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길 논설위원장]
우리안보가 9.19판문점 선언이후 또다시 허물어지고 있는 소리가 요란하다.
여기 선두에 문재인 대통령이 앞장서있다. 문대통령이 6.30 판문점에서 트럼프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난 것이 적대적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시작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평화가 문 대통령 말대로 한번 슬쩍이라도 만나 몇 마디 나눴다고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이번엔 어이없게도 국방부가 그 바톤을 이어받아 소위 평화타령을 하고 있다.
북한의 6·25남침 전쟁일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려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6·25 남침 70주년이 되는 내년에 공동 기념사업 개최를 검토한 문건이 나온 것이다.
국방부 발주로 제작된 ‘6·25전쟁 70주년 국방사업 기본 구상 연구’ 용역 보고서에는 ‘남과 북이 6·25전쟁 기념을 공동으로 참여·개최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이 보고서에 대해 ‘연구 목적과 부합하며 추진 방법이 적절하다’는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6.25가 어떤 날인가? 1950년 6월25일 새벽 4시 북한 공산군이 탱크를 몰고 38선을 넘어 남침을 개시, 불과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또다시 경상도 일부까지 전국을 초토화시킨 그런 치욕의 날이 아니던가!
이 625전쟁으로 300만의 인명이 살상됐고 20만 명의 우리 국군용사와 미군 등 유엔군들이 산화했고 무고한 시민 10여 만 명이 북으로 납북되지 않았던가!
국방부는 이런 민족의 비극을 불러왔던 6.25를 마치 625가 체육행사라도 되는 양 남북 공동으로 행사를 치루자는 발상을 했다니 과연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실이 한 일간신문에서 보도되자 국방부는 용역 민간업체의 아이디어일 뿐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발뺌했지만, 그런 발상이 나도는 그 자체부터가 문제다.
만일 공동기념행사가 벌어진다면 북한은 그들이 지금껏 주장해온 남한의 북침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인데 이런 걸 국방부는 생각이나 해봤을까?
국방당국자들에게 물어 보고 싶다. 국방부는 김정은이 그렇게 쉽게 남침을 인정할 것처럼 보이나? 그리고 현 북한 상황을 보면 북 핵 폐기 가능성은 더 작아지고, 적화통일 전략도 변함이 없는데,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안보를 허물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마치 내 가족을 살해한 살인범을 제삿날에 불러 제사를 함께 지내자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좌경화가 되면 온통 두뇌 속에는 이런 사리분별도 할 수 없는 생각이 떠오르는가 보다.
생각해보니 그래서 6.25 기념식에 대통령도 참석을 안했던가?
언젠가 통일이 되면 그때 우리들에게 이런 쓰라린 과거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날이 있을 것이다. 국방부의 말대로 지금과 같이 북한의 핵위협이 상존하는 시기에 남북이 6.25 기념일을 같이 치룬다면 전범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물론 우리 국토를 수호하다 희생한 호국영령과 참전 유엔군까지 능멸하는 일이 될 것이다.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을 꾸민 국방부는 대오각성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