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5일 달산님 번개에 참석하러 가는길에 군위의 전통과 역사를 한번 찾아 소개해 봅니다>
경북 군위군은 청정한 자연 속에 우리 민족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면적이 614.19㎢로 서울 보다 넓지만 인구는 2만5000여명에 불과한 한적한 농촌 지역이다. 공해 없는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전통의 숨결이 배어있는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일연 스님이 이 고장의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썼다. 그래서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불린다. 한국 석굴 사원의 모태가 된 삼존석굴과 돌담이 아름다운 한밤마을, 김수환 추기경이 어릴 적 살았던 초가집 등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명산 팔공산을 끼고 있어 산행과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도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느리게 걸으며 전통의 정겨움을 느끼기에도 더 없이 좋다. 군위는 팔공산 자락의 전원휴양지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다.
군위는 대구와 구미·영천·의성·칠곡과 맞닿아 있다. 팔공산과 위천이 곳곳에 아름다운 풍광을 빚어내고 있다. 고로면 화북리 위천 상류에는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름다운 바위 절벽이 있다. 학들이 살았다 하여 학소대라 불린다. 송림과 석산의 조화가 빼어나 예로부터 시인묵객이 음풍영월하던 곳이다. 건너편에 인각사(麟角寺)가 있다.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완성한 곳이다. 남쪽으로는 화산, 북쪽으로는 옥녀봉이 가파른 지맥을 드리우고 있다. 기린의 뿔에 해당하는 자리에 들어섰다고 해서 인각사라 한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됐다고 한다. 일연 스님(1206~1289)이 고려 충렬왕 10년(1284) 부터 입적할 때 까지 5년 동안 이 곳에 머물며 삼국유사를 집필했다.
군위군 군위읍내 전경. 명산 팔공산을 끼고 있는 군위는 자연환경이 청정해 전원휴양지로 거듭있다.
인각사, 삼국유사 속으로 떠나는 여행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문화를 집대성한 소중한 기록문화유산인 삼국유사가 탄생한 곳. 인각사는 일연 스님이 살아 있을 당시 고려 불교의 중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불교대회라 할 수 있는 구산문도회(九山門都會)가 두 번 열렸다. 효성이 지극했던 일연 스님은 78세때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개경에서 인각사로 내려왔다. 어머니의 묘소는 인각사에서 1㎞쯤 떨어진 곳에 있다.
일연 스님 입적 후 그를 기리는 부도탑과 비가 세워졌다. 보물 제428호인 보각국사탑과 비다. 비문은 당대의 문장가 민지가 왕명을 받을어 지었다. 아침에 해가 뜨면 탑에서 광채가 나와 건너편에 있는 노모의 묘를 비추었다고 전해온다.
학소대 건너편에 있는 인각사.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쓴 곳이다.
‘저 맑은 거울과 둔탁한 쇠가 원래 두 물건이 아니요. 휘몰아치는 파도와 고요한 호수가 함께 한 근원에서 나오느니, 그 근본은 같으나 끝이 달라지는 것은 연마하고 연마하지 않거나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은데 있을 따름이다. 여러 부처와 중생의 성품 또한 이와 같으니 다만 미혹함과 깨달음으로 구별되는 것이다’ 비문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일연 스님을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하고 정진했던 사람으로 기록하고 있다.
경주 석굴암 보다 앞선 삼존석굴, 돌담에 흐르는 정겨움
삼존석굴이 있는 석굴사. 절벽 동굴 속에 삼존석불이, 그 앞에 모전석탑이 보인다.
대구에서 팔공산 한티재를 넘어 차량으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왼쪽에 자연절벽 동굴 속에 석불이 조성돼 있다. 부계면 남산리에 있는 국보 제109호인 군위삼존석굴(軍威三尊石窟)이다. 신라 소지왕 때 조성된 것으로 전한다. 경주 토함산 석굴암보다 조성 연대가 앞선다. 석굴사 서편 암벽 20m 높이의 동굴에 아미타 삼존석불(三尊石佛)이 안치돼 있다. 경주 석굴암의 모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존석불 앞 경내에는 모전석탑(경북문화재자료 제241호)과 비로자나불좌상(경북유형문화재 제258호)이 있다.
