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한 대숲에서 즐기는 온천욕
전남 담양 온천
온전한 휴식을 위해 계획한 온천 여행이라면 담양만큼 어울리는 곳도 드물다. 추월산과 담양호에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에 대나무숲이 가득한 이곳은 ‘담양 갈 놈’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예전에는 고적한 유배지로 유명했었다.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듯한 담양의 고고한 풍경 안에서는 흐르던 시간도 멈추고, 바람만 조심스럽게 정적을 흔든다.
대숲바람 맞으며 즐기는 노천욕
1박 2일로 담양 여행을 계획했고 예산이 너무 빡빡하지만 않다면 담양온천리조트에 숙소를 잡고 느긋하게 온천을 즐길 것을 권한다. 담양온천리조트는 추월산이 바라보이는 금성산성 들머리에 위치해 있는데 나지막한 온천 건물과 어우러진 주변 조경이 예술이다. 이곳의 온천은 게르마늄, 칼슘, 리튬 등이 함유된 100% 천연 알칼리성 온천수로, 특히 스트론튬 함량이 높아 뇌졸중 환자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흘러가는 구름과 신록의 향이 밴 상쾌한 공기, 청아한 대숲바람에 둘러싸여 즐기는 노천욕은 그야말로 신선놀음이란 표현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만약 4명 정도 인원이 맞는다면 이곳의 가족온천을 이용해볼 것을 강추한다. 별채에 딸린 노천 수영장과 히노끼탕을 이용할 수 있어 오붓한 분위기를 낸다.
머리 위로 아주 천천히 바람이 분다
담양은 둘러볼 곳이 아주 많다. 담양온천을 빠져나오면 이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만날 수 있는데, 산림청과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보자마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거대한 가로수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에 그곳을 지나는 자동차도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도 모두 아름다워 보인다. 온천욕에 이어 죽림욕을 하고 싶다면 죽녹원으로 발길을 돌려볼 것. 죽녹원의 돌계단을 밟고 오르면서 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다보면 머리는 청명하게 헹구어지는 기분이 든다. 꽤 오래 산책을 하다보면 은근히 숨이 차는데 이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면 햇살에 부서지는 댓잎들의 눈부신 광경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보내는 자연의 선물이다.
담양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 중 하나는 바로 삼지천 마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 마을은 오래된 한옥과 풍광 자체만으로 마치 16세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아무런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이곳의 구불구불한 돌담길에서 따사로운 한낮의 가을 햇살을 받으며 걷고 있노라면 마치 꿈결처럼 나른해진다. 엿으로 유명한 이 마을에는 ‘창평쌀엿’, ‘보성댁’이라고 씌어진 소박한 간판들이 눈에 띈다. 겨울철에는 전통 수작업으로 엿을 고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다. 직접 엿기름을 고아 만들기 때문에 한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게 흠이다.
담양에서 꼭 즐겨야 할 먹을거리
대통밥&떡갈비 담양에 왔으니 대통밥을 빼놓을 수 없다. 왕대를 한 토막씩 잘라 그 안에 밥을 짓고 죽염으로 간을 맞추는 대통밥은 한지로 뚜껑을 덮어 1시간 이상 쪄내는 수고를 해야 한다. 대나무 안에 있는 내피가 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내리는데 이를 죽여라고 한다. 밥에 밴 그윽한 향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떡갈비는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담양의 떡갈비는 뼈에 돌돌 말아 만든 것이 특징으로 입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국수 담양 죽녹원 옆 관방천변에는 진우네집 국수라는 꽤 유명한 국수집이 있다. 무려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허름한 가게 안에 들어서자 큰 솥에서 끓고 있는 2500개의 달걀과 팔팔 끊어 오르는 멸치육수가 입가에 침이 돌게 한다. 실제 국수맛은 지금껏 먹어본 국수 중 베스트 3에 들 정도로 환상적. 굵은 면이 아주 독특하며, 비빔국수와 한약재를 넣고 삶는 약달걀도 반드시 맛봐야 후회가 없다.
창평쌀엿&한과 ‘입에 붙지 않는 엿’으로 유명한 쌀엿과 투박한 맛이 일품인 한과는 조선시대 양녕대군이 이곳에 낙향해서 지낼 당시 궁녀들을 통해 전수한 것이다. 쌀을 5~6시간 동안 불린 뒤 찜통에 찌고, 엿기름을 거르고 발효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엿, 찹쌀을 식혀 가루를 내고 다시 쪄서 공기가 골고루 배도록 만드는 한과는 모두 100% 전통 수작업이다. 입에 찌꺼기가 남지 않는 바삭하고 독특한 맛이 나는 쌀엿과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한과는 담양의 대표 간식거리.
추천 식당
향교녹죽원 다양한 현지 반찬에 대통밥과 떡갈비가 맛있는 곳. 죽녹원에서 3분 거리에 있다. 대통밥 정식 1만원, 떡갈비 정식 2만5000원. 문의 061-381-9596
진우네집 국수 광주에서도 찾아오는 소문난 국숫집. 뚝방 위 평상에 앉아 비우는 국수맛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 비빔국수, 잔치국수 각각 3000원, 달걀 4개 1000원. 문의 061-383-4424
info 담양 지역 추천 온천호텔
● 담양리조트온천
주변 풍광이 유독 빼어난 담양온천은 사계절 언제 찾아와도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노천욕을 즐기다 갈 수 있다. 음양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해 주기적으로 남탕과 여탕이 바뀌며, 전국 평균치보다 3.4배나 높은 스트론튬 함유가 된 온천수는 스트레스 해소, 뇌졸중, 말초신경, 외상 휴우증 등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숙박료 스탠다드 한실, 양실 15만8000, 디럭스 한실 27만원, 양실 32만원(주말 요금)
사우나 개방시간 온천 24시간 가족온천 09:00~12:00, 13:00~17:00, 18:00~21:00
사우나 이용료 온천 7000원, 온천 찜질방 9000원, 가족온천 5만~6만5000원
문의 호텔 061-380-5000, 온천 061-380-5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