 경쟁으로 내몰린다.
--- p.103 「드라마월평 | 우리는 그것이 알고 싶다 - 〈옥씨부인전〉 (김민정 평론가, 중앙대 교수)」 중에서
〈애니멀 킹덤〉의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수인들의 최종 형태가 기존의 동물과는 다른, 말 그대로 동물과 인간이 ‘합체 진화’한 제3의 모양이란 것이다. 그리고 이 모양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최초의 미지수로 산정된다. 주인공 에밀은 척추가 이상하게 돋아나고, 날카로운 손톱과 이빨이 자라나며, 동물적인 후·청각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영화는 에밀의 최종 진화 형태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않고, 대신 프랑수아의 대사인 “늑대나 여우의 시속은 50㎞”라는 단서만을 남길 뿐이다. 즉 인간과 타종의 공생에 있어 제3의 진화체에 대한 가능성을 한껏 열어두는 선택지인 셈이다.
--- p.109 「영화월평 | 배제 혹은 합체, 〈애니멀 킹덤〉 (이우빈 평론가)」 중에서
데미 무어는 〈서브스턴스〉의 ‘엘리자베스 스파클’ 역할로 데뷔 45년만에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전에 〈사랑과 영혼〉, 〈더 월〉로 여우주연상 후보로 선정된 적은 있었지만 모두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그녀는 감동적인 수상소감으로 이번 시상식의 가장 큰 감동을 선사했다.
--- p.112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 한 해를 여는 유쾌한 감동 (설재원 편집장)」 중에서
올해는 8편의 한국영화가 베를린을 찾는다. 2023년 3편, 2024년 6편에 그쳤던 예년에 비해 다양한 부문에 여러 작품이 초청받았다. 경쟁 부문에는 홍상수 감독의 〈그 자연이 내게 뭐라고 하니〉가 이름을 올렸다. 홍상수 감독 개인으로서는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물 안에서〉, 〈여행자의 필요〉에 이어 무려 6년 연속 베를린행이다. 이미 베를린에서 〈여행자의 필요〉와 〈소설가의 영화〉로 두 차례의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도망친 여자〉), 각본상(〈인트로덕션〉) 등 주요 부문 은곰상을 모두 받아 본 그가 이번에는 황금곰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p.116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 ‘LGBTQ+ 전문가’ 트리시아 터틀 체제 출범, 베를린영화제의 새로운 시작 - 한국영화 8편 초청 (손정순 편집인)」 중에서
이내 장내에 석별의 정을 노래하는 〈올드 랭 사인〉이 흐르자 무대에 무릎 꿇고 왼쪽 가슴을 치면서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번 공연을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나훈아는 드론에 마이크를 실어보내고 거수경례를 한 뒤 돌아서 무대 뒤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갔다. 한국 대중문화의 한 페이지가 접히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는 그의 은퇴가 너무 빠르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지만. 58년간 왕관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온 그의 결단을 응원하는 것도 성숙한 팬의 모습일 것이다. 그렇게 박수칠 때 당당하게 떠나는 가황의 모습은 당당했고 아름다웠다. 대중의 희로애락을 위로한 그의 노래는 앞으로도 우리 곁에 늘 함께할 것이다
--- p.123 「쿨투라 프리즘 | ‘가황’ 나훈아, 마지막 무대를 가다 - 은퇴 공연 지상 생중계 (이은주 기자)」 중에서
필자는 실크로드의 종착지이자 동서양 문화의 교차점인 튀르키예에서 전통예술을 연구했다. 유학 시절 경험한 이슬람 문화권의 예술과 “형제의 나라”로서 한국인을 대하는 튀르키예 사람들의 진정성 있는 환대는 지금의 국제문화교류 활동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제2의 고향이라 부를 만큼 친숙해진 튀르키예이지만, 매 교류마다 새로운 도전과 배움의 연속이다. 이번 공연은 전통예술의 해외진출이 단순한 문화외교를 넘어,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K-콘텐츠의 세계적 열풍 속에서, 전통예술은 단순한 문화유산을 넘어 세계와 소통하는 강력한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이번 행사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 p.125 「공연 | 한국-튀르키예 문화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다 - 2025년 신년맞이 국제문화교류 현장 리포트 (김희영 전통예술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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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갤러리에서는 강수미 평론가가 “향으로 생生까지: 구정아의 오도라마 시티”를 주목하며, 박영민 기자가 《지창욱의 Scenario》 전시를 소개한다. 이승하 시인은 봉순이 시인의 「거짓말」을 평하며 탈북문학에 대한 애정을 담아냈고, 이은주 기자의 ‘쿨투라 프리즘’은 가황 나훈아의 은퇴 공연을 지상 생중계하며, 김희영 전통예술인은 한국-튀르키예 문화예술의 새로운 장을 연 2025년 신년맞이 국제문화교류 현장을 리포트한다. 드라마 월평에서는 김민정 평론가가 〈옥씨부인전〉을, 영화월평에서는 이우빈 평론가가 〈애니멀 킹덤〉을 리뷰하고, 설재원 편집장은 한 해를 여는 유쾌한 감동으로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손정순 편집인은 ‘LGBTQ+ 전문가’ 트리시아 터틀 체제로 출범하는 제75회 베를린영화제의 새로운 시작을 전한다.
제19회 쿨투라 신인상은 정서현 씨의 소설 「믿는 기분」과 이두운 씨의 영화평론 「가족 한 모 - 영화 〈장손〉을 바라보는 틀의 안팎」을 당선작으로 내보낸다. 올해도 쿨투라 신인상 공모에 2,301편(634명)의 소중한 투고작들이 도착했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 - 문화 전반에 세간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실감한다. 모든 응모자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소설과 평론 부문에서 뽑힌 두 분이 수행해갈 글쓰기에 이번 당선이 커다란 격려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2165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