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장편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1983년 현대문학 9월호에 제1부 '한의 모닥불' 연재를 시작으로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전체 4부 10권이 완간되어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었다는 말이될 것이다.
그러니 1983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통해 왜곡되고 굴절된 현대사에 대한 시각을 가지게 됐는지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조정래는 '태백산맥' 서문에서 자신의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라 소설 형식에 맞춰 썻을 뿐 실제에 있어서는 역사의 기록에 다름아니라고 했다. 조정래의 말을 빌면 '태백산맥'은 소설의 장르를 빌린 역사서로 소설 속의 장면은 역사적 진실을 담고 있다는 말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인 임헌영은 역사소설은 작가만의 노력의 결실이 아니라 역사학적 성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하라는 주문하에 작가의 역사관이 역사소설의 원동력이며, 역사소설이 민족사를 어떻게 보느냐를 판가름하는 길라잡이임을 말해준다고 했다. 또한 소설은 역사가 아니기 때문에 정사 그대로냐 아니냐는 건 별개의 문제로, 어떤 사관으로 다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며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역사학을 추월해 버린 성과래도 지나칠 게 없다는 극찬을 했다. 조정래가 경제학자 박현채의 민중사관에 뿌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작가의 역사관이 창작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새삼 일깨워 주는 삽화라며 해당 역사학자나 사회과학자의 튼실한 조력 위에서 작품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결국 역사의 기록이라는 조정래의 말을 뒷받침해 준것이다.
조정래와 임헌영의 주장대로 '태백산맥'이 역사적 진실을 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태백산맥'에 서술된 韓國民主黨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자. 조정래는 '태백산맥'에서 한민당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한민당이 이승만정권과 대한민국 건국의 바탕이 되었다는 점에서, 한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이승만 정권과 대한민국의 정통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조정래의 시각에서는 지극히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한민당은 친일지주계급들이 자위책으로 결성하여 신속하게 미군정을 등에 없었고, 그것도 불안하여 민중의 지지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인물로 이승만을 골라 당수에 앉히고자 했고, 민족개념이나 통일조국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이 집권욕에만 혈안이 되어 있던 이승만은 굴러 들어온 떡을 마다할 리가 없었고, 그리하여 그 힘이 전국적인 정치세력으로 확장되면서 사회양심은 시궁창보다 더 더럽게 변해갔고'라고 제1권에서 한민당에 대해 서술했다.
또한 '현 정권의 주도세력인 친일 지주계층과 그 하수인인 민족반역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경찰과 군대의 기존조직에다가 오십 만을 헤아리는 월남자 태반이 그 조직에 분산 가세했고...'(제5권)
'이승만정권이야말로 반민주적이고 반민중적인 양키들의 모조정권이요. 이건 김일성이나 공산당 입장에서가 아니라 역사의 입장에서 그렇소. 정치에서 현실만 강조하는 것처럼 아둔한 인식도 없소'(제5권)
이 대목들은 '태백산맥'에 나타난 한민당과 이승만정권에 대한 대표적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근자에 친북괴뢰집단들이나 열우당의 주장과 大同小異한 주장들이 이미 조정래에 의해 1983년부터 이 사회에 뿌려졌던 것으로, 친일지주계급들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든게 한민당이고, 집권욕에 혈안이 된 이승만과 한민당 간에 이해가 맞아 떨어져 이러한 바탕 위에서 이승만정권과 대한민국이 세워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반민족적인 친일기득권 세력에 의해 건국된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였다는 주장이 1983년부터 사회에 떠돌았으니 참으로 기가막힐 노릇이다.
'태백산맥'에서 한민당은 이렇듯 친일에서 친미로 주인만 바꿔 섬기는 매국노, 민족반역자 집단으로 묘사되고, 반면에 해방정국의 좌익들은 도덕적인 민족주의자들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공산진영에 친일 민족반역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음은 박헌영, 이관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친일파 부일협력자로 소위 전향한 민족반역행위를 한 자들로 다만 그들의 친일행위와 부일반역행위가 표면적이 아니고 음성적이었기 때문에 잘 몰라서 그렇지 친일파 집단은 오히려 공산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청산에 주력하게 된 것은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서라고 하며 임족국을 내세웠으니 임종국의 '제1공화국과 친일세력' 일부를 인용해 확인하고 민족문제연구소의 궤변을 깨버리고자 한다.
'1948년 8월초 내각에는 부일협력자가 없었다. 12명의 장관 중 망명투사, 민족파 인사가 50퍼센트였으며, 기타는 관계방면의 명망있는 권위자들이다. 마찬가지로, 입법부 역시 제헌국회에 부일협력 층이 가장 적게 참여했다. 객관적으로 말해서 친일 전향을 민족계보다 먼저 만주에서 좌파가 시작을 했고, 해방 직후 또한 대일자세에 있어 다소의 허점을 노출시켰다.'(임종국의 제1공화국과 친일세력 중)
살펴본 바와 같이 조정래의 일방적으로 좌익들을 미화하고 건국세력을 매도하는 왜곡된 시각을 충분히 알 수 있다. '태백산맥'을 다시 도마위에 올린 이유는 이렇듯 '태백산맥'이 역사적 진실이 아닌 왜곡과 허구로 일관됐음에도 MBC에서 2007년 방송을 목표로 '태백산맥'을 드라마화 하기 위해 조정래와 판권 구매계약을 맺었다는 보도를 접했기 때문이다.
애국진영은 소설로도 모자라 이제는 공중파 방송까지 동원하여 친북괴뢰집단의 선전-선동에 혈안이 되어있는 현실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것인가. 성토로만 끝나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는 막다른 골목에 처했으니 이제는 행동으로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