삼존석굴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이 나온다. ‘육지 속의 제주도’로도 불리는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이다. 집집 마다 야트막한 돌담이 두런두런 옛 이야기를 나누듯 정겨운 모습으로 둘러져 있다. 팔공산 북쪽 자락에 있는 전통마을로 부림 홍씨 집성촌이다. 천년 세월에도 10리 돌담과 고택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고 정자와 송림이 어우러져 지나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돌담 사이 짙게 낀 이끼와 담쟁이 덩굴이 고색창연한 마을의 역사를 느끼게 한다. 마을 중앙의 대청 건물(경북유형문화재 제262호)과 남천고택(문화재자료 제357호) 등에서는 전통 고가옥의 멋을 느낄 수 있다.
고을마다 보석처럼 박혀있는 빛나는 문화유산
지보사 삼층석탑(보물 제682호).
마을 인근 대율사에 있는 석불입상은 보물 제988호다. 높이 2.65m인 이 불상은 둥글고 우아한 얼굴에 다소 엄숙한 표정을 하고 있다. 세련되고 당당한 신라 불상의 특징을 보여준다. 군위에는 불교와 유교 문화재가 잘 보전되어 있다. 소보면 달산리 법주사는 신라 소지왕 15년에 창건된 고찰이다. 법당 앞 오층석탑과 괘불도 등은 소중한 불교 문화재다. 이 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왕맷돌(경북도 민속자료 제112호)이 있다. 직경 115㎝, 두께 15.5㎝의 암돌과 숫돌로 이뤄졌으며 10명 이상이라야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큰 맷돌은 주로 식구가 많은 사찰에서 사용했다.
군위읍 상곡리 지보사 삼층석탑은 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적으로 꼽힌다. 탑신에 새겨진 연꽃, 사면의 동물상 등 장식이 많고 조형미가 뛰어난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이다. 보물 제682호다. 지보사는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온다. 세 가지의 보물을 갖고 있다 하여 지보사(持寶寺)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세 가지 보물은 큰 가마솥과 오색흙, 맷돌이란 이야기가 전해오지만 지금은 없다. 지보사는 2010년 5월 군위읍 사직리 위천 둑에서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하라.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이 수행하던 곳이기도 하다.
부계면 남산리 양산서원에는 ‘대한민국(大韓民國)’의 ‘한(韓)’의 유래를 밝힌 ‘휘찬려사(彙纂麗史) 목판’(경북도 유형문화재 제251호)이 보관돼 있다. 휘찬려사는 성리학과 사학에 조예가 깊었던 홍여하(1621~1678)가 48권 22책으로 편찬한 것이다. 백성들이 중국의 역사는 알면서 나라의 역사는 모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오다 조선초에 편찬된 ‘고려사’의 오류를 바로 잡는다며 휘찬려사를 편찬했다.
효령면 오천리 충렬사는 외세에 항거한 우국충정의 상징이다. 임진왜란 때 어린 나이에 의병을 일으켜 많은 전과를 올린 장사진 장군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으로 해마다 주민들이 제사를 지낸다.
맑고 푸른 자연, 김수환 추기경의 체취
아미산.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높지는 않지만 정상부의 기암이 눈길을 끈다.
군위에는 깨끗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명소도 많다. 부계면의 팔공산 자락 동산계곡은 원시림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곳이다. 예로부터 물이 많아 ‘멱바우’라고 불린다. 크고 작은 폭포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인각사에서 군위댐을 지나 오른쪽으로 난 좁은 길로 3㎞ 가량 들어가면 산중턱 골짜기에 아담한 통나무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장곡자연휴양림이다. 참나무 숲이 아늑한, 가족 단위 휴양지다.
군위댐 상류로 더 올라가면 높지는 않지만 기암괴석이 눈길을 끄는 아미산이 나온다. 정상부에 우뚝 솟은 5개의 기암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군위군민 뿐 아니라 대구 등 인근 고장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 곳에서 영천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고로면 석산리에 산촌생태마을이 있다. 별을 보며 잘 수 있는 숙박시설과 산속 모노레일까지 갖춘 산촌생태체험·휴양마을이다.
김수환 추기경이 어린 시절 살았던 초가집.
군위읍 용대리에는 ‘김수환 추기경 생가’가 있다. 김 추기경의 부모는 김 추기경이 다섯 살 때쯤 일제의 박해를 피해 이 곳에 정착했다. 김 추기경은 이 곳에서 군위초등학교(당시 군위공립보통학교)를 다녔다. 초가 삼간 좁은 툇마루와 낮은 처마가 정감을 더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을 실천했던 김 추기경의 어린 시절 체취를 느껴볼 수 있는 산 교육장이다.
효령면 장군리의 경북대 자연사박물관과 산성면 화본리의 화본역도 빼놓을 수 없다. 경북대 자연사박물관에는 조류·파충류·곤충 등 다양한 동물의 박제와 표본, 공룡 발자국 화석과 암석 등이 고루 전시돼 있다. 화본역은 70여년 전 옛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간이역’이다. 증기기관차 시절 급수탑이 그대로 있는 시골역으로, 하루 두 번 무궁화호 열차가 지나간다. 옛 간이역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명소’다.
자료 협조 군위군청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군위IC를 통해 군위읍내로 들어간다. 대구~안동간 국도를 이용할 경우 군위읍 삼거리에서 읍내로 들어간다. 대구(북부정류장)에서 50분 가량 걸린다. 서울에서는 4시간, 부산에서는 2시간 가량 걸린다. 군위버스터미널에서는 시외버스가 대구·안동·구미·영천 등지를 수시로 오간다. 대구에서 팔공산 순환도로를 따라 한티재를 넘으면 삼존석굴과 한밤마을이 있는 부계면이다.
군위군과 인각사는 일연 스님의 입적일에 맞춰 해마다 음력 7월7일에 다례재를 지낸다. 가을에는 삼국유사를 널리 알리고 일연 스님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삼국유사문화제를 인각사와 학소대 등지에서 연다. 산사음악회와 뮤지컬 등으로 꾸며지는 문화축전과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삼국유사 골든벨 퀴즈대회’가 펼쳐진다. 삼국유사와 일연 스님을 재조명 하는 학술제와 군위댐 주변을 달리는 ‘삼국유사 마라톤대회’ 등도 열린다.
고로면 화북리 위천 상류의 학소대. 송림과 석산의 조화가 빼어나다.
국보 제109호인 군위삼존석굴. 자연절벽 동굴 속에 조성돼 있다. 경주 석굴암 보다 조성 연대가 앞다.
삼존석굴 비로자나불좌상.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 돌담길.
고로면 군위댐아래 수자원공사 이주단지공원.
화본역 전경. 증기기관차 시절 급수탑이 그대로 있는 ‘아름다운 간이역’이다.
해질 저녁 무렵에 달산님댁 네비를 찍어 찾아가 봅니다
현관에서 바라본 마당의 모습...
현관 마당에서 바라본 앞집...
그리고 주차장위 옛집의 풍경과...장독들이 시골의 정겨움을 안겨 주는것 같았다...
작은방에 들어가 보니 온방에... 고추가... 아~니 고추 모종이 싹을 틔우고 있었다.
방금 물을 뿌렸나 보다... 잎새에 물방울들이 맺혀 있는것을 봐서...
저녁 식사 시간 입니다...달산님 오늘 많은 손님들 때문에 단단이 고생 하십니다
반찬들도 직접 담근 것이라 하는데... 보는 순간 반찬들의 식감이 풍부하게 입안의 침을 솟구치게 만들어 냅니다